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탈북자들] 영국에서 겨울나기
2023.11.27
영국의 날씨는 살을 파고드는 맵짠 추위라고 사람들이 말을 합니다. 북한처럼 눈보라 불고 고드름이 달리는 것을 보는 것은 아주 귀한 것이지만 겨울이 되면 몸을 움추리게 하는 날씨 입니다. 제가 살았던 청진도 바다를 끼고 있어서 바닷 바람 추위가 얼마나 맴짠지 알고 있는데 영국도 섬나라이다보니 그런 영향 때문인지 추위가 매섭습니다.
겨울이 되기 전 북한은 겨울나기 준비를 하는데 학교들에서는 우선 학교 창문에 문풍지를 하고 산에 가서 솔방울을 주어와서 겨울창고에 쌓아둡니다. 또한 집집마다 문풍지는 물론 석탄들을 창고에 채워넣기도 했지만 1990년대 이후 부터는 석탄을 창고에 두고 써본적은 없었습니다.
지금 북한에서 방송을 듣고 계신 청취자 여러분은 그러면 영국에서는 겨울나기 준비를 어떻게 할까 궁금해 하실텐에요. 영국 학교들에선 문풍지를 하거나 겨울이기에 석탄을 학생들에게 가져오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교육은 국가의 의무이고 국가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기에 학교에 필요한 모든 것은 국가가 부담하고 학생 개개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영국에선 창문에 문풍지를 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가끔은 매장에서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한 바람막이를 파는 것은 보았지만 영국인들이 그것을 집집마다 설치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저희는 바람을 막지 위한 문풍지나 바람막이 창문을 덧 붙히지는 않습니다.
또한 영국은 난방이 잘돼있어서 전기와 가스로 집을 따뜻하게 하는데 작년에 러시아-우쿠라나이 전쟁이 일어나면서 가스값이 엄청 뛰어올랐습니다. 하여 영국에선 지난해에 6개월간 가정에서 쓰는 전기와 가스값의 일부를 국가가 담당을 해주기도 하였는데 올해도 치솟는 유가 때문에 고생할 시민을 위해 특별한 조취가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마을에는 집집마다 태양광을 설치해 주고 그 태양광 에네지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보통 개인이 태양광 장비를 설치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엄두도 못내지만 집집마다 국가에서 설치를 해주고 있어 저도 태양광 에네지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닙니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분도 아실지 모르지만 영국의 집은 모두 벽돌로 지은 벽돌집 입니다. 믈론 아파트도 있지만 많은 사람이 2층 혹은 3층으로 된 개인단독 주택에 사는 데 영국 건축은 우리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땅집 즉 영국으로 이야기 하면 개인집을 지을때 벽과 벽 사이에 세멘트와 모래를 섞은 몰탄을 많이 넣는데 영국에선 집을 짓는 공사장을 봐도 몰탄을 많이 쓰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벽과 벽 사이에 추위를 막아주는 유리솜 같은 것을 넣고 또 그 사이에 쌀알 같은 작은 공 모양으로 된 가벼운 해면을 넣어즙니다. 그러면 집을 지울 때 한번만 그렇게 할까요?
제가 지금 사는 집은 15년 정도 됐는데 저는 세번 정도 추위를 막아주는 솜과 공모양 해면을 넣어주는 혜택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시죠? 일 하러 오는 사람은 딱 두 세명 정도이고 트럭 한대이지만 북한으로 보면 승리58호 자동차 만한 크기이고 여기에 압축기 하나면 됩니다.
트럭에 꽉 압축된 추위 방지 솜이 있는데 압축기를 이용해 벽 구멍 사이로 그 솜을 넣어주는 겁니다. 집안에 있는 사람이 할일은 전혀 없구요. 그리고 나서 그 사이에 볼 모양의 해면공을 넣어주면 끝납니다. 아마도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상상이 되지 않을 것 입니다. 건축이 세계에서 제일이고 건물을 폭발하는 것 보다는 보수로 옛 건물들을 그대로 두고 있는 영국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영국 맨체스터에서 박지현 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