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 2012년 주요 환경뉴스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2.12.27
air_quality_305 2012년 유엔환경계획의 보고서에 따르면 평양의 공기가 서울보다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눈내린 평양 을밀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올 한해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던 주요 환경 뉴스를 들여다봅니다.

2012년 봄은 북한 제1의 항구이자 평양의 관문인 남포항이 2009년 이후 해마다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나, 지구적 환경 문제가 한국인의 코앞에 닥친 현실이라는 점을 각인시키며 시작했습니다.

남포항은 그동안 겨울에도 얼음이 얼지 않아 1년 내내 배가 드나들 수 있는 부동항으로 인식돼왔는데요, 한국의 고려대기환경연구소가 2월에 공개한 겨울철 북한지역 위성사진을 보면 2009년부터 매년 서한만 일대에 해빙, 즉 바닷물이 언 것이 관측됐습니다. 고려대기환경연구소의 정용승 소장의 말입니다.

(정용승) 현재 알려진 이유는 기후변화와 온난화입니다. 많이들 그렇게 말하는데, 확실합니다. 물론 사람들이 이런 의문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가령 온난화가 된다면 왜 남포항이 추워서 얼게 되었냐고요. 흔히 북극 쪽에 더 온난화가 진행됩니다. 그러나 북쪽은 더워진 반면, 북에서 내려온 찬 기류와 북위 40도 지역이 오히려 추운 해가 여러 해 있었습니다.

여름에 들어서는 비무장지대 생물권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려던 한국 정부의 계획이 국제사회에서 거부됐다는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7월에 열린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 프로그램’ 국제조정이사회가 한국 정부가 지난해 9월 제출한 비무장지대 남쪽 절반을 핵심지역으로 한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신청에 대해 “설정 기준을 완성하지 못했다”며 지정을 유보한 것입니다.

비무장지대를 남북한이 함께 국제적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상징성이 커 과거 정부에서도 적극 모색했지만 북한과 협의가 안 돼 뒤로 미뤄온 사업입니다. 한국의 환경단체들은 비무장지대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이 생태계 보전 측면에서 중요할 뿐 아니라 남북이 분단의 아픔을 함께 치유하는 평화협력 모델이기 때문에, 하루속히 공동으로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비무장지대는 그렇다 치고 한반도의 바다 생태계 역시 제대로 보전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었습니다. 세계 각국 30명의 과학자들은 171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 상태를 분석해 8월 그 결과를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했는데요, 한국 근해의 바다 건강지수는 100점 만점에 50점으로,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의 후진국들과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이번 연구를 총괄했던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학 산하 해양평가계획센터의 벨 할펀 박사의 말입니다.

(벤 할펀) 바다 건강 지수에서 주요 고려사항 가운데 하나가 '깨끗한 물'입니다. 석유 유출이나 하수, 부유 폐기물이 있느냐 없느냐, 때죽음당한 생물의 여부, 산소 고갈 상태에서 비롯된 화학물질이 어느 정도 있는지, 조류, 병원균 등이 없는지를 봤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바다 건강지수에서 북한은 48점, 중국은 53점을 받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비정부단체인 환경재단과 일본의 아사히글라스재단이 2012년도 환경위기시계를 발표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환경위기시계는 전 세계 지구환경 파괴에 따라 환경전문가들이 느끼는 인류 생존의 위기감을 시간으로 표시한 것입니다. 12시에 가까워질수록 인류의 생존 가능성이 작아짐을 나타내는데요, 0~3시는 불안하지 않음, 3~6시는 조금 불안, 6~9시는 꽤 불안, 9~12시는 매우 불안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그런데, 올해 세계평균 환경위기시계의 시각은 9시23분을 가리켰습니다. 지난해 9시1분보다는 22분이나 빨라져, 인류 생존에 대한 위험신호의 강도가 세지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의 환경위기 시간은 9시32분을 가리켰습니다. 역대 최악을 기록했던 지난해 9시59분보다는 27분 느려졌지만 여전히 ‘매우 불안’한 수준입니다. 북한은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환경재단의 최열 대표의 말입니다.

(최열)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인구 폭발, 지구 온난화, 환경 파괴 수질 오염 등, 이러한 것을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설문 조사를 한 것입니다.

환경위기시계의 시각이 공개된 지 얼마 후, 한국의 환경 관련 민간단체인 한국환경법학회는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이 방사능으로 오염된 물을 주변국에 통보 없이 배출한 행위가 지적됐지만 추후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면서, 일단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가 자연재해 시 긴급통보를 위한 지역협약을 맺자고 제안했습니다. 아주대학교 법과대학원의 소병천 교수입니다.

(소병천) 지원이라든지, 통보라든지 이런 것을 모두 담을 수 있는 지역협정을 체결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그래서 일단 동북아시아에서 시범사업으로 해보면 어떠냐는 내용입니다. 우선은 한중일 환경장관, 그리고 정상회의에서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3개국이 먼저 하자는 거지,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변국의 경우, 참여할 의사가 있다면, 좋겠죠. 중국, 러시아, 북한, 대만, 일본, 그리고 태평양 건너 미국까지도 지역협정에 참여하는 것도 상당히 의미 있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전문가들은 남북이 기상협력을 통해 자연재해피해를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하지만, 2012년 현재 남북 간 기상협력 사업은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가 2007년 수억 원을 들여 북한에 설치한 관측 장비에서 단 한 건의 기상정보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이 문제점을 지적한 한국 여당 새누리당의 주영순 의원실의 이종우 보좌관의 말입니다.

(이종우) 지금 금강산 지역에 한 조가 설치돼있고, 개성에 또 한조가 설치돼있는데, 북한에 장비를 설치할 때 장비만 설치하는 것으로 서로 이야기가 됐고, 그 장비로부터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제공받을지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장비가 우선 설치됀겁니다. 그러다보니까, 장비를 설치해놓고 실무접촉을 진행했지만, 북쪽에서 통신선을 통해서 제공할 지 다른 방식으로 제공할 지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장비만 설치가 되고, 한국이 어떤 정보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종우 보좌관은 관측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조차 안 되는 상황을 돌파하려면, 남북이 기상협력 부분을 정치와 분리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2012년 환경 뉴스는 평양의 공기가 서울보다 나쁘다는 유엔환경계획의 보고서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유엔환경계획이 2010년부터 2012년 8월까지 북한 환경을 조사해 완성한 '북한의 환경과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는 평양의 공기가 서울보다 나쁜 것은 화력발전소와 공장, 가정에서 석탄을 연료로 사용해 황 성분이 다량 배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1918~2000년 사이 평균기온이 1.9도 상승해 평양에서는 인천시 강화도와 함경남도 원산 남쪽까지가 한계선인 감나무가 자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유엔 보고서는 "북한 정부에 구체적인 환경기준을 설정하고 경제발전에서 환경을 고려하며, 좀 더 환경친화적인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권고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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