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의 하나되는 교육이야기] 성교육-“궁극적 목적은 행복한 가정”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남북녀의 하나되는 교육이야기'의 진행을 맡고 있는 노재완입니다. 성교육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성에 관한 지식 전달을 떠올리고 얼굴을 붉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교육은 본질적으로 남녀의 애정교육이고 사랑교육입니다.
이나경∙ 교원 출신 탈북자
2009.06.11
자녀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건강하게 자라서 이성을 만나 사랑을 나누고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성인으로 자라도록 하는 것이 성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학교 성교육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오늘도 교원 출신인 탈북자 이나경 씨와 함께 합니다.

노재완: 안녕하세요?

이나경: 네. 안녕하십니까.

노재완: 요즘 한국의 아이들은 과거에 비해 성장이 빠르잖아요. 그래서 궁금한 게 하나 생기면 참지 않고 어떻게든 알아내려고 노력합니다.

이나경: 네. 아이들은 정말 성장이 빨라서 고등학교 학생들이 수염도 많이 나고 어른처럼 보일 때가 많아요.(웃음) 아무래도 한국은 컴퓨터 인터넷이 워낙 발달돼 있기 때문에 더욱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부작용도 많은데요. 한국에서는 청소년들의 흡연율과 약물 오남용, 성폭력, 10대 임신 등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청소년 문제의 예방을 위한 교육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합니다. 특히 요즘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성교육도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재완: 네. 맞습니다. 요즘 초등학교 5학년만 되면 어른 키만큼 되는 아이들도 꽤 많은데요. 그러다 보니까 예전에는 보통 중학교에 들어가야 사춘기가 오고 이성에 대한 관심이 생겼는데, 요즘에는 사춘기가 점점 빨라져서 초등학교 4학년 정도만 돼도 이성에 대해 갑자기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합니다.

이나경: 네. 초등학생이 조숙해지면서 특히 여자 아이들의 경우 초등학교 5년만 되면 대부분이 초경을 경험한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한국에 와서 지하철 타보면 화장실 같은 곳에 여자들의 생리대라든지 남자들의 콘돔이 자판기에 비치돼 있더라고요.

노재완: 남자들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몽정의 시기도 빨라지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초등학교 고학년의 나이가 되면 발달이 빠른 아이는 사춘기가 시작되므로, 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나경: 그런데 성교육이라는 게 말대로 쉬운 게 아니잖아요. 저도 저희 아이에게 성을 어떤 식으로 가르쳐야 할지 고민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노재완: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그런 고민을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성교육 프로그램들이 잘 나와서 부모님들이 집에서 충분히 가르칠 수 있겠더라고요. 성교육 비디오를 활용해 남녀 신체의 차이를 알려준다든지 그리고 이성교제, 사랑, 결혼에 대해서도 부모님의 과거의 경험을 살려 얼마든지 쉽게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잠깐 한국에서 유명한 성교육 전문가의 강연을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전문가: 그러니까 아빠는 자녀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합니까. 아들들한테 내숭이라고 함부로 얘기하지 마라. 남자와 여자는 호로몬이 다르다. 그리고 20살까지는 여자를 지켜줘야 한다. 네가 멋진 남자라면 20살 이전에는 섹스를 하면 안 된다. 그렇게 얘기를 해줘야 합니다. 반면 여자 애들한테는 이렇게 얘기해줘야 합니다. 남자는 나쁜 애들이 아니다. 착하다 그러나 한순간에 머물면 이렇게 자기 식으로 계속 생각해서 섹스로 몰아가니까.

이나경: 네. 여기 전문가의 얘기처럼 아버지는 아들한테 그리고 어머니는 딸에게 자연스럽게 성을 가르쳐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요즘 보면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도 성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대답을 듣기 원하는데요. 성적 행동을 임신과 출산이라는 생명의 탄생과정과 연결해서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요즘 아동 성폭행이 자주 발생하잖아요. 실제로 일어나는 성폭행이나 장난에 대해서도 반드시 설명해 주어야 할 것 같고요. 왜 여성에게 성폭행이나 장난을 치면 안 되는지, 또 남성에겐 재미있는 일이 여성에게는 정말 고통스럽고 평생 마음의 상처를 갖고 살 수 있다는 점도 인식시켜 할 것 같습니다.

노재완: 네. 대부분의 아동 성폭행의 피해자는 여자잖아요. 그래서 여자 아이들에게는 성폭행을 막아내는 방법과 몸가짐에 대해서도 교육이 반드시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나경: 네. 그런데 성교육은 비단 청소년들에게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아이를 키워보니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특히 “엄마, 아기는 어디서 나와?”하고 물으면 무척 당황스럽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부모들이 한번쯤 이런 질문을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이럴 경우 “애가 별 거 다 물어”, “나중에 크면 알게 된단다”, “다리 밑에서 주워 왔지”, “배곱으로 나온단다” 등의 대답으로 얼버무리곤 하는데요. 그러면 아이는 “배곱은 이렇게 작은데 어떻게 나와?”하고 반문하고, 대답이 궁한 부모는 “글세,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하고 공연히 화를 내기도 합니다. 근데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성에 대한 호기심이 어른들을 당황케 할 정도로 질문을 해도 그냥 간단히 설명해주는 정도로 그치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더 호기심이 생긴다고 합니다.

노재완: 네. 맞습니다. 유아기의 성적 질문에 대한 답변은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알기 쉬우면서 동시에 진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답한다고 해서 생물학적 지식을 동원하여 자세하게 설명해 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만일 네 살 정도된 아이가 “엄마, 아기는 어디서 나와?”하고 물으면 “엄마 뱃속에는 아이가 자라는 집이 있는데, 거기서 열 달쯤 있다고 나온단다”하는 정도로 대답하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나경: 제가 한국에 와서 놀란 사실은 성교육이 중요한 교육의 한 영역으로 다뤄진다는 겁니다. 그러면 일반 학교에는 성교육을 담당하는 교사가 따로 계신가요?

노재완: 아닙니다. 따로 선생님을 두기 보다는 주로 자연, 생물, 도덕, 사회 등의 각 교과에서 적절하다고 생각될 때 성의 문제를 다루는데요. 예를 들어 초등학교의 경우, 담임교사가 중심이 되어 지도하되 담임교사가 지도하기 어려운 단원이나, 정규 수업시간 중에 교육하기 어려운 단원에 대해서는 양호교사의 지원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학교 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외부에서 성교육 전문 강사를 초빙해 강당 같은 곳에서 단체로 지도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나경: 북한에서는 성교육 시간이 따로 없지만, 고등중학교 4학년 정도 되면 여학생 실습 시간이 있어서 생리 월경에 대해서 가볍게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아이들이 성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체계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노재완: 네. 그래서 성교육을 시키는 교사들이 가장 유의할 점은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드는 것인데요. 서로 어색하잖아요. 그런데 선진국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유럽에서는 오래 전부터 유치원에서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성교육을 실시해 왔는데요. 독일 같은 경우에는 어린 아이들의 성교육을 위해서 그림교과서를 만들어 부모의 결합, 수태, 임신, 출산 등에 대한 전 과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교육에 관한 슬라이드•비디오 등 각종 시청각 자료들도 개발되어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활발한 성교육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이나경: 한국청소년상담원에 나온 자료를 보면 초등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인 저학년의 성교육은 이렇게 하라고 나왔습니다. 이 시기 아이들에게는 먼저 생식기에 대한 정확한 명칭을 알려주면서 생식기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몸의 귀중함을 느끼도록 해주라는 겁니다. 남성, 여성의 차이에 대해서 생식기 차이와 함께 인격적으로 같다는 것도 강조되어야 하고요. 여성의 생명성과 어머니의 위대함을 설명하면서 장난치거나 폭행하는 문제와 연관시켜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시키라고 나와 있습니다.

노재완: 예전에 보면 우리 부모님들이 이런 성관련 얘기를 거의 해주지 않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성에 대한 욕구와 성충동이 자주 발생하는데 해소할 수 없으니까 결국 친구들끼리 몰래 만화방 같은 곳에서 성인 비디오를 보거나, 성인 잡지를 보곤 했거든요. 또 아주 자연스런 현상인데도 불구하고 자위행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괜히 죄의식을 갖고 스트레스를 받고 그랬습니다.

이나경: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성은 감추는 것이 아니라 밝은 곳으로 드러내놓고 삶의 한 과정으로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합니다. 공교육차원에서도 다각적인 방법으로 성교육이 진행돼야 하지만 가정에서 실질적인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재완: 그렇습니다. 성적 호기심이 가장 많은 중ㆍ고등학교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경험을 이야기해 주면서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네. 오늘 '남남북녀의 하나되는 교육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서울지국, 진행에 노재완 이나경입니다. 고맙습니다. ∙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