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보금자리 - 달가람 음식점 사장, 탈북자 정수반


2005.04.13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삶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남한의 보금자리’시간입니다. 오늘은 탈북자 정수반 씨의 이야기로 평양에서 노동당 간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세력 싸움에서 밀려 온 가족이 함경북도 온성군으로 추방당한 뒤 지난 2000년 탈북해 중국을 거쳐 단독으로 남한에 입국한 정 씨가 최근 남한에서 8평 규모로 북한식 음식점 ‘달가람’을 개업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진서 기자가 음식점을 찾아가봤습니다.

자기 소개를 해 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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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가람 식당 입구. 달가람은 대동강을 뜻한다고 정수반 사장은 설명한다. 사진-RFA/JS Lee

정수반: 저는 탈북자 정수반이고 2000년 10월에 한국에 왔고, 현재 서울시 강서구에서 살고 있습니다.

남한정착 생활 중에 개인사업체를 낸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정: 한국에 와서 취업과 창업 두 가지를 생각하고, 취업을 잠깐 해봤습니다. 그런데 취업을 해보니까 발전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창업을 생각하고 2001년도에 ‘해님 발명회사’를 차려서 발명품을 만드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사기를 당했고 성과도 올리지 못하고 부진했습니다. 그 뒤 외식 사업을 한겁니다. 북한이나 남한이나 먹는 것은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이 산업이 적응하는데 또 창업에서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해서 하게 됐습니다.

정수반 씨의 경우는 남한에서 영화 시나리오 작가 등 여러 가지 일을 했던 것으로 아는데요.

정: 한국에 와서 한 5년 동안 정말 동서남북으로 뛰면서 많은 것을 했습니다. 제가 크게 했던 것으로 생각이 되는 것은 ‘해님 발명회사’ 시나리오를 써서 영화를 두 개 만들었고요, 결혼 정보회사를 만들어서 탈북자들의 결혼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하다가 그것도 역시 실패를 했습니다. 그 다음에 한 것이 ‘새동네’ 신문이라고 소식지를 만들어서 편집인으로 참여해 창간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업을 했죠. 제가 생각하기에는 남한이나 북한이나 먹는 것 갖고 시작하는 것이 제일 빠르다고 생각을 합니다.

가게가 참 아담합니다. 식단표를 보니까 먹을거리, 마실거리 이렇게 있는데 어떤 음식들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정: 제가 이 외식 사업을 하기 위해서 탈북자들 만날 때마다 북한 음식을 수집했습니다. 북한은 원래 거주와 여행의 자유가 제한이 되어 있기 때문에 각 지역마다 지방의 특색이 그대로 살아 있거든요. 그렇게 특별한 음식이 120가지가 되는데 남한에 소개되지 않은 북한서민 음식 중에서 분식이 가능한 18개를 뽑았고 그 중에서 또 가져가 먹을 수 있는 6가지를 뽑았습니다. 저희는 일반 음식점이 아니고 휴게 음식점으로 되어 있습니다. 잠깐 서서 드시던가, 아니면 음식을 주문해서 가져가 드시는 방식의 음식점을 개업했습니다.

먹을거리를 보니 온탕 두부밥, 온성 만두밥, 원산 고깔초밥, 경성 댕알밥, 철산 미인밥, 안악 고추밥이 있는데 어떤 음식이 제일 주력 음식입니까?

정: 저희 6가지 음식은 다 맛이 있습니다. 또 북한 음식이라는 것에 호기심을 보이고 손님들도 직접 와서 먹어보고 담백하고, 맛이 특이하다, 또 중요한 것은 밥이기 때문에 햄버거나, 핫도그 같은 것은 한번 먹으면 간식으로 생각을 하지만 이것은 간식 같으면서도 밥이고, 식사대용도 되고.. 이 음식들은 해당 지역의 이름을 전부 붙였습니다. 이 음식들은 표준화된 것으로 북한 전통이 아니라 건강식으로 개량을 한 것입니다.

음식점의 이름을 말씀을 안 해주셨는데 이름의 뜻은 무엇입니까?

정: 우리 가게의 이름이 달가람입니다. 가람은 강이란 옛 우리말입니다. 달가람은 배달 가람이란 뜻인데, 대동강을 의미합니다. 우리민족의 조상이 단군이 박달나무 밑에서 태어 낫다고 해서 우리민족을 박달의 후예, 배달민족이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배달가람이라고 하는 것은 단군을 기리는 뜻에서 또 먼 옛날에는 달가람이란 고유어로 불렀다고 합니다. 원래는 평양에 대한 의미로 하려고 했는데 이미 등록이 되어 있어서 부드럽고 고유한 우리말로 해서 이름을 정했습니다.

간판을 보면 본점이라고 되어 있는데 앞으로 많은 지점을 내실 겁니까, 계획을 말씀해주시죠.

정: 저희 가게 간판에 이대본점이라고 명시를 했는데, 앞으로 저희가 본점이 될 것이고 또 저희 사업이 성공하면 - 또 이것이 전혀 한국에 없는 음식이고, 희귀한 음식이기 때문에 이것이 한국사람 사이에서 소문이 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저희 음식점이 상권에서 먹혀 들어가고 기대하고 있는 일정한 고정 매출이 발생하면 약 5-6개월 후부터 지점을 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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