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희망을 안겨준 트럼프의 한국국회 연설

김춘애-탈북 방송인
2017-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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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연설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미국 대통령이 이곳 남한을 방문에 국회에서 연설한 35분 중 3분의 2가 되는 시간을 북한 주민 인권 상황에 대한 이야기, 또 북한 당국에 대한 비판에 할애했습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면서 많은 생각으로 마음이 짠해 오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비롯한 많은 어려운 전투에서 수많은 영웅들이 죽었고 수많은 영웅들이 부상을 입었으며 그 속에서 함께 승리를 이룩한 공로를 치하했습니다. 더불어 이곳 한국의 경제 발전과 체육 문화 분야의 성공 등을 축하하는 세심한 연설을 했고 또 한미 양국의 국가 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강조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 마음에 와 닿은 말이 있습니다. 한반도의 한쪽 남한에서는 사람들이 스스로의 국가와 삶을 꾸려 나가고 자유와 정의, 문명과 성취의 미래를 선택했지만 다른 한쪽 북한은 부패한 지도자들이 억압과 탄압으로 주민들을 감옥에 가두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한반도의 안전과 자유로운 하나의 한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산가족이 서로 만나며 핵 악몽은 사라지고 아름다운 평화의 약속이 오는 그날까지 자신은 방심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한국인들의 자유롭게 살 그날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미국에 대한 안 좋은 세뇌교육을 받으며 50년을 북한에서 살아온 저는 처음 이곳 한국에 와서도 나 자신도 모르게 깜짝 깜짝 놀랐던 일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거든요. 10년이 지난 자유민주주의를 실제 삶으로 체험하고 있는 지금도 가끔은 이해되지 않을 만큼 믿어지지가 않아 때로는 제 볼을 꼬집어 볼 때가 있습니다.

제가 처음 미국을 다녀와서 대사관 직원과의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미국에 다녀온 소감에 대한 질문에서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은 수줍은 얘기지만 미국사람들은 인정도 감정도 없는 줄 알고 살아왔거든요. 그런데 생김새도 전혀 다르고 생활 습관도 전혀 다르고 언어도 통하지 않았지만 우리를 친절히 대해주고 들어주고 함께 울어주고 웃어 주는 모습에 너무도 놀랐다고 아직도 이해가 안될 정도로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번 국회에서 한 미국 대통령의 연설은 들으면 들을수록 마음이 짠하게 들려 왔습니다. 순간 전혀 다른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1994년 봄 미국 전 대통령인 카터가 북한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카터가 돌아가고 나서 김일성이 이곳 한국을 방문해 서울 시민들 앞에서 30분간 연설하도록 되었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서울-평양 간 철도를 연결하고 김일성이 열차로 서울을 방문해 서울 시민들 앞에서 30분 연설한다는 소식을 강연 자료를 통해 들은 북한 주민들은 김일성이 연설만 하면 통일이 된다고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그해 7월 김일성이 사망하고 그 모든 것이 다 거짓이 되어버렸지요.

저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는 내내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과연 그 때 김일성이 죽지 않고 서울 광장 시민들 앞에서 30분간 연설을 했으면 정말 통일이 되었을까, 과연 김일성이 서울 시민들에게 무슨 얘기를 했을까, 인민들을 억압하고 탄압하고 인민들의 인권과 자유를 짓밟은 독재자로서 과연 무슨 연설을 했을까가 궁금했습니다. 이곳 한국 국민들이 깊이 잠든 새벽 틈을 이용해 전쟁을 일으켰고 수많은 군인들과 국민들의 목숨과 재산을 빼앗아 갔고 잿더미로 만들었던 김일성이 과연 무슨 연설을 했을까가 정말 궁금했습니다.

그 연설을 듣는 서울 시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도 궁금하지만도 사실 김일성은 우리 한반도 남과 북한 전체 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큰 죄를 지은 범죄자입니다. 하기에 대한민국 국민들 앞에 연설이 아니라 무릎을 꿇고 용서와 사죄를 빌었어도 용서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북한 당국자들에게는 폭탄선언이 되었지만 이곳 남한에 와 있는 탈북자들과 2천 300만 북한 주민들에게는 힘과 용기를 주었고 직접 가슴에 와 닿은 연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서울에서 김춘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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