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북, 국경경비대에 무선전화 도입 예정

서울-박성우, 문성휘 xallsl@rfa.org
2012.10.29
tollgate_checkpoint_china-305.jpg 중국 공안이 북한과의 국경지역에서 검문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 당국이 국경경비대에 무선전화기(무전기)를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탈북자들은 미국과 한국 정보기관의 희생물이며 이들은 공화국의 품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내용의 선전을 북한 당국이 대대적으로 벌리고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1. 북, 국경경비대에 무선전화 도입 예정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북한 당국이 국경경비대에 대한 강도 높은 합동검열을 벌리고 있다, 우리 자유아시아방송이 몇 차례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그로 인해 국경연선 도시들에서 밀수나 도강행위도 거의 중단되었다는 소식들이 있는데요. 검열결과가 어떻습니까? 그리고 아직도 국경연선의 경계가 삼엄한지요?

문성휘 : 네, 북한 당국이 지난 10월 10일부터 인민군보위사령부와 국가보위부 합동 검열대를 조직해 국경경비대에 대한 강도 높은 검열을 진행했는데요. 검열기간은 이달 말까지라고 하니까 아직도 경계가 삼엄하다고 합니다.

양강도 혜산시만 놓고 보아도 혜탄동 국경경비대 중대와 ‘위연 닭공장’ 주변 국경경비대 중대는 중대장부터 부소대장들까지 모두 교체되었다고 하고요. 그중 ‘위연 닭공장’ 주변 국경경비대는 소대장 1명과 부소대장 3명이 현재 구속된 상태이고 성후동을 비롯해 소대장이나 부소대장들이 주민들의 밀수방조 혐의로 구속된 중대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번 검열이 매우 강도가 높았음에도 구속된 인원은 생각보다 아주 적다는 겁니다. 여기에 대해 양강도 소식통들은 “검열의 기본 목적이 국경경비대와 주민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경경비대의 도움이 없다면 주민들의 밀수 행위나 도강행위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발상으로부터 이러한 연결고리를 끊는 것에 중점을 두고 검열을 진행했다는 얘기인데요.

그러다나니 이번 검열기간에 경비대원들의 바깥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하게 논의된 것이 잠복근무에 나간 경비대원들의 통제인데요. 일단 잠복근무에 나가면 그들이 어데서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 알아 낼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근무성원들도 그런 빈틈을 이용해 근무시간에 민가에 들어가 잠을 잔다던지, 밥을 얻어먹는다든지 하면서 주민들과 연계를 가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검열성원들도 경비근무에 나간 대원들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를 두고 논란이 많았다는데요. 결론적으로는 근무성원들과 경비중대 간의 연락수단, 그리고 감시수단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연락수단과 감시수단으로 무선전화기(무전기) 도입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합니다.

박성우 : 아, 그럼 앞으로 경배대원들에게 무선전화기가 보급된다는 겁니까?

문성휘 : 네, 일단은 그렇게 논의가 됐다는데 문제는 그런 수단들을 모두 중국이나 외국에서 사들여야 한다는 것이고 그러자면 돈이 필요하다는 거죠. 무선전화기를 도입할 경우 전파신호를 추적해 현재 근무성원들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도 파악이 가능하다고 하고요. 또 어떤 사고나 돌발사태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신속하게 대책을 세울 수 있다는 겁니다.

보통 한 개 중대에 4대 정도의 무선전화기만 있으면 경비근무에 나간 대원들의 감시와 사고 상황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도입이 시급하다는 점에는 의견을 모았고 그러한 의견을 중앙에 보고했지만 앞으로 언제, 어떤 방법으로, 무선전화기를 보급하게 될지는 결론이 안 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못 되더라도 내년 중엔 무선전화기가 도입될 것 같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판단이고요. 무선전화기까지 보급되면 주민들의 밀수나 도강행위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는 것이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박성우 : 주민들의 생활향상보다 권력유지가 더 급한 북한이니 권력유지에 필요한 수단이라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마련하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2. 북, 탈북자는 미국과 한국 정보기관의 희생물

박성우 : 자, 이번엔 다른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북한 당국이 한국에서 정착생활을 하다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간 박정숙 여인과 김일성의 동상을 까부수는 모임, 소위 ‘동까모’ 조직원이라는 탈북자 전영철을 내세워 기자회견을 벌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그들의 사례를 역이용해 탈북자들이 공화국(북한)의 품을 몹시 그리워하고 있다, 자신들이 미국과 한국 정보기관의 모략에 속아 한국으로 갔다, 이런 내용의 선전을 벌리고 있다고 최근에 문 기자께서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좀 구체적으로 설명을 좀 해 주시죠.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문성휘 : 네, 최근 북한 당국이 노동당원들과 근로자들을 위한 ‘해설선전자료’들을 통해 이런 선전을 늘여놓고 있다는데요.

한국에 정착했던 박정숙이라는 여성이 지난 5월에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서 남한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해서 한국사회에 충격을 주지 않았습니까?

박성우 : 네, 참 안타까운 일이었지죠.

문성휘 : 그때 박정숙 여인은 탈북자들이 남한사회에서 제대로 정착도 못하고 식당일이나 쓰레기를 치우는 일과 같은 제일 허드렛일을 한다고 말했었고요. 또 지난 6월에는 탈북자 전영철을 기자회견장에 내 세워서도 같은 말을 반복하게 했습니다. 이 사람은 소위 ‘동까모’라는 조직의 일원으로 북한에 잠입했다가 잡혔다는 게 북측의 주장이었지요.

당시 북측 당국이 초점을 맞추려 했던 것은 김정은의 대범한 은정과 이른바 ‘남조선 괴뢰들의 반공화국 책동’이었습니다. 또 이 사건을 대남 도발에 이용하기도 했었지요.

그런데 최근에 나온 해설선전 자료들을 보면 박정숙 여인과 전영철이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들 중에서 탈북자들이 한국에 와서 고생한다는 몇 마디를 크게 확대해서 다시 요란하게 떠들고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 북한 당국이 짜준 대로 박정숙이나 전영철이 대답했을 가능성이 높지 않나요?

문성휘 : 그렇죠. 특히 북한은 박정숙 여인이 “지금 남한에 간 탈북자들도 다시 북한으로 돌아오고 싶어 하며 북한에서 살던 시절을 잊지 못한다”고 한 말을 부풀려서 탈북자들 전체가 마치도 박정숙 여성의 소식을 듣고 몹시 흥분했고 다시 공화국의 품에 안길 그날만은 기다린다는 식으로 선전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탈북자들 모두가 공화국 북반부를 허물기 위한 미제와 남조선 괴뢰 정보기관의 희생물들이며 그들이 자신들 스스로의 선택이 아니라 중국에서 미국과 남한의 정보기관에 납치되었거나 아니면 그들에게 속아서 한국행을 하게 되었다고 떠들고 있다는 거지요.

박성우 : 북한 주민들이 그러한 선전을 과연 믿을까, 이른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어떻다고 하나요?

문성휘 : 물론 믿는 주민들은 얼마 없다는 게 소식통들이 전해온 이야깁니다. 하지만 일단 탈북을 결심하고 기회를 기다리는 주민들이라면 많이 불안해 지기도 하겠죠.

요즘 북측이 하고 있는 이 해설선전 자료를 보면, 최근 국경연선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소동과 더불어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탈북을 얼마나 두려워하고 있는지를 그대로 드러낸 행동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국경연선에서 살며 한국사회에 대해 비교적 많이 알고 있는 주민들은 북한 당국의 그런 처사를 놓고 “그럼 앉아서 굶어 죽기를 기다리겠냐? 한국이 아무리 어려운 사회라고 해도 최소한 굶어죽지는 않을 게 아니냐?"라며 북측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못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요즘 북측 당국이 일반 주민들을 하고 있다는 해설선전을 보면, 바로 이 격언이 떠오릅니다. 진실은 가리고자 해도 가릴 수 없는 것이겠지요.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다리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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