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 농사작황 지난해 못지 않아

서울-문성휘, 오중석 xallsl@rfa.org
2015.10.19
py_chilgol_harvest-620.jpg 평양시 만경대구역에 있는 칠골남새전문농장에서 농장원들이 추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 내부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북한의 올해 알곡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높을 것으로 소식통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가을걷이를 빨리 끝내기 위해 북한 당국이 대학생들까지 농촌지원에 내몰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오중석: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가을철을 맞으며 북한의 식량가격이 많이 내리고 있다, 얼마 전 문 기자가 이런 기사를 보도했는데요. 올해 북한의 가을걷이 상황은 어떤지, 그리고 올해 농사작황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관련된 소식이 좀 알려진 게 있는지요?

문성휘: 네, 북한 당국은 노동당창건 70돌인 10월 10일 이전으로 북부고산지대 협동농장들에 가을걷이를 끝낼 것을 지시한 것으로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지금은 감자나 강냉이를 심는 고산지대 협동농장들의 가을걷이가 끝났다고 하고요.

벼를 기본으로 심는 내륙지대 협동농장들의 가을걷이도 거의 마감단계라고 합니다. 내륙지대는 북부 산간지대와 달리 날씨가 따뜻해 지금이라도 가을걷이에 별 무리가 없다고 하는데요. 올해 북한의 농사도 지난해 못지않다는 게 소식통들의 이야기입니다.

오중석: 지난해 북한의 농사가 비교적 잘 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확한 알곡생산량은 얼마인지 알려졌습니까?

문성휘: 북한에서 알곡생산량은 항상 비밀입니다. 구체적인 알곡 생산량을 공개하지 않는데요. 그러나 북한 주민들도 그래, 농업부문 관계자들도 장마당에서 식량가격과 여러 가지 자료들을 통해 대략적인 추정은 하고 있습니다.

올해 북한은 평양시 주민들과 당, 행정, 사법기관 간부들, 그리고 의사, 교원들에게 정상적인 식량공급을 했습니다. 장마당에서 쌀 가격도 6천원을 넘어섰는데 아직까지 북한 주민들은 중국산 쌀을 사먹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장마당에서 중국산과 북한산 쌀의 값이 같은데 기왕이면 질이 좋은 북한산 쌀을 사먹는다는 거죠. 중국산 쌀은 대개 개량종인데 밥을 해 놓으면 북한 쌀에 비해 질이 확연히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오중석: 그러니까 중국산 쌀이 장마당에 나오지 않는 게 아니라 장마당에 나와도 잘 팔리지 않는다, 이런 말씀이군요.

문성휘: 네, 맞습니다. 그만큼 장마당에서 북한산 쌀이 바닥이 나지 않았다는 건데 이건 지난해 알곡생산량이 매우 높았음을 뜻합니다. 이런 근거를 가지고 북한의 농업부문 관계자들은 지난해 알곡생산량을 대략 520만 톤에서 550만톤 사이였던 것으로 짐작을 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식량을 550만 톤만 생산하면 북한이 올해처럼 큰 식량난을 면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군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후계자로 선정되었던 시절인 2009년부터 한해 국가계획 식량생산량을 7백만톤으로 잡았습니다. 7백만톤의 식량만 있으면 주민들의 먹는 문제는 물론 축산사료와 공업용 원료로 넉넉히 충족할 수 있다는 의미이죠.

오중석: 네, 지난해 최소 520만 톤 이상의 식량을 생산해 비록 축산사료까지는 해결하지 못했지만 올해 주민들의 식량난은 대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 이런 말인가요?

문성휘: 네, 한마디로 그렇다는 거죠.

오중석: 그런데 현재 북한의 경지면적에서 식량 700만 톤 생산이 가능한가요?

문성휘: 네, 북한은 경사도 15도 이하인 땅을 경지면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경지면적은 대략 2천만정보(대략 2천만ha) 정도가량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서 농경지로 사용되는 땅은 약 1천6백만정보(1천6백만ha) 가량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그렇다면 농경지로 사용하고 있는 1천6백만 정보에서 알곡 1톤씩만 생산을 한다고 해도 한해 식량생산량이 1천6백만톤 정도가 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요.

문성휘: 네, 수학적으로 보면 그런 계산이 나옵니다. 그런데 실제 과수라든지, 채소, 섬유나 사료작물의 면적을 빼고 나면 알곡을 심는 면적은 많지 않다고 합니다. 식량생산에 이용되는 땅은 약 500만 정보라는 게 현지 농업관계자들의 주장입니다.

여기서 논 면적은 약 3백만정보, 기타 강냉이와 감자의 면적을 약 2백만 정보로 보는데요. 그나마도 한해 큰물피해라든지 가뭄 등 자연재해로 손실을 보는 면적을 계산하면 한해 알곡생산 면적은 4백만 정보로 봐야 한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오중석: 그만큼 자연재해의 피해가 크다는 얘기군요. 하지만 알곡생산을 위한 농경지 면적이 4백만 정보가 된다고 해도 한국기준으로 보면 식량생산계획 7백만톤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요?

문성휘: 네, 맞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좀 다르다고 합니다. 북한의 식량은 가을걷이를 해놓은 다음 보관문제로 입는 손실이 크다고 합니다. 특히 식량이 돈벌이에 악용되면서 공정한 배급이 이루어지지 못해 북한의 식량난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분석입니다.

장사꾼들에 의해 쌀값이 많이 부풀려 진다는 거죠. 지난해는 북한의 농사가 잘 되어 올해 쌀 장사꾼들의 돈벌이가 잘 안됐다고 합니다. 특히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뙈기밭 농사도 잘돼 장마당에서 쌀이 잘 팔리지 않는다는 거죠.

오중석: 북한에서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뙈기밭 면적도 적지 않은 것 같은데 협동농장 알곡생산 면적을 빼고 개인들의 뙈기밭 면적은 얼마인지 조사된 적이 있나요?

문성휘: 네, 북한은 김정일 시대인 2002년부터 ‘7월1일 경제관리조치’라는 걸 내놓고 개인들의 농경지를 모두 측정했습니다. 농경지 1평당 당시 북한 돈 12원이라는 사용료를 물도록 했는데요. 이때 조사된 개인들의 농경지가 90만평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동안 개인들의 뙈기밭을 크게 늘어났다고 해도 100만평 좀 넘을 것이라는 게 현지 농업부문관계자들의 추산입니다. 그런데 개인들이 관리하는 뙈기밭은 주로 알곡작물을 심는데다 생산량도 협동농장 농경지의 배로 많다고 합니다.

오중석: 북한뿐만 아니라 원래 사회주의 집단농장이라는 게 다 그런 거죠. 북한이 농업의 집단화를 고집하는 이상 협동농장의 알곡생산량이 개인들의 뙈기밭 생산량을 넘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좀 어떻습니까? 지난해에 비해 농사가 괜찮게 되었다는 얘기가 들려오는데요?

문성휘: 네, 북한 내부소식통들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북부고산지대의 가을걷이는 모두 끝냈다고 하고요. 벼를 심는 내륙지대에서는 지금 가을걷이를 끝내지 못해 대학생들까지 총동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부 고산지대인 양강도의 경우, 감자가 주작물인데 지난해 정보당 평균 생산량은 22톤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정보당 평균 27톤으로 현지 소식통들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그러니까 감자농사는 지난해보다 더 잘됐다는 거군요.

문성휘: 네, 많이 잘됐다는 거죠. 그래서 양강도는 올해 매 직장과 인민반 부양가족들에게 5달분 식량으로 어른(성인) 1인당 270kg의 감자를 공급하고 있다고 합니다. 감자 270kg은 쌀로 환산하면 67.5kg에 해당되는 량입니다.

지난해 양강도는 석달분 배급을 감자로 풀었습니다. 올해는 5달이라고 하니 그만큼 감자농사가 잘됐다는 것이 실감이 되고요. 내륙지대의 경우 벼 가을이 마감단계라고 합니다. 가을걷이가 끝났다고 해도 베어 놓은 벼를 탈곡장까지 실어내야 하고 탈곡(도정)까지 하려면 아직 많은 일손이 필요하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올해 북한의 농사작황에 대해서도 “가뭄과 큰물피해가 있었다고 하지만 농사작황은 높은 편”이라며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농민들속에서 올해 농사가 지난해보다 더 잘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판단”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오중석: 네, 배고픔으로 허덕였던 북한 주민들이 올해처럼 내년에도 먹는 문제에 큰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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