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의 대북정책과 김정은의 불안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16-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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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이제 열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을 주제로 한번 말씀드릴까 합니다. 미국 대선은 다음달 8일에 열리고, 내년 1월 20일 정식으로 새 대통령이 취임합니다. 지금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중 힐러리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힐러리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 영부인을 8년이나 지낸데다 이후엔 상원의원도 지냈고, 대통령 다음의 중요한 직책이라는 국무장관도 지내서 미국에선 대통령 빼고는 다 해봤단 말을 듣습니다. 이제 대통령까지 되면 못해본 공직이 없겠죠.

트럼프는 재산이 87억 달러나 되는 억만장자 자본가입니다. 정치는 별로 해본 일이 없는데, 대중적 인기가 높아 대통령까지 출마했지만 과거에 말실수한 것들이 부각되면서 당선권에서 점점 멀어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힐러리의 대북정책만 설명 좀 하고, 트럼프는 당선이 된다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북한도 미국 대선을 매우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어떤 대통령이 올라오는 가에 따라 북한의 운명이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기를 쓰고 핵을 만드는 이유도 한국이 아니라 직접 미국과 최종 담판을 짓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핵무기를 싣고 미국까지 날아가는 미사일까지 완성하고 나면 미국하고 한반도 평화협상이나 미군 철수를 놓고 미국과 흥정하겠다는 것이 북한의 속셈입니다.

그런데 미국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진 않습니다.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내내 “북한 너희가 먼저 비핵화를 하면 그다음에 평화협정을 논의하겠다”는 태도를 견지했습니다. 북한이 핵실험하고 미사일 실험하고 해도 끄떡하지 않고 제재만 강화했을 뿐입니다. 올해 핵실험 한 뒤엔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를 발동시켜 북한 지도부의 자금줄을 겨냥해 조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당자금의 40% 가까이가 증발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당자금이 말라가면 당장이야 괜찮지만 시간이 갈수록 김정은만 힘들어집니다.

북한도 아무리 핵실험하고 미국 가는 미사일 만들었다고 해도 미국이 거들떠 안보니까 속이 탈겁니다. 그래서 김정은은 핵실험을 더 자주해서 미국에 위협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려 하겠지요. 그런데 이게 어느 선을 넘어가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미국은 전쟁을 누구에게 물어보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지켜보다가 용서할 수 있는 선을 넘으면 공격해 없애버리는 나라입니다. 미국이 지구상에서 전쟁을 제일 많이 한 나라이고 군사력도 제일 발전했는데 자신감이 왜 없겠습니까.

1994년에 영변에서 핵무기용 원료를 생산한다는 것을 알고 영변을 아예 지구상에서 없애버리려다 김영삼 정부가 직전에 정보를 알고 기를 쓰고 막아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한국에 물어보지도 않았죠. 한국은 그럼 전쟁이 터질 수 있고 서울에 포탄이 떨어지는 게 싫어서 막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북한이 하는 막가파 행동을 보면서 그때 폭격했어야 했는데 하고 아쉬워하는 사람이 정말 많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다음 미국 정부가 자기들과 흥정을 할 수 있는지 그게 몹시 궁금한 사안입니다. 이달 18일부터 20일 사이에 북한 외무성 한성렬 부상이 말레이시아에 가서 미국 북핵 전문가들을 만났습니다. 의도는 뻔하죠. 미국에서 “자, 너희네 조건 한번 들어보자. 우리가 들어줄만한지”라고 불러낸 것입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 힐러리가 올라서면 오바마보다 협상하기 쉬울까요. 대다수 전문가들은 힐러리가 올라서면 대북 정책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경해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힐러리도 그렇고 그 주변에서 대북정책을 펼 사람들도 매우 강경파란 것입니다. 힐러리 당선 시 국무장관으로 유력한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차관 같은 여성은 북한 붕괴까지 거론하는 아주 강경파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올라서면 김정은은 매우 불안할 겁니다. 얼마 전에도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김정은이 아마 핵 공격을 수행할 향상된 능력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러고 나면 바로 죽는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방 담당기자들과 함께 아침밥을 먹다가 속내를 드러낸 것이죠. 다음 힐러리 정권에선 이런 사람들이 정부에 즐비하게 포진될 것입니다.

이들은 안 되겠다 싶으면 단 며칠 만에 실제 실행할 능력도 있습니다. 실제 미국은 인공위성을 통해 신발문수까지 보는 정보능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북한 어디에 뭐가 있는지 너무 잘 압니다. 그냥 명령이 떨어지면 북한의 핵시설과 비행장, 포부대 이런 데는 미처 대응할 틈도 없이 날아가겠죠.

전쟁까지 하지 않아도 됩니다. 김정은 죽인다고 한 러셀 차관보의 말도 허풍이 아닙니다. 미국은 아마 김정은 음성까지 분석해서 그가 어디서 뭘 하는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굳이 폭격할 필요도 없습니다. 가령 요새 김정은이가 비행기타고 시찰을 많이 다니는데 북한 상공엔 비행기가 뜨는 게 거의 없어 김정은 전용기는 바로 뜨자마자 포착이 됩니다. 여기에 전자기파 펄스 폭탄이란 것을 한발만 발사하면 비행기는 기계가 다 고장 나서 바로 추락합니다. 그럼 김정은 죽은 이유는 비행기 추락사가 되는 것이죠.

김정은도 이런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자기 경호에 엄청 신경 쓰고 있지만, 미국의 기술을 막을 순 없습니다. 김정은이가 핵실험 계속하면서 큰 소리 치지만 속으론 너무 불안할 겁니다. 이거 너무 나간 거 아닌지, 한 번 더 핵실험하면 미국이 진짜 나를 제거하는 거 아닌지 걱정이 크겠죠.

북한 주민들이야 빨리 미국이 움직이길 바라겠지만, 단지 미국은 북한이 무너지면 조성될 혼란이 걱정돼 움직이지 못합니다. 힐러리 행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힐러리가 당선되면 김정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늘어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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