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심각한 북한 인권 상황 외면하는 정상회담 우려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8-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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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Brookings Institution / Action institute / 북한인권위원회 / The Catholic University of America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평양 정상회담에서 외면된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을 살펴봅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문재인) 정상회담에서 좋은 합의를 이뤘고, 최상의 환대를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3일 동안 김정은 위원장과 여러 차례 만나 긴 시간 많은 대화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었던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2박 3일 간의 남북 정상회담을 마치고 평양에서 서울로 돌아간 문재인 남한 대통령이 20일 서울에서 개최한 대국민보고의 일부, 들으셨는데요, 문 대통령은 이어진 질의응답시간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방안, 교착상태에 놓인 북한-미국간 대화 재개에 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습니다.

많은 대화 속에 북한의 인권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인권 전문가들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크게 아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로베르타 코헨 전 미국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가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말입니다.

(로베르타 코헨) 평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인권, 심지어 인도주의적 우려 사안들을 논의에서 누락시킨 일은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을 겁니다. 아울러, 김정은 정권의 불법성에 커다란 힘을 실어주었다고 봅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특히 이번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송환에 아무런 진척이 없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현재, 북한은 선교사 3명과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자 3명 등 모두 6명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 측은 지난 6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한국인 억류자 문제에 대해 "관련 기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자유연합’ 수잔 숄티 대표는 북한 인권 문제는 비핵화 문제와 분리될 수 없는 사안인데도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가 제기되지 않은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수잔 숄티)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때마다 북한의 인권 문제가 논의되지 않아 깊이 우려됩니다. 왜냐면 북한에서 반인도적 범죄가 매일 자행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고 평화가 오는 게 아니고, 오히려 장래에 더 많은 문제를 양산하게 될 것입니다.

반인도적 범죄란 살인, 몰살, 노예화, 강제추방, 강제구금, 고문, 성폭행, 정치 종교 인종적인 이유에 의한 박해, 강제 실종 등의 인권 침해 행위를 말합니다. 국제사회는 지난 몇 년간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와 책임 추궁을 촉구해왔습니다. 유럽연합은 올해 유엔총회에도 북한인권 결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는데요, 유엔은 지난 2003년 북한 주민들에 대한 당국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유린 행위를 규탄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처음 채택한 뒤, 매년 관련 결의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인권 문제를 언급하기는커녕, 문 대통령이 북한 아동들의 혹독한 노동으로 일궈진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데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 아동들이 수개월 간 학교 수업을 받지 못한 채 집단체조에 동원됐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충분한 물과 음식, 휴식이 제공되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동들의 노동으로 만들어진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은 아동의 권리를 침해합니다.

‘빛나는 조국’은 다섯 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10만 여 명이 동원되는 대규모 행사로, 북한의 인권 유린 사례로 자주 꼽힙니다. 지난 2014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집단체조가 국제아동권리협약 위반과 외화 수입의 주요 원천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지난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두 번째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북한의 인권 문제가 미국과 북한 정상회담에서도 다뤄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점입니다. 미국 카톨릭대학교의 앤드류 여 정치학과 교수가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말입니다.

(앤드류 여)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꺼낼 것이냐? 전 회의적으로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인권 문제를 형식적으로, 아주 잠시 언급할 수는 있지만, 의미 있는 방식으로 다루진 않을 겁니다. 인권 관계자들은 올 봄 국정연설에서 탈북자 지성호씨를 초청하고 북한의 참혹한 인권 상황을 비판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할 줄 알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하지 않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북한과의 대화에서 인권 문제를 다뤄주길 희망하지만, 다루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music)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보좌관 출신을 비롯한 중국의 전직 고위 경제 관리들이 법치와 인권 보호 강화 필요성을 제기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전직 고위 재경 관리들은 개혁개방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한 토론회에서 중국이 다음 단계의 개혁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보다 공정한 체계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양웨이민 전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부주임은 중국인들이 단순한 경제발전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인권 보호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 전 부주임은 올해 초까지 시 주석에게 경제자문을 해왔습니다. 우샤오링 전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은 중국이 다음 단계의 개혁으로 나아감에 따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건전한 사법체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그러한 사법 체계가 지속 가능한 사회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 부행장은 "변호할 변호사의 권리, 독립적인 판결을 할 판사의 권리, 정부를 감시할 대중과 언론의 권리를 존중할 때만 우리의 법과 규정을 계속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가 로힝야족 집단학살을 저지른 미얀마군에 대한 처벌을 위해 예비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 주로 거주하는 무슬림 소수민족입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최근 성명을 내고 “로힝야 집단학살에 대한 전면적인 예비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사 대상에는 미얀마군의 살인과 성폭력, 강제추방, 약탈 등 혐의가 포함됩니다. 그 동안 미얀마는 국제형사재판소 설립 근거인 로마 규정의 당사국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형사재판소에 자신들에 대한 수사와 처벌 권한이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국제형사재판소는 로힝야 사람들이 대거 피신해있는 방글라데시가 회원국이라는 점을 들어 이 사건에 대한 관할권이 있다고 봤습니다. 한편, 유엔 진상조사단은 미얀마군의 로힝야 탄압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고 군 수뇌부의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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