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여객기에 이어 내연기관차까지 운영

서울-문성휘, 오중석 xallsl@rfa.org
2015.01.26
kaesong_diesel_train-305.jpg 2007년 5월 17일 남북 탑승객 150명을 태운 디젤기관차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개성시내를 가로지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를 위해 국내선 여객기를 띄운데 이어 내연(디젤)기관차도 따로 내 운영(운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중석: 문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북한이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선에 민간항공기 운영을 시작한데 어어 최근에는 국경도시에서 평양까지 급행으로 갈 수 있는 내연(디젤)기관차도 따로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자세한 소식이 있는지요?

문성휘: 네, 북한은 지난해 7월부터 처음으로 국내선 민간여객기를 운영하기 시작했는데요. 여객기의 노선은 평양-삼지연, 평양-어랑, 평양-함흥 이렇게 3개의 노선입니다. 3개의 노선을 한주 2회씩 운영하고 있는데 이 노선을 다니는 여객기는 모두 3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예약된 표의 인원에 따라 106석과 80석, 40석 짜리 여객기를 투입하고 있다는데요. 보통은 예약인원에 따라 40석짜리와 80석짜리를 운영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예약인원이 초과될 경우는 특별히 106석짜리 여객기를 띄운다고 합니다.

오중석: 북한에 그만큼 노선에 투입할 여객기가 부족하다거나 여객기를 이용할 손님들이 많지 않다는 얘기가 되는군요.

문성휘: 네, 그렇죠. 여객기의 운영을 주일별로 보면 평양-함흥 노선은 월요일과 목요일, 평양-어랑 노선은 화요일과 금요일, 평양-함흥 노선은 수요일과 토요일에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행기 표의 가격도 최근 많이 조절을 했다고 하는데요.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여객기를 운영할 때까지만 해도 평양-삼지연 노선의 경우 왕복 비행에 92달러, 평양-어랑 노선은 83달러였습니다.

왕복이 아니고 편도노선의 경우엔 왕복 비행의 절반만 가격을 내도록 했다는 거고요. 하지만 지금은 왕복비행의 가격을 많이 내리고 편도 노선의 가격은 많이 올린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오중석: 왕복비행의 가격은 내리고 편도노선의 가격이 올렸다면 어느 정도로 가격이 조정되었다는 건가요?

문성휘: 네, 현재 평양-삼지연 노선의 경우 왕복비행 가격은 기존의 92달러에서 86달러고, 평양-어랑 노선은 왕복비행 가격이 기존의 83달러에서 75달러라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평양-삼지연 구간의 편도 노선은 70달러, 평양-어랑 구간의 편도 노선은 60달러로 올랐다는 것입니다.

오중석: 편도노선과 왕복표의 값이 별로 차이가 없군요. 편도노선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얘긴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좀 알려진 게 있습니까?

문성휘: 네, 북한에서 여객기를 한번 타려면 4인 가족이 한달 동안 넉넉히 먹고 남을만한 돈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비싼 돈을 주고 여객기를 이용하려는 것은 생전에 한번 비행기를 타보고 싶은 욕망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히 부부동반이라든지, 가족들과 함께 비행기를 탈 경우 돈이 너무 많이 들어 대부분 편도 비행만 이용한다는 건데요. 때문에 북한은 더 많은 손님들을 끌기 위해 왕복비행기의 표는 값을 더 내리고 대신 편도 비행은 값을 더 올렸다는 것입니다.

오중석: 그러니까 기왕 여객기를 탈거면 왕복으로 표를 사라, 이런 의미이군요?

문성휘: 네,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북한 주민들이 비행기를 이용하는데 많은 장애가 있다고 합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북한의 수도인 평양시에 들어가려면 비행기 표 외에도 ‘특별증명서’와 ‘승인번호’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별증명서’를 떼거나 평양시에 들어가는 것을 승인하는 ‘승인번호’를 발부받는데도 다 돈이 들기 때문에 실제 비행기를 한번 타고 여행을 하려면 겉으로 드러난 비행기 표 값에 비해 훨씬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 현지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오중석: 그렇게 돈이 많이 든다면 앞으로 북한의 육상 교통수단들이 다 정상화 될 경우 여객기를 이용하려는 주민들은 많이 줄어들겠군요?

문성휘: 네, 벌써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은 전기 사정이 열악해 겨울철 열차의 정상운영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에서 평양행 열차를 타면 보통 한주일은 걸려야 평양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북한은 이런 열악한 교통망을 악용해 따로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해 12월부터 뛰기 시작한 내연기관차, 일명 디젤기관차를 들 수 있는데요.

내연기관차의 경우 전력공급이 필요 없어 운행시간을 정시로 지킬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는 견인 기관차가 적어 평양-혜산, 평양-두만강, 평양-신의주 이렇게 3곳을 한주에 한 번씩만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북한은 모든 철도노선들에서 이런 내연기관차를 도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내연기관차가 많이 뛰게 될 경우 주민들속에서 여객기에 대한 수요가 많이 줄어 들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항공기나 전기로 뛰는 열차도 다 마찬가지인데요. 난방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비행기를 타도 뜨거운 여름철엔 더위를 피할 수 없고 겨울철엔 혹독한 추위에 시달려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내연기관차에는 매 객차 칸마다 석탄을 때는 난로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비교적 난방이 잘 보장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문제는 이런 내연기관차의 열차표 값입니다. 일반 전기기관차의 경우 평양-혜산 제1열차와 평양-두만강 제3열차의 열차표는 한 장에 북한 돈 1천2백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내연기관차는 어린이나 어른에 관계없이 1인당 열차 좌석표의 가격은 북한 돈으로 9만원, 좌석 없이 서서 가는 표는 북한 돈 7만원이라고 합니다. 좌석표의 경우 중국인민폐로 환산하면 70원(위안)인데요. 이게 달러로는 11달러 정도, 한국 돈으로는 1만2천원 정도가 됩니다.

오중석: 네, 그렇다면 한국의 무궁화 열차로 서울에서 대전이나 세종시에 가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건데요. 북한 주민들의 현재 소득수준으로 이런 열차를 과연 이용할 수 있을까요?

문성휘: 네, 이용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죠. 왜냐면 북한 돈 9만원, 이게 중국 인민폐 70원인데요. 이 돈은 현재 북한 장마당에서 쌀로 22kg, 강냉이는 50kg을 살 수 있는 돈입니다. 북한은 최근 일부 특수 분야 과학자들의 월급을 북한 돈 30만원으로 올려주었습니다.

오중석: 북한이 특정 과학자들에게만 최대로 높여주었다는 월급 30만원을 가지고도 내연기관차 표를 사는 게 쉽지 않다는 얘기가 되는군요.

문성휘: 네, 그렇죠. 게다가 대부분의 북한 노동자들이나 사무(공무)원들, 농민들은 아직 월급이 전혀 오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런 조건에서 일반주민들이 내연기관차를 이용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건데요.

이게 단순히 내연기관차뿐이 아닌 것 같습니다. 북한 당국은 최근 지방 식료공장들을 통해 생산한 술도 북한 돈 3천씩 팔고 있습니다. 개인들이 장마당에서 팔고 있는 술은 북한 돈 1천원인데 여기에 비해 3배로 비싼 가격이죠.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지금과 같이 높은 국정가격으로 하여 앞으로 장마당의 모든 생활필수품들, 식량가격까지 더 오르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주민들을 상대로 한 북한 당국의 무모한 돈벌이가 자칫 거센 반발에 이어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게 대부분 소식통들의 판단입니다.

오중석: 네, 북한당국이 현재의 어려운 교통체계를 악용해 주민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국내선 여객기와 내연기관차라는 얘기군요. 이러다 가뜩이나 비싼 북한의 장마당 물가가 폭발적으로 뛰어 오르지나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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