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탈북자들] 영국군 참전용사와 국군포로 자녀의 만남
2024.03.25
우리 민족은 “백의 민족” 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우리의 한국을 “고요한 아침의 나라”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되어 그리운 가족들, 형제자매들이 서로 편지 조차 주고받지 못하는 아픔을 간직한 민족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주말 영국에서는 “자유의 목소리” “6.25 전쟁에 참전했던 국군포로들을 잊지 말아 주세요” 행사가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킹스턴 길드홀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영국 참전용사, 국군포로 자녀들, 주영 대한민국 대사, 킹스톤 지역의원들을 비롯하여 200여명이 넘는 인사가 참여한 행사였습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탈북민분과 이정희 씨입니다.
이정희 탈북민 분과장 “ 국군포로들이 짐승보다 못한 생활을 하고 북한에서 43호 라는 딱지를 갖고 살았다는 이런 기막힌 현실을 듣고 우리가 영국에서 행사를 크게 하여 전 세계에 북한인권도 알리고 북한에 아직 살아계시는 국군포로들 우리가 세계가 국군포로들을 위해서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전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 좋았을 것 같아 이번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날 행사는 남북한이 모여서 함께 즐기는 공연으로 시작하여 2 부에서는 주영 대한민국 윤여철 대사의 축사 그리고 625 전쟁에 참전했던 참전용사분의 이야기, 국군포로 자녀의 증언이 이루어지고 “버려진 43호” 기록영화가 상영이 되었습니다.
브라이언 참전용사는 맨체스터에서 노동자계급으로 태여나 여기가 가장 불쌍한 곳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본 한반도는 말로 표현 할길이 없었다면서 밤에 순찰을 돌다가 사라진 맨체스터에서 함께 간 동료는 지금도 소식이 없으며 총성은 멈췄지만 평화는 여전히 오지 않았다고 전쟁노병의 목소리를 대중에게 전달 했습니다.
그리고 충청북도 출신의 이규만 국군포로의 딸 이도영씨는 한평생 가족을 그리워 하던 아버지가 한국에 있는 동생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였는데 한국에 있는 고모가 그 편지를 그대로 간수하였다가 이도영씨에게 전달한 것 입니다.
이규만 국군포로는 전쟁 당시 9살된 여동생을 혼자 남의 집에 맡기고 전쟁에 나갔으며 북한에서도 동생을 죽기전에 꼭 한번 만나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중국을 통해 동생이 살아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면서 편지를 보낸 것 입니다.
고향에 가지 못한 이규만씨는 현재 하반신은 한국에, 상반신은 북한에 있는 죽어서도 편안하게 고향에 뭍힐 수 없는 또 다른 아픔을 가지고 계십니다.
행사에 참여했던 청중들은 마냥 아름답게 보이는 대한민국의 모습이지만 아직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국군포로들의 가슴아픈 삶에 대해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행사가 끝난 후 탈북민 분과가 준비한 만찬이 있었고 국군포로가족회 손명화 대표가 한국에서 가져온 “침묵의 43”호 책자를 모든 분들에게 선물로 드렸습니다.
특히 참전용사와 국군포로 자녀들은 서로 아버지 그리고 우리 딸들이라고 부르며 환하게 상봉하고 웃는 모습이 마음을 뭉쿨하게 했습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