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온실가스 감축 합의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4.11.20
beijing_smog_bbg-305.jpg 베이징 도심에 내린 짙은 스모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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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미국과 중국의 온실가스 감축 합의를 들여다봅니다.

(버락 오바마) 이 합의안은 야심찹니다. 하지만, 실현 가능한 목표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미국이 앞으로 10년에서 15년 안에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데 전격적으로 합의한 내용을 밝히면서 강조하는 장면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오는 2030년을 전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더는 늘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온실가스 양을 얼마나 줄일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이 특정시점을 언급하며 감축 계획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와 더불어 화석연료가 아닌 다른 대체 에너지원의 비중을 2030년쯤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미국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겠다는 새로운 목표치를 제시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말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오는 2025년까지 2005년 수준에서 26~28% 감축할 것입니다.

이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7% 줄이겠다던 오바마 대통령의 기존 공약과 비교해 한층 강화된 내용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합의 내용을 발표하면서 이것은 미국과 중국 관계의 획기적 사건이라며 양국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에 앞장서야 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합의는 내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유엔 기후변화 회의를 앞두고 나온 것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1, 2위를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이 앞장서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환경전문가인 팀 프로페타 듀크대학교 교수의 말입니다.

(팀 프로페타) 온실가스 문제는 중국과 미국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동시에, 중국과 미국이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온실가스 문제는 전혀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로 다른 선진국과 개발도상국들도 감축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는 압박을 가함으로써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세계 기후변화 협상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특히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이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임에도 이를 줄이려는 행동에는 더딘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에 이번 발표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중국 제남대학교의 우페이 교수의 말입니다.

(우페이) 이번에 중국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할 의사를 표시한 것은 코펜하겐 회의에서 중국 입장을 접했던 미국 관리들에게 충격을 주었을 공산이 큽니다.

중국은 ‘선진국들의 역사적 책임’을 주장하며 기후변화회의 때마다 개발도상국 진영의 선두에 서서 감축목표 부과를 거부해왔는데요, 특히 지난 2009년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때 중국과 선진국은 이 문제로 격돌한 바 있습니다.

한편, 북한은 비교적 적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허술한 토지관리로 국제 탄소수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습니다. 탄소수지는 생산, 폐기 활동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생산품을 사용할 경우 줄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함께 계산한 것입니다. 기업의 생산 활동이 이산화탄소 발생과 이로 인한 기후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됩니다.

한국 고려대학교의 이우균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는 최근 탄소수지 모형을 이용해 지난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북한의 탄소수지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는데요, 북한은 2000년대부터 '탄소 배출원‘으로 전환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교수 연구팀은 그 이유를 토지 이용에 따른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는 1980년대 이후 산림이 황폐화 돼 산림 면이 급격히 줄었고, 그만큼 탄소 흡수량도 감소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육상에서의 탄소 흡수량이 배출량보다 적어 '탄소 배출원'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 교수는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배출 자체를 줄이는 것과 동시에 탄소 흡수원의 유지와 확충이 필요하다"며 "북한의 황폐지 복구 문제를 국제적인 관심사로 만들어 전 지구 차원의 탄소수지 개선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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