탈북자의 소리: 무산된 남북 열차 시험 운행


2006.06.01

주간기획, '탈북자의 소리' 오늘은 그 열 한번 째 순서로 무산된 남북 열차 시험 운행에 대한 탈북자들의 견해를 들어봅니다.

지난 5월 25일로 예정됐던 남북 경의선 동해선의 열차 시험운행이 북한의 일방적인 통보로 하루를 앞두고 전격 취소됐습니다. 남북은 지난 2000년 7월 1차 장관급 회담 때 한국전쟁 때 끊어진 남북 철도를 다시 연결하기로 처음 합의한 이후 세 번이나 합의와 취소를 반복해 왔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남북이 지난 5월 중순 있었던 제 4차 남북경제협력위원회 위원급 실무접촉에서 열차 시험 운행과 관련된 세부사항까지 합의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컸으며 그런 만큼 실망도 큽니다. 남한정부는 북한이 철도 시험운행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으나 북한은 모든 책임은 남측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997년 남한에 입국해 현재 건강용품 판매 사업을 하고 있는 탈북자 한상진(가명)씨는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북한이 남한을 협상 상대국으로 생각하지 않는데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상진: 북한 김정일은 김대중이나 노무현을 자기 쫄병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정일은 자기 맘대로 하는 사람입니다. 이 정부를 자기 밑으로 생각하지 동등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철도연결) 이런거 활발히 해 봤자 되지도 않고 그저 김정일 체제만 유지시켜 줄 뿐인데 김정일이가 범죄자 인데 범죄자 체제 유지시키는 이 정권도 범죄자입니다.

김정일은 3백만 인민들을 굶겨 죽인 주범인데 김대중은 공범입니다. 이 정권은 남북이 통일되면 부담이 크다고 말하는데 동족이 굶어죽고 인권 사각지대에 있는데 양심이 있으면 그런 말을 하지 못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부담을 얘기할 수 있습니까? 이번 일이 군부 반대 때문이다 그런 말도 있는데 북한에는 군부 반대가 있을 수 없습니다. 김정일이가 국방위원장이고 김정일은 자기 말 안 들으면 하루저녁에 군장성을 몇백 명도 죽이는데.. 김정일이가 다 맘대로인데 우리가 이렇게 맘대로 한다 까불지 말고 말 잘 들으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또 한 북한 고위층 탈북자는 북한이 남북철도연결 사업을 통해 남측으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얻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북 철도 연결은 끊어진 동맥을 잇는 것인데 상징성이 큰일입니다. 그것에 대한 값을 제대로 받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가장 좋기로는 김정일이가 서울 답방 올 때 그것을 타고 오고 싶다는 생각도 한 것 같습니다. 김대중이가 그것을 타고 북한을 간다고 하는데 북한에서 보면 김대중은 이미 정치적 생명을 다 했고 전직 대통령으로서 어떤 권한도 없고 활용도가 낮은데 그가 기차를 타고 오기에는 아깝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값을 제대로 받아야 남북 철도 연결을 해 주겠다, 그런 생각인 것 같습니다.

한편, 남한에서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탈북자 신경철(가명)씨는 북한 군부가 남북 철도 연결 문제를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것은 결국 김정일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특히 남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남북이 서로 정략적으로 이번 사건을 꾸민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신경철: 김정일과 다른 생각을 가지는 사람은 북한 군대에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은 김정일의 생각이 그렇다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북한에 무슨 체계가 서 있는 것처럼 군부의 반대 때문이다 그런 보도가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아무튼 김정일의 결정 없이는 이런 일이 있을 수 없습니다.

결국 좀 무리는 일으켰지만 김대중이가 육로로 방북합니다. 그러니까 북한에 무조건 동조하거나 북한의 의견을 따르는 남한정부가 아니다 이런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정략적인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최근 남한정부가 왜 북한하고 짝짝꿍이냐 빨갱이 정부냐 이렇게 계속 두들겨 맞으니까 한번 그렇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는 것입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워싱턴-이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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