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기획 “동독 난민 이야기” - 볼프강 웰쉬의 동독난민 탈출 돕기


200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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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사라진 동독이란 나라는 냉전 시절 소련의 위성국으로 남아있다 지난 90년 서독에 의해 전격적으로 흡수 통일된 나라입니다. 당시 동서독 통일의 물꼬를 튼 데는 공산주의 붕괴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서독 행을 감행한 동독 난민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오늘은 볼프강 웰쉬(Wolfgang Welsch)씨가 동독난민들의 탈출을 도운 얘기를 들어봅니다. 진행에 김연호 기자입니다.

동독에서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있던 볼프강 웰쉬 씨는 서독정부와 동독정부간의 이른바 ‘정치범 석방거래’(Freikauf)를 통해서 1971년 자유의 몸이 됐습니다. 그러나 정치범 수용소에서 받은 고문과 학대로 인해 정신장애가 나타나면서 연극인이 되겠다는 꿈은 접어야 했습니다.

웰쉬 씨는 여기에 굴하지 않고 서독에서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웰쉬 씨는 대학공부를 다시 시작해서 결국 동독의 국가보위부를 주제로 한 논문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계기가 돼서 동독인들의 탈출을 돕는 일까지 나서게 됩니다. 웰쉬 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Ein Freund von mir, Kommilitone und Doktorand an der Giessener Universit?t bat mich um Hilfe bei einer Fluchthilfe-Aktion. Er wollte einen Professor aus der DDR holen.”

“저와 기쎈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같이 하던 친구가 하루는 대학교수 한 분을 동독에서 탈출시키려고 하는데 좀 도와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도와줬죠. 그 교수는 결국 무사히 동독을 빠져나와 서독으로 왔습니다. 탈출계획은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주도면밀하게 진행됐습니다. 그때 제가 깨달은 것은 사람들에게 자유를 되찾아 주겠다는 일념으로 고민하고 새로운 발상을 실행에 옮기다보면 독재정권도 능히 당해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교수님은 어떤 방법으로 탈출시키셨습니까?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Wolfgan Welsh: Ganz legal flog der Professor nach Sofia/Bulgarien, sozusagen als Urlaubsreise. In Sofia ?bergab ihm einer meiner Kuriere einen westdeutschen Pass mit seinem Namen, seinem Foto, Flugtickets und D-Mark.

동독 당국에는 휴가여행을 간다고 말해 놓고, 일단 비행기로 불가리아의 소피아까지 가도록 했습니다. 소피아에서는 제가 몰래 보낸 사람을 통해서 가짜 서독 여권과 비행기표, 그리고 돈을 받아가지고 다시 루마니아로 가는 비행기를 타게 했습니다. 이 비행기를 탈 때까지는 정식 동독 여권을 사용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루마니아에 입국할 때부터는 서독 여권을 사용하게 했습니다. 동독 여권은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에 화장실에서 없애버리게 했죠. 가짜 서독 여권에는 이 교수가 이미 불가리아를 거쳐 온 것처럼 꾸며 놨습니다. 루마니아 입국 심사를 무사히 거친 다음에는 서독 여권으로 바로 서독으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이 교수는 말하자면 구름 위에서 국적을 바꾼 셈인데요, 주로 이런 방법을 이용해서 모두 2백 명이 넘는 동독 사람들을 서독으로 탈출시킬 수 있었습니다.

동독 사람들을 탈출시키자면 어려움이 굉장히 많았을 것 같은데.

WW: Die Aktionen liefen komplikationslos, waren aber sehr arbeitsaufwendig. Niemanddurfte etwas erfahren. Und die Aktivit?ten waren kostspielig.

탈출 작전 자체는 앞에서 설명 드린 대로 그렇게 복잡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끔가다 사람을 쓰기는 했지만 거의 저 혼자서 탈출 작전을 진행했습니다. 그래도 비용 부담은 굉장히 컸는데, 주로 탈출 동독인들의 서독 친척들이 경비를 댔습니다.

일을 하다보면 항상 성공만 할 수는 없었을 텐데, 실패한 사례는 없었습니까?

WW: Eine weitere M?glichkeit, Leute aus der DDR zu holen, war ?ber Ungarn und Jugoslawien in einem umgebauten Wohnmobil. Beim letzten Mal wurde die Tour verraten. Fahrer und Fl?chtlinge wurden verhaftet und verurteilt.

트레일러를 개조해서 그 안에 사람들을 몰래 태워 가지고 나오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는데요, 이 작전이 실패로 돌아간 적이 있습니다. 헝가리와 유고슬라비아를 거쳐서 데리고 나오는 방법이었는데, 누군가 밀고하는 바람에 트레일러 운전사와 그 안에 타고 있던 동독 사람들 모두가 체포돼서 감옥에 갔습니다. 2년 뒤에 이 사람들은 서독정부가 돈을 주고 모두 서독으로 데려왔습니다. 물론 이 탈출 방법은 그 뒤로 더 이상 쓰지 못했습니다.

동독 당국에서는 웰쉬 씨의 활동을 눈치 채지 못했습니까?

WW: Nachdem ich mehrere Dutzend Akademiker aus der DDR geholt hatte, begann die Geheimpolizei MfS den Zentralen Operativen Vorgang "Skorpion". Das bedeutete, dass man mich umbringen wollte.

제가 동독 대학생들을 수십 명 탈출시킨 사실을 알고부터 동독 국가보위부에서 전갈이라는 암호명으로 저를 암살하려는 작전을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십년 넘게 동독 국가보위부가 저를 쫓아다녔는데, 모두 세 번의 암살 기도가 있었습니다. 한 번은 서독에서 또 한 번은 영국에서 그리고 마지막은 이스라엘에서 저를 암살하려 했는데요, 모두 실패로 끝나고 말았죠.

이것 말고도 아프리카에서 한 번 더 저를 암살하려는 계획이 진행되다 동독정권이 무너지는 바람에 계획단계에서 멈추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동독 보위부의 암살기도를 어떻게 세 번씩이나 모두 무사히 피하실 수 있었던 겁니까?

WW: Der erste Anschlag geschah durch eine Autobombe. Geheimdienstoperationen werden immer so geplant, dass keine R?ckschl?sse auf Auftraggeber und T?ter gezogen werden k?nnen. Daher war die Sprengstoffmenge so berechnet, dass sie mich nicht direkt t?tete, sondern meinen Wagen bei einer Geschwindigkeit von 140 Stundenkilometern auf der Autobahn explodieren ließ.

운이 좋았던 겁니다. 보위부는 먼저 제 차에 작은 폭탄을 장치해서 저를 죽이려 했습니다. 차가 움직인 뒤 시속 140 킬로미터에 도달했을 때 자동으로 폭탄이 터지게 해놨습니다. 그러면 차가 제동력을 잃어서 사고를 일으키게 될 것이고, 저는 자동차 사고로 죽은 게 될 테니까요. 이게 다 보위부 소행이라는 것이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고안된 방법이었습니다. 운이 따라주지 않았더라면 저는 그 사고를 위장한 암살기도에서 살아나올 수 없었을 겁니다.

두 번째 암살 작전에서는 저격수가 동원됐습니다. 운전하다 마침 담배대를 떨어뜨려서 그것을 집으려고 머리를 숙이는데 총알이 날아왔습니다. 담배대가 저를 살린 셈이죠. 이스라엘에서 있었던 세 번째 암살 작전에서는 음식에 독을 집어넣더군요. 독이든 음식을 먹은 지도 모르고 저는 시름시름 앓으면서, 그냥 날씨가 워낙 무더워서 물만 엄청나게 마셔댔습니다. 결국 온몸이 마비된 상태에서 서독으로 옮겨져서 치료를 받았는데, 의사 말이 물을 그렇게 마시지 않았더라면 살기 힘들었을 거라고 하더군요.

독일이 통일된 후에 웰쉬 씨를 암살하려던 사람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WW: Nach dem Zusammenbruch der Diktatur 1989 wurden die T?ter und Auftraggeber der Mordanschl?ge ermittelt, vor Gericht gestellt und verurteilt. Der MfS-General, der die Operation 'Skorpion" veranlasst hatte, beging im Gef?ngnis Selbstmord.

저를 암살하라고 지시했거나 작전을 수행한 사람들은 1989년에 동독 독재정권이 무너진 다음에 모두 재판에 회부됐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죄를 모두 인정하고 형을 언도 받았습니다. 암살 작전을 처음부터 주도한 사람은 감옥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주간기획 “독일난민 이야기”, 오늘은 볼프강 웰쉬 씨가 동독 난민들의 탈출을 도운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다음주에는 웰쉬 씨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를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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