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대북 확성기방송, 비대칭무기 될 수 있을까?

서울-목용재, 고영환 moky@rfa.org
2024.06.07
[시사진단 한반도] 대북 확성기방송, 비대칭무기 될 수 있을까? 한국 정부의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 결정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물론 군사분계선 일대의 군사 훈련이 가능해진 가운데 지난 7일 경기도 파주 접경 지역에 기존 대북 방송 확성기가 있었던 군사 시설물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해당 시설물 안에 확성기가 설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의 잇따른 대남 오물풍선 도발에 한국 정부가 대응에 나섰습니다. 대응을 위한 절차로 9.19 남북 군사합의의 효력을 전면적으로 정지했는데요. 한국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앞세워 향후 어떤 대응으로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립통일교육원장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한국 정부가 9.19 남북 군사합의의 효력을 전면 중지했습니다. 먼저 이 소식 전해주시죠.

 

고영환: 지난 4일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9.19 군사합의의 전체 효력의 정지안을 재가했습니다. 9.19 군사합의는 2018 9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간 회담에서 채택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로, 남북 간 적대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같은 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 서울청사에서 출입 기자들과 정례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9.19 군사합의 효력을 완전 정지한 데 대해 우리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데 있어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하겠다는 데서 출발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덕수 총리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 있다면 필요한 경우, 필요한 행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북한이 설정하는 조건에 안보를 의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총리는 한국 정부가 9.19 합의 효력 완전 정지 시효로 밝힌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의 기준을 묻는 말에 국제적 기준과 국제법, 유엔 안보리 결의에 기초한 행동이라고 답변했습니다. 9.19 남북 군사합의의 효력의 전면 중지 방침에 따라 그동안 제약을 받아온 군사분계선 일대의 군사훈련이 가능해지고 북한의 군사도발에 대한 한국의 즉각적인 대응 조치들이 취해지게 됩니다.

 

목용재: 이 같은 조치에 대해 한국과 주변국들 사이에서 찬반 양론이 부딪히고 있는데요. 어떤 의견들이 있습니까?

 

고영환: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전면 정지한 조치에 대해 한국의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4일 이를 환영하며 북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이날 발표한 결의문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한국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확고한 원칙 하에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9.19 군사합의의 전체 조항에 대해 효력을 정지키로 한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정부가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전부 정지한 데 대해 한반도 안보가 강 대 강대치로 치닫고 있다며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하고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훈련을 재개키로 한 것과 관련하여 미국 국방부는 우리는 북한의 최근 행동을 계속해서 주시해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미국 시간으로 지난 4일 기자들에게 우리는 한국, 일본 등 역내 파트너들과 계속 협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결정에 동의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거기에 덧붙일 말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가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전부 정지한 것과 관련해 중국은 남북 모두에 냉정과 자제력유지를 요청했습니다. 지난 5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발표에 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선반도의 평화·안정 유지는 각 당사자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습니다.

 

목용재: 주목되는 것은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이후 한국 정부가 어떤 대응 조치를 내놓을 것인지입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는 무엇이 있다고 보십니까. 원장님께서 제안하시고 싶으신 방안이 있으실까요?

 

고영환: 9.19 남북 군사합의의 효력 정지에 따라 서북도서, 즉 서해 북방한계선 남쪽의 섬들과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포병사격 훈련이 6월 중 재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5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서북도서에 배치된 한국 해병부대는 6월 중 K-9 자주포, K-9 자행포 사격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2018년 남북이 체결한 9.19 군사합의로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가 군사적 완충구역으로 설정됨에 따라 한국군 해병대는 합의 이전에 정례적으로 이뤄지던 서북도서들에서의 K-9 사격훈련을 중단했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한국 내륙에 오물 풍선들을 살포하고 위성항법장치인 GPS 전파 교란 공격 등을 감행하고 이에 대응해 한국 정부가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정지함에 따라 서북도서 내 K-9 사격 훈련이 6년 만에 다시 시작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한국군 육군 관계자 역시 전방 지역 훈련장 내 포병 사격 재개 준비에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전방부대가 훈련 계획을 세워 사격을 실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NLL, 즉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 수역에서의 한국 해군 함정들의 기동 및 포사격 훈련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군사 훈련 재개와 함께 한국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이든, 대북 전단 살포든 이제는 제약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북한이 한국으로 대량의 쓰레기들과 오물들을 내려 보내고 GPS교란으로 한국 어선들과 비행기들의 운항에 장애를 조성하는 도발을 먼저 시작하였니 한국 정부가 이에 대응하는 것은 합법적이고 응당한 대응이라고 봅니다. 북한이 한 동족인 한국을 다른 나라라고 하면서 대량의 쓰레기들과 오물들을 풍선에 달아 한국으로 보내는 비상식적이고 치졸한 행동을 하였으나 한국은 이에 똑같은 방법으로 대응하지 말고 오히려 진리를 담은 소식들과 치료약, 한국 영화, 음악, 드라마 등을 북한 상공으로 보내는 일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용재: 앞서 지난 2일 한국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이 같은 한국 정부의 입장에 반응한 것인지, 아니면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몇시간 뒤 북한 국방성이 오물풍선을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고영환: 북한이 오물들을 풍선에 달아 한국으로 보내는 경우 한국은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다고 당국자들이 이야기를 한 지 수시간 만에 북한 국방성은 오물을 보내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대북확성기 방송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것입니다. 북한 당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진실, 외부소식, 한국의 발전 소식 등이 북한 인민들에게 전해지는 것입니다. 외부소식 전달 방법은 풍선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고 군사분계선 상에서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한 소식통은 지난 정부 때 철거한 고정식 확성기는 전원 연결과 설치를 위한 작업에 수 시간에서 길다면 며칠 가량 소요되지만 이동식 대북 확성기 장비는 차량이기 때문에 언제든 기습적으로 가동할 수 있다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다면 고정식보다는 이동식을 먼저 가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군사분계선 위에 주둔하고 있는 북한군 병사들이 대북확성기 방송을 규칙적으로 들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북한 당국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목용재: 주목되는 것은 대북 확성기 방송이 북한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이 있을 것인지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고영환: 9.19 군사합의의 전체 효력정지로 군사분계선에서의 대북확성기 방송은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군사분계선 바로 위에는 북한 군의 정예부대라고 할 수 있는 민경대대들과 1선 부대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대북확성기 방송은 20km 넘게 전파되기 때문에 최전방 북한 군인들과 남북 접경지역 주민들도 이를 들을 수 있습니다. 매일 전해지는 세상 밖 소식들과 한국의 발전 소식들,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한국 노래와 음악들, 그리고 김정은 일가의 사치스런 생활들이 낱낱이 전해지면 당, , 군의 간부 자식들로 이루어진 민경대대 병사들과 지휘관들의 마음이 흔들릴 것이고 이런 소식들이 빠른 속도로 북한 내부에 확산되게 될 것입니다. 다른 말로 말해서 대북확성기 방송은 김정은 유일 독재체제를 무너뜨릴 수도 있는 한국의 가장 강력한 비대칭 무기라는 것입니다.

 

목용재: 북한의 대남 풍선에 대응해 한국의 탈북민 단체가 지난 6일 현충일을 맞아 대북풍선을 날려보냈습니다. 남북 간 풍선전쟁이 전개되는 양상인데요. 한국 정부는 대북확성기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대북전단과 대북확성기, 북한이 또다시 민감하게 반응하며 한 발 물러설지,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겠습니다. 시사진단한반도, 오늘도 고영환 국립통일교육원장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한덕인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