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음이온 공기 캔에 담아 팔아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6.07.21
EnvironmentEdit.jpg 10년간 자연휴식년제가 실시됐던 비선담부터 천왕봉까지 지리산 칠선계곡 5.4㎞ 구간이 다시 국립공원 특별보호구로 지정돼 2027년까지 출입이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지리산국립공원 칠선계곡 특별보호구 탐방예약자들이 대륙폭포 일대를 탐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남한 지리산의 공기를 용기에 넣어서 판다는 계획을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남한 지리산의 깨끗한 공기를 담은 상품이 출시된다면서요?

장명화: 네. 경상남도 산청군은 지리산의 청정공기 판매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허기도 산청군수는 “날로 심해지는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때문에 청정 공기를 피톤치드와 함께 마시는 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피톤치드는 숲 속의 식물들이 만들어 내는 살균성을 가진 모든 물질을 통틀어 지칭하는 말입니다.

양윤정: 지리산의 공기는 어떻게 생산돼서 판매하게 됩니까?

장명화: 산청군은 민간자본을 유치해 산청군 삼장면 유평리에 있는 무재치기 폭포 아래에 공기채집 시설을 설치하고 캔에 공기를 주입하는 공장을 산청에 세워 제품을 생산·판매한다는 구상입니다. 캔은 일반 식품, 특히 통조림의 용기를 말하는데요, 그 대부분은 양철로 되어 있습니다. 허기도 산청군수가 한국의 JTBC 방송에 밝힌 말, 잠시 들어보시죠.

(허기도) 공기를 어떻게 압축해서 저렴한 통에 담하 일회성으로 쓸 수 있는 이러한 산업으로 발전하느냐, 이것이 관건입니다.

이를 위해 산청군은 산소 캔과 피톤치드 분무기 등을 생산하는 민간기업과 투자유치를 협의 중입니다. 올 연말에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할 예정입니다.

양윤정: 지리산의 공기는 어느 정도로 좋습니까?

장명화: 산청군 쪽 지리산에 있는 무재치기 폭포 인근 공기가 특히 좋습니다. 산청군은 이 인근 공기를 채취해서 상품화할 계획인데요, 무재치기 폭포는 예로부터 기침을 비롯한 기관지 질환이 있는 사람이 가까이 가면 재채기가 멈췄다고 해서 재채기가 없는 곳, 즉 무재치기로 불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폭포 인근에는 오래전부터 공기정화에 사용하는 숯을 굽던 가마터가 있고요, 두터운 숯 층도 발견됐습니다.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의 하훈 과장이 이와 관련해서 한국의 KBS 방송에 전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하훈) 침엽수림이 잘 조성되어 있고, 계곡이나 폭포 등이 많기 때문에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보통 공기에는 양이온과 음이온이 5:4의 비율로 분포되어 있는데요, 음이온의 일부는 산소로 되어 있어서 인체에 유익한 반면, 양이온은 일부가 인체에 유해한 탄산가스로 돼있습니다.

양윤정: 지리산은 경상남도 산청군과 하동군, 함양군, 그리고 전라북도 남원시, 전라남도 구례군에 걸쳐 있는 산인데요, 산청군 외에도 지리산의 공기를 팔 지방자치단체가 또 있습니까?

장명화: 네. 경상남도 하동군도 지리산 자락의 청정지역인 화개면 일대의 공기로 청정 공기 캔 상품을 연말에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하동군은 이미 견본품을 만들었습니다. 편백향, 소나무향, 녹차향 첨가 여부와 유통망 등을 논의 중입니다. 제품은 군이 직접 생산하거나 주문 생산할 예정입니다.

양윤정: 이런 지리산 공기 캔 제품은 한국 외에 해외로도 수출됩니까?

장명화: 네. 물론입니다. 산청군과 하동군 모두 대기오염이 심각한 중국에 수출할 방침입니다. 이미 중국에서는 이런 청정 공기 캔 제품을 수입하고 있어 시장이 형성돼 있습니다. 베이징에서는 현재 청정 공기 캔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양윤정: 어떤 국가들이 중국에 청정 공기 캔을 팔고 있습니까?

장명화: 호주의 공기 캔 제조사 ‘그린 앤 클린'의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캔은 일반 500ml 물병 정도 크기입니다. 130회 정도 호흡이 가능한 캔은 19호주달러, 미화로 14달러가량에 판매합니다. 제조사는 “고도로 농축한 공기를 현지에서 바로 여과해 캔에 담는다. 때문에 바다에 인접한 지역의 공기를 선택하면 바닷바람 향이 나고, 산림 지역 공기를 사면 나무 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캐나다 바이탈리티에어는 로키산맥 밴프 국립공원의 공기를 담은 7.7ℓ 캔 제품을 팔고 있습니다. 한 캔에 미화 16달러입니다. 영국 업체 이더는 초원과 눈 덮인 산꼭대기에서 이른 아침 바람이 많이 불 때 공기를 포집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성인이 1분 호흡하는 데 평균 7~8ℓ의 공기가 필요하다고 하니까요, 1분가량 맑은 공기를 마시는 데 적지 않은 돈을 쓰겠다는 소비자가 중국엔 꽤 있다는 뜻입니다.

양윤정: 그렇게 멀리 갈 것 없이 북한의 금강산 공기도 남한의 지리산만큼 좋지 않습니까?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전문 자료에 따르면, 금강산의 공기는 먼지와 아류산가스 등 불순물이 적거나 없고 대신 산소와 오존이 많기 때문에 맑고 깨끗하다고 말합니다. 뿐만 아니라 금강산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가지 세균들과 미생물들 중에서 사람의 건강에 해로운 병균을 죽이는 항생물질을 내보내는 유익한 나무들이 많습니다.

양윤정: 북한은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을 상대로 금강산 관광 영업에 힘쓰고 있는데요, 금강산의 공기를 맛본 중국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장명화: 중국인 관광객들의 반응은 대부분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북한 선전 매체인 ‘조선의 오늘’ 7월 14일자에는 ‘젊음을 다시 찾게 하는 금강산의 맑은 공기’라는 제목으로 중국 하남성 출신의 관광객인 장지중 씨가 글을 쓴 게 실렸습니다. 장 씨는 자신이 원래 호흡기 계통이 나쁘기 때문에 늘 고생을 했는데, 최근 금강산 관광을 하면서 공기가 정말 맑고 신선했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공기는 그리 맑지 못하다. 그런데 북한은 그와는 정반대이다. 금강산의 공기는 사람의 젊음을 다시 찾게 해주는 것 같았다”고 극찬했습니다.

양윤정: 금강산 주변이야 그렇지 북한의 공기도 중국의 영향을 받지 않겠습니까?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북한의 대기오염 수준은 도시집중이나 산업화, 또는 자동차의 대중화가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중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중국 북부에서 발원한 황사나 미세먼지가 북한 쪽을 지나갈 때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탈북자 주성하 씨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말, 들어보시죠.

(주성하) 작년 11월에 베이징 갔었는데 거기는 하늘이 늘 시뿌옇습니다. 늘 미세먼지와 황사가 도시를 뒤덮어서 고생입니다. 그 황사와 미세먼지가 봄이면 서울까지 날아와 오염시킵니다. 북에서도 황해도 사시는 분들은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아실 겁니다.

양윤정: 예전에는 물을 사서 마시는 게 말이 되나 싶었지만 이미 생수를 사 마시는 게 보편적인 일이 되지 않았습니까? 이제는 공기를 사서 마시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 같은데요, 북한도 이런 추세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까?

장명화: 네. 북한에서는 특히 공기 음이온을 발생시키는 제품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재일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2014년 "평양시의 해방산 상점에서 판매되는 의료기구는 공기 중의 음이온농도를 높여 상쾌하고 청신한 느낌을 주는 환경을 조성하며, 사업능률을 높이는데 이용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공기 음이온 발생기는 컴퓨터에 USB로 접속해 이용할 수 있으며, 차안에서는 축전지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북한의 침구류제작기업체인 만복합작회사에서는 공기 음이온을 내보내는 기능성침구를 제작·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런 음이온에 대한 큰 관심을 볼 때, 북한에서도 조만간 금강산 공기를 캔에 담아 판매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