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의 서울살이] 시험대에 오른 김정은의 방역대책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2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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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의 서울살이] 시험대에 오른 김정은의 방역대책 북한 조선중앙TV는 13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대응책 마련을 위해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찾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활동 영상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이번 주 목요일에 북한이 처음으로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이 정치국 회의를 열어 이를 국가최중대비상사건으로 규정하고 이를 철저히 없애겠다고 밝혔습니다. 23개월 동안 잘 막아오던 북한의 방역이 끝내 한계를 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의 보도에 따르면 8일부터 평양에서 오미크론 환자가 생긴 것 같은데, 사흘 만에 이를 알아챘으니 그동안 몇 명에게 전염시켰을까요.

 

제가 이 방송을 통해 코로나 이야기를 종종 했는데 북한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으니 다시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코로나 환자가 없다는 것을 김정은의 커다란 정치적 업적이라고 선전해 왔습니다. 여기서 북한이 말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오미크론 치사율입니다. 전염병이란 것은 초기에 제일 치사율이 높고, 시간이 지나면서 균이 약해져 치사율이 떨어집니다. 코로나가 처음 번졌을 때 14명 중에 한 명이 죽었습니다. 치사율이 7.1%나 되는 무서운 병인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치사율이 0.25%가 됩니다. 1만 명이 걸리면 25명이 죽는 것입니다. 이는 독감보다 2.5배 정도 사망률이 높은 것입니다. 죽는 사람들은 주로 노약자나 중병을 앓는 환자들이었습니다.

 

북한은 코로나가 퍼지면 엄청난 사람들이 죽는 것처럼 공포를 조성해왔습니다. ‘미국에서 100만 명이 죽었다, 인도에서 50만 명이 죽었다이런 식으로 말하니 숫자만 들으면 무리 죽음이 나오는 듯 보이죠. 물론 100만 명이란 숫자가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만 미국 인구가 3억이고, 인도 인구가 14억이고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았죠.

 

코로나가 엄청 무서운 병이라고 세뇌를 받은 북한 사람들은 국경 폐쇄와 통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아무리 당국이 통제해도그래, 배가 좀 고픈 것보단 죽지 않는 게 어디냐. 우리 장군님이 코로나 방역을 철저하게 해서 우리를 살렸다이런 식으로 오히려 김정은에 대해 고마워할 정도였습니다.

 

그럼 현 시점에서 오미크론 비루스가 북한에 퍼지면 어느 정도 피해가 예상될까요?

 

저는 3월초에 이미 코로나에 걸렸는데 별로 아프지도 않고 1주일 격리됐다 다시 나왔습니다. 한국은 인구의 3분의 1이 이미 걸렸습니다. 한국의 치사율은 0.13%입니다. 1만 명이 걸리면 13명의 사망자가 나오는데, 이는 거의 독감 사망률과 비슷합니다. 남쪽에선 더는 코로나가 무서운 병이 아닌 것입니다.

 

하지만 이게 세계 평균적인 수치는 아닙니다. 한국은 대다수가 3차 예방주사까지 맞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도 사망률이 매우 적습니다. 북한은 예방주사를 맞은 적이 없기 때문에 사망률이 매우 올라가겠죠. 지금 홍콩이 오미크론이 퍼져 봉쇄됐는데, 여기는 치사율이 0.765%나 됩니다. 1만 명이 걸리면 77명이 죽는다는 것인데, 이는 한국보다 무려 7배나 많습니다. 홍콩만 해도 질이 떨어지긴 하지만 중국제 예방주사를 맞은 나라에 속합니다.

 

치사율이 제일 높은 나라는 예멘인데 100명 걸리면 18명이나 죽었고, 수단은 8명이 죽었습니다. 이 나라들은 후진국으로 치료시설도 없고 예방주사도 없습니다. 북한은 의료수준이 예멘이나 수단과 비교해 좀 나은 수준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훨씬 높지도 않죠.

 

다만 예멘과 수단은 코로나가 퍼지는 초기에 독성이 강한 비루스 때문에 많이 죽었습니다. 제가 세계 여러 나라들을 비교해보고, 지금 오미크론 비루스의 치사율이 낮은 점, 하지만 북한은 예방주사를 맞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의 치사율은 2% 정도로 나올 것 같습니다. 그럼 100명 당 2명이 죽는 것인데, 북한 인구가 2000만 명인 것을 감안하고 이중 절반이 감염되는 대유행이 시작되면 약 20만 명의 사망자가 나옵니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이런 재앙을 막기 위해 북한은 완벽한 봉쇄 정책을 이어가려 할 것입니다. 이건 지금 중국이 실시하는 것인데, 중국은 인구가 13억이나 돼서 완벽한 봉쇄가 성공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북한은 인구도 적고, 또 봉쇄의 강도를 중국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하게 해서 성공할 수도 있을 겁니다. 지금 코로나가 유행하는 것과 1년 뒤에 유행하는 것은 치사율에 있어 몇 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최대한 유행을 늦추는 전략을 펴겠죠. 하지만 언제까지 문을 닫고 봉쇄해 살 수는 없습니다.

 

시간을 벌면서 북한 당국이 해야 할 일은 해외에서 예방주사와 치료제를 지원받는 일입니다. 예방주사를 맞으면 사망률이 확 떨어지고, 치료제가 있으면 죽을 사람도 많이 살려냅니다. 이 두 가지를 병행하지 않고 그냥 차단하는 데만 급급하면 5, 10년 뒤에도 북한은 스스로 문을 닫고 외부에 나오지 못합니다. 그럼 북한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더 많아지게 될 것입니다.

 

북한에 들어간 코로나 비루스는 1월부터 4월까지 약 100일 동안 단둥-신의주 사이 열차 운행을 재개해 물자를 들여갔을 때 묻어 들어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위험은 계속 존재할 것이니 북한은 빨리 확산에 대비한 대책을 취해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가 퍼지면 고령의 노약자와 중증 질환자들이 가장 위험하다고 했죠. 당뇨와 고혈압 같은 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김정은이 바로 이런 취약 대상입니다. 김정은 같은 사람이 코로나에 걸리면 아마 열에 두 명은 죽을 겁니다. 그래서 김정은이 코로나 유행에 그리 기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방역 정책은 극단적 봉쇄 정책을 펴는 중국을 본받아왔지만, 중국이 결국 항복하고 세계 다른 나라들처럼 점차 문을 여는 방향으로 가면, 북한도 그 길을 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 김정은의 방역대책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요.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성하,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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