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영유아 대기오염 사망률 남 120배, 환경협력 필요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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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AP / RFA Graphic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부소장과 함께 세계보건기구의 대기오염 보고서와 남북한의 관련 실태를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WHO, 즉 세계보건기구는 최신 보고서에서 해마다 전 세계에서 15세 미만 어린이 60만 명이 공기 중 유독 물질 때문에 숨지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 15세 미만 어린이 18억 명 중 93%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기 속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왜 어린이가 오염된 공기로 인한 호흡기 감염으로 더 많이 사망하는 걸까요? 백명수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어린이에게 오염된 공기가 치명적인 이유는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호흡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공기 중의 오염 물질을 더 많이 들이마시기 때문입니다. 키도 성인보다 작기 때문에 지표면 가까이에 부유하는 오염 물질들, 즉 자동차 매연가스 등과 같은 유해물질에 더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보건기구의 이번 보고서는 특히 실내 외에서 들이마시게 되는 '초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우려했습니다. 미세먼지는 PM 10, 즉 지름 10㎛이하 먼지를 말합니다. 숨을 쉴 때 호흡기관을 통해 폐로 들어와 폐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면역력을 약화시킵니다. 미세먼지의 직경이 작을수록 폐 깊숙이 도달될 수 있는데요, PM 2.5, 즉 지름이 2.5㎛ 이하 물질은 '초미세먼지'라고 불립니다. 폐와 심혈관 계통 깊숙이 침투하는 황산염과 검댕이 등은 대표적 초미세먼지입니다. 이런 물질들은 어린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백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과 화학물질들이라는 의미입니다. 어린이들은 어른과 달리 신체발달이 완전하지 않습니다. 이는 미세먼지를 방어할 수 있는 면역체계가 아직 미숙한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초미세먼지가 어린이의 폐와 심혈관 깊이 침투하게 되면 성장 발달이 지연되고 주의력 결핍장애나 과잉행동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소아비만, 천식, 소아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국가 경제 수준에 따라 어린이들의 대기오염 노출 위험도 차이가 심했습니다.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의 98%는 세계보건기구의 초미세먼지 기준 권고치를 초과하는 대기오염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지만 선진국에서는 52%의 어린이가 이러한 상황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대표적인 저개발국인데요,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실내 외 초미세먼지 노출과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한 5세 미만 남한 영유아 사망률은 10만 명 당 0.3명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약 39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북한에서 대기오염으로 사망하는 영유아 수가 한국의 120배 이상이라는 뜻입니다.

설상가상으로, 5세부터 14세까지의 아동 사망률 또한 한국은 전혀 없는 반면 북한은 1.3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요? 백 부소장은 교류가 거의 없고 대외적으로 공개된 자료도 많지 않으니 북한의 대기오염 실태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제하면서 기존의 문헌 자료,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백명수) 심각한 대기오염 상태에 얼마나 많이 노출되어 있는지에 대한 차이 때문으로 보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당장 생활 속에서 상당한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돼 있다고 탈북자들이 증언하고 있습니다. 생활 속 대기오염은 대부분 난방과 취사과정에서 발생합니다. 북한 주민들의 취사를 위해 주로 저질의 석탄이나 나무 등 대기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되는 연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난방 역시 도시지역은 중앙과 지역난방도 있지만, 대부분 석탄과 나무를 사용하고 있고, 농촌은 나무를 주로 사용하지만 그 다음으로 석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부 연료문제가 더 심각한 지역에서는 이마저 구할 수 없어 폐 비닐이나 플라스틱 등을 태워서 연료로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대기오염이 많이 배출될 수 밖에 없는 저질의 석탄이나 나무, 심지어 플라스틱 등이 연료로 사용되다 보니, 여기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이 특히 면역체계가 약한 어린이에게 더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지역에 따라 격차가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농어촌과 산촌은 공기가 깨끗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함흥, 청진 같은 공업지역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탈북자들은 “함흥처럼 공단이 밀집한 공업지역은 비료공장 등이 가동되면 기상상태가 좋지 않고 심한 경우에는 노란 연기가 안개처럼 형성돼 숨쉬기 힘들 정도”라고 증언했습니다. 평양도 대기오염물질 배출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입니다.

앞으로 이런 열악한 북한의 대기오염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뭘까요? 백 부소장은 우선 북한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백명수) 북한은 석탄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입니다. 주 에너지를 석탄화력에 의존하는 비율을 줄이고 대체에너지 보급을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대기오염물질을 가능한 적게 배출하거나,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를 도입하고 동시에 산업공정 과정에서 다량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규제를 마련하거나 이를 저감할 수 있는 장치를 지원하는 등이 병행돼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북한의 에너지문제는 열악한 북한의 경제사정과 직결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스스로 대기오염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현재 불가능해 보입니다. 따라서 국제사회나 남한의 협력이 더 필요해 보이는데요, 대북제제가 해결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라도 청정에너지를 지원하거나 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협력이 활발히 진행돼야 할 것입니다.

청정에너지는 오염 물질이 잘 발생하지 않는 맑고 깨끗한 에너지를 말하는데요, 태양열 에너지, 태양광 에너지, 풍력 에너지, 수력 에너지, 바다의 파도 에너지 등이 대표적인 청정에너지입니다. 청정에너지는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에너지이므로 화학 연료를 대신해 점차 중요한 에너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한, 북한,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이 최근 열린 동북아환경협력프로그램 고위급회의에서 '동북아청정대기파트너십'을 공식 출범하기로 해 주목을 끕니다. 동북아환경협력프로그램은 1993년 설립된 동북아지역 유일의 포괄적 정부 간 환경협의체입니다. 백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제22차 동북아환경협력프로그램 고위급회의에서 미세먼지 등 역내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공동 협력체계를 출범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동북아청정대기파트너십이 출범될 예정인데요, 이는 역내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경우 참여국 간에 양자, 또는 다자간 협력을 진행할 수 있는 파트너십입니다. 동북아청정대기파트너십은 정책결정자, 과학기술 전문자 간에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기술과 정책방안을 도출한 후에 필요한 경우 정책방향을 위한 축을 형성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발표됐습니다. 이를 위해, 동북아환경협력프로그램 사무국이 동북아청정대기파트너십 사무국을 겸임하게 되는데, 이른 시일 내에 실제 운영을 위한 과학정책위원회와 기술센터 등을 마련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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