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생필품 생산 크게 늘어

서울-문성휘, 오중석 xallsl@rfa.org
2015.03.02
py_daily_product_exhibit-305.jpg 2013년 3월 평양 3대혁명전시관에서 열린 전국인민소비품전시회.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이 ‘새경제관리체계’를 시범 도입한 공장들에서 많은 인민소비품(생필품)들을 만들고 있으나 아직 생산의 정상화까지는 멀었다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오중석: 문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국제유가하락과 러시아의 경제원조에 힘입어 북한의 경제가 많이 호전되는 분위기이다, 우리 자유아시아방송이 이런 내용을 여러 차례 보도해드렸는데요. 실제 이런 상황과 맞물려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좀 나아졌는지 궁금합니다. 자세한 내용이 좀 알려진 게 있는지요.

문성휘: 네, 아직 북한의 경제가 호전됐다고 장담할 수 없지만 최근 상당히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장마당에서 휴지 취급을 받던 북한 화폐가 점차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중석: 그 말은 장마당에서 중국인민폐보다 북한화폐로 살 수 있는 물품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인가요?

문성휘: 네, 아직도 장마당에서 대부분의 거래는 중국인민폐로 하고 있지만 북한 돈으로 거래되는 물품들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현재 북한의 장마당들에서 환율은 중국인민폐 1위안 대 북한 돈 1천3백 원 선에 고정돼 있습니다.

소식통들은 당분간 지금의 환율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북한 돈의 가치가 이렇게 조금씩 달라지게 된 배경에는 북한산 인민소비품(생필품)이 장마당에 많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오중석: 북한도 이젠 장마당에 내놓을 수 있을 만큼 경공업제품을 많이 만들어 내고 있다는 얘기로 들리는데요?

문성휘: 네, 이젠 북한의 장마당들에도 국산 경공업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국산품들은 모두 북한 돈으로 거래되고 있는데 그러다나니 북한 돈의 가치가 점차 오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오중석: 북한이 경공업제품들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면 북한의 경제상황이 상당히 호전됐다는 말인데요. 실제로 좋아졌습니까?

문성휘: 그런 면도 물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소식통들은 ‘새경제관리체계’가 조금씩 효과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무질서하게 도입하던 ‘새경제관리체계’를 모두 중단시켰는데요.

그리고 중앙에서 시범적인 생산단위를 지정해 ‘새경제관리체계’를 도입하고 이를 확대하는 식으로 방법을 바꿔 시행하고 있습니다. 각 도 소재지들 역시 지방산업 공장들을 한두 개씩 시범단위로 지정해 ‘새경제관리체계’를 도입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 지방에서 ‘새경제관리체계’ 도입단위로 지정한 공장, 기업소들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생산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중앙에서 지정한 단위들은 전력과 원료, 자재들을 우선적으로 대준다고 합니다.

중앙에서 우선적으로 전기와 원료, 자재들을 대주어 ‘새경제관리체계’를 도입한 공장, 기업소들에서는 인민소비품 생산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건데요. 북한이 지정한 단위들은 대체로 평양, 원산, 함흥에 밀집해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오중석: ‘새경제관리체계’를 시범적으로 도입한 단위들에서 인민소비품 생산이 활기를 띤다고 했는데 이들 단위에서는 대체로 어떤 소비품들을 생산하고 있나요?

문성휘: 네, 대부분 식생활과 관련된 제품들이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식용유는 중국에서 들여 올 필요가 없을 만큼 많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포장도 500그램부터 1kg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하는데요.

상표도 평양 모란봉식료공장, 평양룡성식료공장, 함흥 기초식품공장으로 다양하다고 합니다. 식용유는 이런 곳 외에도 청진 수성천식료공장 등으로 수십 가지가 된다고 했습니다.

그 외 사탕과자는 북한의 룡성식료공장, 평양곡산공장에서 나오는 것들이라고 하는데 북한의 장마당들에 넉넉하게 나올 만큼 생산량이 많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라선시에서 생산된 육포와 물고기 가공제품들도 앞 다퉈 쏟아지고 있다고 하고요.

특히 함흥에서는 쌀국수, 메밀국수, 강냉이국수와 같은 면 종류들이 상당히 많이 나오고 있다고 하고요. 원산시에서 생산된 육된장, 고추장, 맛내기간장, 맛내기(미원) 등 각종 조미료들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고요.

오중석: 그러니까 ‘새경제관리체계’로 지정된 몇 개의 공장들만 돌고 있는데도 장마당에서 중국 상품들을 대체할 만큼 많은 종류의 식료품(식품)들이 나오고 있다는 얘기이군요.

문성휘: 네, 그렇다고 합니다. 그 외에 평양양말 공장에서 만든 양말, 긴양말(스타킹), 걸개바지(밴드스타킹) 등도 최근 장마당들에 나오기 시작했다고 하고요. 신발의 경우 좀 비싼 걸 요구하지 않는다면 북한에서 생산된 제품들도 많다고 합니다.

오중석: 식료품 외에도 중국 상품을 대신할 인민소비품들이 많다는 뜻이군요?

문성휘: 네, 이미 북한은 외화벌이기관들이 경쟁적으로 담배를 생산하면서 장마당에서 중국산 담배들을 거의 밀어냈습니다. 지금은 당면과 국수류, 술, 식용유를 비롯한 많은 식료품들이 중국제와 경쟁을 하고 있다는 건데요.

또 신발과 구두, 특히 화장품들도 이제는 중국산보다 질이 좋거나 비등한 제품들이 많다고 합니다. 평양, 사리원, 신의주에서 많은 종류의 화장품들이 나오고 있는데 북한 여성들도 이젠 중국산 화장품보다 ‘은하수’와 같은 북한 화장품들에 더 큰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합니다.

오중석: 장마당들에서 북한산 경공업 제품들이 중국산 제품들과 질적 측면이나 가격적인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이야기로 들리는데, 실제 중국산 제품들이 장마당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보아도 되는 건가요?

문성휘: 아직 중국산 제품들이 밀려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부분적으로는 중국제품과 경쟁력을 가진 제품들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아직 질적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건데요.

북한이 ‘새경제관리체계’를 도입하고 원료, 자재를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공장들도 정상적인 생산이 많이 어렵다고 합니다. 실례로 장마당에 많이 나오고 있는 ‘신흥관 국수’를 들 수 있는데 이게 질이 고르지 못하다고 합니다.

오중석: 같은 상표이면 같은 공장에서 나오는 상품이겠는데 왜 질이 고르지 못하다는 거죠?

문성휘: 네, 이게 같은 공장이라고 해도 꼭 같은 재료를 쓰지 못한다고 합니다. 북한 당국이 공급하는 재료에 의존해 만들다 보니 중국산 밀가루가 쓰일 때도 있고, 러시아산이나 호주산 밀가루를 쓸 때도 있다고 합니다.

거기다 전력도 고르지 못하다고 하고요. 그렇다나니 같은 상표의 ‘신흥관 국수’인데도 질이 좋아 상당히 호평을 받는 때가 있는가하면 “가마에 넣으면 다 죽이 된다”고 아우성이 나올 때도 있다는 것입니다.

오중석: 그러니까 원료가 고르지 못하고 전기 공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않아 같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라 해도 질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이군요.

문성휘: 네, 한마디로 그렇습니다. 원료가 정상적으로 공급되자면 아직 멀었다는 건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생산을 시작한 기업소들은 월급이 높아지고 여러 가지 이익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의도하는 만큼, 그리고 북한 주민들이 생계를 유지할 만큼의 수준까지는 월급이 오르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고요. 그래서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네, 무슨 말인지 잘 알겠습니다. ‘새경제관리체계’를 시범 도입한 공장들을 통해 인민소비품을 적지 않게 생산하고 있다. 그렇지만 시범적으로 ‘새경제관리체계’를 도입한 공장들도 해결해야 알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얘기인데요.

북한이 앞으로 이런 어려운 문제들을 어떻게 넘어갈 것인지 주목해 보아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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