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함께한 뮤지컬 영화감상

서울시 교육청 주최로 열린 '3대가 함께하는 영화관람'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영화 상영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주말이었습니다. 가족 같은 친구들과 함께 서울극장에서 ‘맘마미아’라는 영화 관람을 했습니다. 1년에 한 두 번은 영화 관람을 하지만 이날만은 괜스레 설레는 마음으로 전철을 타고 약속된 장소인 종로3가역으로 갔습니다. 친구들보다 먼저 도착한 저는 근처 의료기기 상점에서 혈액순환에 좋다는 ‘발목펌프운동’ 무료체험도 받아 보았습니다. 그 전에 1 2일 부산을 다녀왔었는데 덕분에 종아리의 피곤도 풀었네요.

시간이 되어 12명의 친구들이 종로3가역에서 모였습니다. 우린 다 같이 서울극장으로 갔습니다. 이번 영화 관람에 참석한 친구들 중에는 남한에서 태어나고 20대에 미국으로 이민 가서 살다가 60이 넘어서야 고국에 오신 분도 있었고, 북한학을 연구한 박사님도 있었습니다. 남북한 출신이 모두 모인 모임입니다.

매표구에서 표를 구입하고 또 영화 관람할 때 빠져서는 안 될 팝콘과 음료수를 들고 영화관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습니다. 주말이라 관람하는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적었습니다. 또 대다수가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이라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네요. 친구들 중에는 이곳 남한에 온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이 많아서, 세상만사를 다 가진 듯 떠들어도 누구의 눈치를 볼 일이 없었습니다.

드디어 영화가 시작됐습니다. 영화는 뮤지컬 그러니까 악극으로 만든 유쾌하고 즐거운 영화였습니다. 웃음으로 시작해 웃음으로 끝나는 영화였죠. 세 명의 아빠를 둔 딸이 섬에 있는 호텔에서 파티를 준비하면서 여러 노래들을 부르는 악극 영화였고, 주된 내용은 노래를 무척 좋아하시던, 돌아가신 엄마의 젊은 날 생활을 추억해보는 것이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우린 손전화로 기념사진도 한 장씩 남겼습니다.

영화관에서 나와 조금 도보로 걸어 ‘민들레영토’라는 음식점으로 갔습니다. ‘서울 중심에 이런 곳도 있었구나’라고 할 정도로 음식점은 분위기 좋은 카페와도 같았습니다. 그래서 북에서 온 친구들은 조금 놀라워하네요. 피자와 샌드위치, 치즈떡볶이, 스파게티, 낙지 먹물과 베트남 쌀로 만든 죽 등 많은 별미의 음식을 맛나게 먹은 다음 따끈한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우리는 영화 감상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이제 한국에 온지 겨우 2년이 된 친구는 아주 뜻이 있고 즐거운 추억이 될 하루였다면서, 영화 주인공처럼 엄마로서 애들을 참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또 다른 친구는 이곳 남한에 온지 12년이 되었지만 영화관이 처음이라고 하면서 이날 약속을 지키기 위해 중국에 갔다가 인천 배 터널에서 내려 곧장 왔다면서 여행가방 까지 끌고 왔다는 얘기를 해 우리는 박수를 보냈습니다.

한 친구는 즐거움과 행복으로 웃으면서 함께 즐긴 너무 좋은 하루였다고 하면서 주인공처럼 쾌활하고 명랑하게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른 한 친구는 홍길동처럼 날라 다니는 무협영화만 골라 보아 왔기에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이런 뮤지컬 영화가 너무 재미있었다고 하네요. 또 여자 혼자 몸으로 아이를 너무 훌륭하게 키운 엄마와 그 엄마를 잊지 않고 잘 살아가는 딸의 모습에서 참 따뜻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12살에 고아로 자란 친구는 엄마라는 이 두 글자에 참으로 가슴이 뭉클하였다는 얘기와 뜻과 지향이 한 곳인 우리들의 만남이어서 즐겁고 마음 또한 너무도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처음 맛보는 음식이지만 입맛에 맞을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이 위안을 얻는 식사였다고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도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고향과 환경도 다르고 문화가 다른 곳에서 태어나 오랜 세월 살아왔지만, 눈길만 마주쳐도 속마음을 읽을 수 있고 통하는 친구들이라 더욱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등산도 함께 하고 1 2일로 좋은 곳에 가서 즐거움과 더불어 서로 더 많은 수다를 떨자고 약속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전철을 타고 집으로 오는 내내 주위에 이런 동생 같은 좋은 친구들과 선배님들이 있다는 자체가 너무도 행복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인간은 나이 들어가면서 안부를 물어 주는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복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거든요. 오늘도 전화통이 불이 달릴 정도로 안부를 물어 오고 손전화로 문자가 날아오네요. 저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서울에서 김춘애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