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갈수록 늘어나는 마약중독자

서울-박성우, 문성휘 xallsl@rfa.org
2011.01.31
nk_drug_use-305.jpg 히로뽕 흡입하는 북한 주민. 가정집으로 보이는 곳에서 성인 남녀 2명이 히로뽕으로 추정되는 하얀 물질을 불에 태우고 연기를 들이마시는 모습.
사진제공-NK지식인연대/연합뉴스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 시간입니다. 최근의 북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에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 당국이 3년째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마약중독자들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 겨울철 전력 주파수 문제로 열차 운행을 비롯한 공장조업에도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1. 마약 소탕작전에도 중독자만 늘어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새해 들어서 북한 당국이 마약을 뿌리 뽑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새 국경연선에서 보위사령부까지 동원돼 마약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하던데요? 그런데도 마약중독자들은 늘고 있다면서요?

문성휘 : 네, 지금 북한 실정에선 마약을 뿌리 뽑는다는 게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주민들이 가혹한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마약에 집착하는 원인이 한마디로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의식 때문인데요. 거기에다 심각한 의약품 부족사태가 겹치면서 마약중독자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박성우 : 현실도피라면 현재 북한의 비참한 현실, 여기에서 잠시 벗어나보자 하는 그런 생각 말씀하시는 거죠?

문성휘 : 네, 그렇죠. 지나친 통제와 어려운 생활난으로부터 오는 압박과 긴장감(스트레스), 이런 걸 잠시나마 잊어보려는 몸부림이라고 봐야죠. 빈민층의 경우 일반 약품조차 구입이 어려우니 마약을 비상 의약품으로 활용하면서 점점 중독돼가고 있습니다.

박성우 : 네, 탈북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감기, 설사 같은 가벼운 증상에도 일반 약품이 없기 때문에 마약을 쓴다고 하더군요.

문성휘 : 네, 도시 주민들도 그렇고 특히 농촌주민들의 경우 감기약이나 설사약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깐 병을 고치기 위해 한두 번 사용했다가 마약의 유혹에 빠져들고 마는 거죠.

박성우 : 기초적인 의약품이 없으니까 마약중독자가 되기도 하는 북한주민들의 현실이 참 씁쓸하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북한에 마약중독자들이 얼마나 있는지 이러한 추정치가 있는지요?

문성휘 : 정확한 숫자로 알려진 것은 없고요. 지역마다 차이가 많이 납니다. 마약은 주로 함흥과 평성, 남포시에서 개인들이 몰래 제조하는데요. 이렇게 생산된 마약이 국경연선으로 몰립니다. 밀수꾼들을 통해 중국 마약범죄조직들의 손에 넘어가고 있거든요. 마약생산지나 마약이 몰리는 국경연선에서는 어른들의 약 40%가 상습적으로 마약을 흡입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40%면 거의 절반에 가까운 주민들이 마약을 한다는 말이군요?

문성휘 : 네, 최근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함경북도 청진시나 회령시의 경우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마약을 한다고 하니까 아무리 과장됐다고 해도 마약중독자가 너무 많다는데 대해서는 이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박성우 : 중국당국도 북한의 마약 때문에 상당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하던데요. 마약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건 어떤 계층입니까?

문성휘 : 너무 일반화 돼서 딱히 계층을 따질 수가 없다고 합니다. 지난 26일, 탈북자 지식인 단체인 ‘NK 지식인 연대’가 북한 국경경비대원의 필로폰 거래 동영상을 입수해 공개하지 않았습니까?

박성우 : 네, 그 동영상이 지금 한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죠.

문성휘 : 그 동영상을 통해서 드러났다 시피 필로폰은 일반주민들은 물론이고 군인들이나 간부들, 지어 마약을 직접적으로 단속하는 보안원들도 상습적으로 흡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고등중학교 학생들 속에서도 집단적으로 마약을 흡입하는 현상들이 늘어남에 따라 북한 당국도 단속의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박성우 : 북한인터넷 전문매체인 '데일리 NK'도 지난 1월 4일 보도를 통해 청소년들의 생일선물로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이 ‘마약’이다. 즉, ‘얼음’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중학생들과 여성들의 마약중독현상이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요?

문성휘 : 네, 청소년 마약중독자들 때문에 최근 고등중학교들에서는 임의의 시각에 학생들의 가방과 주머니들을 검열하는 제도가 일상화 됐다고 합니다.

또 국경경비대원들 속에서 마약중독자를 찾아내기 위해 여러 차례 혈액검사도 했다고 하는데요. 마약이라는 게 흡입한 시간이 오래 지나면 혈액검사에 잘 나타나지 않는대요. 북한 당국으로선 검열이 어렵다고 해요.

지난해 12월 20일에는 겨울방학을 앞두고 청진시 포항구역에 있는 남강여자중학교를 불시에 검열했는데 16살 난 졸업반 여학생 절반 이상에서 필로폰을 흡입할 수 있는 기구들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이렇게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실제로 마약을 근절시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 왜 통제하기가 힘든 거죠?

문성휘 : 한마디로 유착관계 때문인데요. 간부들과 법관들, 마약제조상들과 밀수꾼들이 서로가 얽혀 들어서 설사 한 사람이 잡힌다고 해도 도중에 수사가 흐야무야(흐지부지) 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합니다.

박성우 : 참, 야단이군요. 앞으로 통일된 한국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서도 제발 마약만큼은 통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2. 전력 주파수 문제로 공장, 기업소 가동 중단


박성우 : 이번엔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북한은 겨울만 되면 전기를 공급해줘도 공장을 가동할 수가 없다고 했던데 왜 그렇습니까?

문성휘 : 네, 거기에 대해 말하자면 이런 이야기를 먼저 드리죠. 지난 17일 만포역을 떠난 ‘만포-혜산 청년선’, 제10열차가 열흘째 후창군에서 멈춰서 있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박성우 : 움직이지 않고 한군데 서있었다고요?

문성휘 : 네, 요새처럼 날씨가 추울 땐 그쪽은 영하 26도 이하로 떨어진다고 하거든요. 열차가 하루 이틀 새에 떠날 가망이 없다는 소식이 들리자 승객들은 길거리에 나서 자동차를 잡아타든지, 주변에 있는 지인이나 친척들의 집에 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짐이 많은 열차 손님들은 자리를 뜨지 못하고 지금도 혹한에 떨고 있다는데요. 이들은 대부분 자강도 증강군이나 양강도 후창군에서 식량구입에 나선 주민들이라고 합니다.

이런 사실이 철도성과 전력공업성에까지 보고되면서 북한 당국도 비상대책에 나섰다고 하니까 아마 지금쯤은 열차가 들어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설사 당국이 대책을 세워 열차가 들어왔다고 해도 그게 1회성에 불과하고 겨울동안 ‘혜산-만포행’ 열차는 다시 뛰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열차가 떠나지 못하는 원인이 고장이나 정전사태 때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박성우 : 고장도 아니고 정전도 아니면 열차가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가 뭐라고 합니까?

문성휘 : 그게 전력강하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보통 겨울이면 주민 세대들에 전기를 거의 주지 못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예년보다 주민 세대들에 전기를 많이 주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전기 사정이 좀 낳아졌다는 말씀인가요?

문성휘 : 그런 게 아니고요. 금방 말씀드린 것처럼 전력주파수가 떨어지기 때문에 설사 전기를 준다고 해도 공장, 기업소를 가동할 수 없으니까 결국 공장, 기업소들에 주던 전기를 주민 세대들에 많이 돌리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박성우 : 아, 그러면 문제가 전력 주파수라는 건데 전력 주파수가 떨어지는 원인은 뭐라고 합니까?

문성휘 : 일반적으로 전기는 전압과 전력으로 나뉘는데요. 흔히 가정세대들에서 말하는 220V, 이건 전압입니다. 그 외 대부분 나라들, 북한도 60HZ라는 전력주파수를 사용하지 않습니까?

북한도 60HZ의 전력주파수를 쓰는데 이러한 주파수가 나오려면 발전기가 초당 3300번 회전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겨울철이면 물량이 떨어지고 게다가 북한이 요새 외화를 획득하려고 석탄의 대부분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나니 화력발전소들에 고품질 석탄이 보장되지 못해 발전기를 돌릴 수 있는 터빈들이 제 능력을 못 발휘 하고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화력발전소 설비들이 다 낡아서 고품질의 석탄이 보장된다고 해도 전력주파수를 맞추기 힘들다는 거죠. 60HZ가 되어야 할 전력 주파수가 40HZ, 지어 37HZ 이렇게까지 떨어지니 전기설비들을 가동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박성우 : 전기사정이 나아져 주민들에게 전기가 더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 공장, 기업소들이 가동을 못할 지경이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전기가 더 많이 공급 된다 이런 얘기군요? 그런데 겨울이면 캄캄 세상에서 살아야 하던 북한주민들이 그나마 몇 시간이라도 전등을 켤 수 있게 된다니까 어찌 보면 다행이다 싶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난방설비조차 갖추어 지지 않은 열차에서 엄동설한에 고통 받을 주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생계를 유지하자니 이 추운 겨울에도 장사 길에 오르지 않으면 안 되긴 하겠죠? 그분들 입장에서 봤을 땐?

북한도 올해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나와 남한에서는 남아도는 전기도 나눠 쓰고 인민들의 식량문제를 풀기 위한 진지한 대책도 논의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문성휘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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