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김정은 생일 왜 반기나?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7-01-02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북한 주민들이 2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경청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2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새해를 맞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과 여러 가지 현상들에 대해 알아보는 ‘북한은 오늘’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문성휘입니다.

김정은이 새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 로켓트(ICBM)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공개했습니다. 북한에서 미국을 직접 타격하려면 사거리가 1만km이상인 대륙간탄도 로켓트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지금껏 북한이 무엇이라고 큰 소리를 쳐왔습니까? “우리는 미국과 당당히 맞설 공격수단들을 이미 가지고 있다”며 백악관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한마디로 자신들은 이미 대륙간탄도 로켓트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대륙간탄도 로켓트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했습니다. 다른 말로 해석하면 아직 북한은 대륙간탄도 로켓트를 가지고 있지 못하며 앞으로 만들어 시험발사를 하겠다는 얘기입니다.

대륙간탄도 로켓트는 한번 발사해서 성공이냐 실패냐를 가릴 수 없는 무기입니다. 적어도 9발 이상은 발사해서 모두 성공해야만 완료될 수 있는 무기입니다. 자칫 핵을 탑재한 대륙간탄도 로켓트가 발사과정에 사고가 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남의 집 태우려다 제집 통째로 구워먹는 꼴이 될 것입니다. 설령 대륙간탄도 로켓트를 성공했다고 해도 그 보다 더 어려운 지구 재진입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음속 20배의 속도로 지구에 진입해야 하며 그런 환경에서 불타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어려운 조건을 다 극복했다 해도 3중으로 된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북한의 대륙간탄도 로켓트가 과연 뚫어낼 수 있을까요? 그럴 시간이면 벌써 미국이 보유한 트라이던트 미사일에 의해 북한은 재가루가 돼 있을 것입니다.

자, 그럼 ‘북한은 오늘’ 시작하겠습니다.

북한 당국이 2017년 설명절 휴식을 3일간으로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말이 3일간이라고 하지만 새해 첫 아침은 김일성, 김정일의 동상을 찾아가 참배해야 하고 김정은의 신년사를 청취해야 하기에 실제 휴식은 이틀간에 불과합니다.

참, 새해 첫 출근을 하면 아침조회 시간에 있을 학습검열을 위해 신년사의 웬만한 체계나 내용을 외워두어야 하는데 이틀 동안의 휴식도 간단치 않을 것 같습니다. 북한은 지역별로 새해를 맞으며 ‘명절공급’이라는 걸 했다고 전해들었습니다.

자강도 만포시의 경우 ‘세검정’ 상표의 술과 된장 1kg, 치약, 칫솔, 세숫비누를 ‘명절공급’으로 주었다고 하고요. 양강도 혜산시는 술과 빨랫비누 1장이 ‘명절공급’의 전부였다고 합니다. 주요 명절마다 주던 ‘명절미(쌀)’ 공급은 없었다고 하고요.

북한은 올해부터 김정은의 생일 1월 8일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지정했습니다. 소식통들은 각 지역 식료공장들에서 1월 8일 김정은의 생일에 탁아소로부터 소학교(초등학교)까지의 어린이들에게 줄 당과류 선물 생산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어린이들과 주민들은 김정은의 생일이 ‘민족최대의 명절’로 지정된 것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북한은 해마다 설 명절 이후 1월 20일까지 ‘신년사 학습’기간으로 정해놓고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까지는 새해 첫 전투’라는 명목으로 휴식도 없이 거름생산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설 명절 휴식 후 곧바로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이 따르기 때문에 휴식을 한 번 더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것이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의 생일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지정한 것에 환호하는 원인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 ‘민족최대의 명절’은 김일성의 생일인 4월 15일과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 뿐이었는데 ‘민족최대의 명절’이 되면 항상 어린이들에게 1kg의 당과류세트 선물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김정은의 생일에도 당과류세트 선물을 받을 수 있어 어린이들이 좋아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특히 올해 김정은의 생일은 처음으로 ‘민족최대의 명절’로 지정 되어서 어린이들에게 줄 당과류세트 선물의 질도 높아질 것이고 주민들에게도 ‘명절미’를 비롯해 다양한 혜택이 있을 것으로 간주돼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김정은의 생일이 ‘민족최대의 명절’로 지정된데 대해 누구나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중앙과 지방의 간부들은 김정은의 생일이 ‘민족최대의 명절’로 지정된데 대해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김일성, 김정일의 생일 정주년이 될 때마다 주민들에게 몇가지씩 명절공급을 하라고 지정해 주고 있습니다. 예하면 김정일의 생일 2월 16일이 되면 생일날짜에 맞추어 명절공급 16가지의 생필품을 무조건 마련하라는 식입니다.

중앙에서는 아무런 지원도 없고 그 모든 명절공급을 지방 당국이 알아서 하라는 것인데 명절물자를 마련하자면 부득이하게 중국에서 필요한 생필품을 수입해 와야 한다며 지방에는 명절공급까지 마련할 외화원천이 없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의 중요한 외화벌이 원천은 약초, 광물, 석탄, 해산물이 전부라며 문제는 이런 외화벌이 원천들은 김정은의 비밀자금을 마련하는 노동당 39호실이나 인민무력부, 제2경제위원회 산하 외화벌이 기관들이 독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은 ‘민족최대의 명절’에 지정된 명절공급을 못하는 지방의 간부들을 무조건 해임하겠다거나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식으로 협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내각이나 군, 사법기관 간부들도 ‘민족최대의 명절’은 반갑지 않을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정주년이 되는 ‘민족최대의 명절’에는 당, 행정, 사법기관들이 부서별로 특별한 선물을 마련해 김정은에게 바쳐야 한다며 김정은에게 직접 올리는 선물이어서 뭔가 특별하고 값이 나가는 것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선물을 마련하는 게 간단치 않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올해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이 ‘민족최대의 명절’로 지정되면서 주민들과 지식인들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김정은의 출생과 관련된 비밀들이 공개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주민들과 지식인들 속에서 김정은의 고향과 관련해 평양에 있는 강서초대소라는 설과 강원도 원산에 있는 초대소라는 설이 엇갈려 있다며 북한 당국이 주장하는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과정과 김일성군사정치대학을 누구와 다녔는지, 군사복무는 어디에서 했는지 등 궁금증이 매우 높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일부 소식통들은 북한이 지난해부터 삼지연군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가 김정은의 고향을 아버지 김정일과 마찬가지로 삼지연군으로 정하기 위해서라는 설도 있다며 더욱이 김정은이 ‘백두혈통’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자신의 고향을 삼지연이라고 선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들은 애초 김정은의 고향이 삼지연이라는 설은 존재하지 않았다며 만약 김정은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자신의 고향을 삼지연이라고 무리하게 선전할 경우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뿐 아니라 김일성과 김정일의 과거까지 다 부정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북한은 오늘’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청취를 기대하며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였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