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부동산 중개업체 성업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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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_apartment1_305 사유재산이 허용되지 않는 북한에서 자본주의 사회에나 있을 법한 부동산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사진은 북한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마을.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매주 월요일 자유아시아 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내부의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사유재산이 허용되지 않는 북한에서 자본주의 사회에나 있을 법한 부동산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습니다.

- 북한 당국이 추진하던 양어사업이 모두 몰락한 가운데 개별적 가정들에서 미꾸라지 양어가 큰 인기 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 폭력조직들이 부동산 중개업 독점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북한에서는 사유재산, 그러니까 생산수단이나 토지에 대한 개인소유를 인정하지 않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부동산 업체 같은 것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최근에는 ‘북한에도 부동산 업자들이나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있다’ 이런 소식들이 들리고 있던데요. 어떻게 된 일이죠?

문성휘 : 네, 자본주의사회에서는 국가의 승인아래 부동산 업체들이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북한은 그렇지 않습니다. 개인이 부동산을 가지고 있을 수가 없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볼 때 부동산 거래나 부동산 업체가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북한 당국이 주장하는 원칙이고요. 지금 북한에 원칙이 어디 있겠습니까?

부동산도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지금도 북한매체들을 보면 해마다 수많은 살림집들을 지어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한다고 선전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습게도 북한에서 개인 간의 부동산거래는 이렇게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살림집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수요를 만족시킬 만큼 집을 짓지 못하는데다 세대별 인원을 고려하지 않고 주택을 공급하기 때문인데요. 거기에다 운송수단이 결정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직장까지의 출근거리도 무시해 버림으로써 결국 많은 주민들이 주택 이동, 이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겁니다.

거기에다 간부나 예술인들을 우대하면서 그들에게 큰 집을 주고 상대적으로 큰 집이 필요한 지식인들이나 기술자들이 소외되었던 점, 그리고 80년대 중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빈부격차가 불법적인 부동산 거래를 발생시켰던 주요 원인으로 되었습니다.

북한은 살림집을 배정받을 때 각 지역 인민위원회 도시경영과에서 ‘입사증’이라는 것을 발부받습니다.

박성우 : 집에 들어가는 증명서, 이런 것이겠군요?

문성휘 : 네, 그러니까 이른바 국가가 개인들에게 살림집을 빌려주는 형식입니다.

80년대 말, 90년대 초반부터 지역 인민위원회 도시경영과 간부들에게 뇌물을 고이고(주고) ‘입사증’을 바꾸는 형식으로 서로 살림집을 맞바꾸는 현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아예 개인 소유처럼 살림집을 팔고 사는 현상이 노골화되었습니다.

박성우 :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빈집도 많았다면서요? 가족이 굶어죽는 바람에…

문성휘 : 네, ‘고난의 행군’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가 살림집에 대한 재분배, 그러니까 돈 없는 사람들은 밀려서 도시외곽으로 쫓겨 가고 돈 있는 사람들은 교통이라든지, 장사에 좋은 위치로 이동을 하게 된 겁니다.

실례로 평양시에서도 중구역의 창광거리라고 하면 중앙당 간부들만 모여살고 사동구역 송신동 일대는 제일 가난한 사람들만 모여 사는 것처럼 지역별로 부자촌과 빈민촌이 형성되었습니다.

특히 2002년에 있었던 ‘새경제관리체계’ 이후 북한당국이 개인들의 소토지, 그러니까 뙈기밭이죠. 이 소토지들에 대해 1평당 12원이라는 세금을 받아냈습니다. 이렇게 땅값까지 받아내니깐 개인 살림집에서 토지에 이르기까지 가격이 정해지게 되고 그에 따라 개인과 개인 간에 자유로운 부동산 매매가 이루어지게 된 겁니다.

박성우 : 개인 간의 직접적인 부동산 매매와 부동산 중개업체에 의한 매매는 성격이 좀 다르지 않습니까?

문성휘 : 물론이죠. 북한의 부동산 중개업도 남한의 부동산 중개업과 형식에 있어서는 꼭 같습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남한은 합법적이고 북한은 불법이라는 것이죠. 또 남한에서는 부동산 업체들이 항시적으로 강한 법적 제약을 받지만 북한은 아예 불법이다 보니 폭력조직들이 부동산 중개업을 독점하고 권력층과 밀착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 폭력조직이 독점하고 권력층과 밀착되었다면 강권이 판을 친다는 뜻이겠군요.

문성휘 : 네, 이게 어느 정도인가 하면요. 지금 노동단련대에 가있는 함경북도 청진시에 살고 있는 한 분이 있습니다. 그가 노동단련대에 가게 된 원인이 국가에서 준 집을 마음대로 팔아먹었다는 건데 이 분이 청진시 중심부의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대요. 그쪽으로 말하면 꽤나 좋은 집에서 살았는데 요새 생활이 하도 어렵다나니 돈을 좀 받고 작은 집으로 이사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사를 하겠다고 수소문하니 어느새 알았는지 부동산 중개인들이 달라붙더라는 거예요. 그들이 하는 말이 자기네가 이 집을 중국 인민폐 1만 5천원에 팔아주겠으니 그중에서 수수료로 4천원을 자기들한테 달라 이렇게 하더라는 거죠.

박성우 : 수수료가 좀 많군요.

문성휘 : 네, 너무 많죠. 그래서 이 분이 싫다 자기가 직접 거래하겠다. 그래서 자기가 직접 거래 해 집을 팔았대요. 그런데 다음날로 보안원들이 들이닥치더니 비사회주의라고 잡아가더라는 거예요. 게다가 집을 판돈까지 다 빼앗겼다는 거예요. 이게 얼마나 억울한 일입니까?

그래서 힘없는 사람들은 물론, 지어 힘 있는 사람들도 시끄러운 일이 일어나는 것이 싫으니까 일부러 부동산 중개자들을 찾아가 집이나 밭을 사고판다는 겁니다.

박성우 : 집을 판돈까지 다 빼앗겼다면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결국 북한의 부동산 중개업이라는 게 힘없는 주민들의 재산을 빼앗아 폭력조직들과 권력자들이 나눠 먹는 거군요.

문성휘 : 네, 한마디로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 주민들 속에서 미꾸라지 양어 인기

박성우 : 이번엔 다른 소식인데요. 북한이 최근 또다시 양어사업을 강조하고 나섰다는데요. 이번엔 철갑상어를 키운다고 떠들썩한데 주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문성휘 :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안 믿는다는 게 북한의 양어사업 같은 겁니다. ‘고난의 행군’ 이후 얼마나 많은 사업에 실패를 봤습니까? 거기에 들어간 돈만 계산해도 아마 인민들의 먹는 문제는 해결하고 남았을 겁니다.

이제 보세요. 남새온실, 버섯재배사업, 염소나 토끼 같은 풀 먹는 집짐승 키우기, 거기다 해마다 수천개씩 중소형 발전소들을 건설한다고 했죠? 또 양어장건설, 그 중에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성공한 것이 있습니까?

한때는 열대메기를 키운다며 전국에 양어(양식)장을 만드느라 야단이었습니다. 그런데 말 그대로 열대메기인데 그게 겨울이 긴 북한의 실정에 맞을 턱이 있습니까? 숱한 노력과 자재만 낭비하고 지금은 열대메기라는 말조차 사라졌습니다.

그 정도면 무엇인가 교훈을 찾아야겠는데 요즘 와서는 철갑상어를 키운다고 난리이니 보면 볼수록 참 답답합니다. 그것도 세계적인 철갑상어 생산국의 패권을 쥐겠다고 큰소리를 치면서 고기는 인민들에게 공급하고 철갑상어 알로 외화를 벌겠다고 덤벼 칩니다.

박성우 : 철갑상어를 키우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었다면 한국이 먼저 시작했겠죠? 한국은 물고기 양어기술이 꽤 발전돼 있지 않습니까?

문성휘 : 네, 그렇죠. 이빨도 나지 않았는데 콩밥을 먹겠다고 덤벼 치는 격입니다. 그보다는 요새 북한주민들 속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양어가 있는데요. 그게 미꾸라지 양어라는 겁니다.

박성우 : 미꾸라지라면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지 않습니까? 남한에서는 미꾸라지로 끓인 음식을 ‘추어탕’이라고 부르는데 ‘동의보감’에도 추어탕을 몸보신용으로 소개하고 있지 않습니까? 드셔보셨죠?

문성휘 : 네, 그렇죠. 북한주민들 속에서 미꾸라지 양어가 인기를 끄는 것은 북한의 실정에 가장 적합한 어종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미꾸라지는 감탕에서 사는 물고기이기 때문에 수질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습니다. 그리고 겨울철에도 키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고요. 거기에다 먹이를 가리지 않고 빨리 크는데다 영양성분 또한 높지 않습니까?

그러니깐 북한 주민들은 자체로 집 마당에 조그마한 웅덩이를 파고 그 속에 미꾸라지를 잡아넣는다는 겁니다. 그게 한 평방 정도만 되게 땅을 파고 그 속에 음식찌꺼기나 풀 같은 것을 자주 넣어주면은요. 1년에 10kg정도의 미꾸라지를 키울 수 있다고 해요.

박성우 : 오, 1년에 10kg 정도면 굉장히 많군요?

문성휘 : 네, 그런 점 때문에 최근에는 집집마다 미꾸라지를 키우는 게 큰 인기라고 해요. 또 이렇게 미꾸라지를 많이 키우니까 장마당들에서도 1kg에 800원 정도로 살아있는 미꾸라지를 살 수 있대요.

북한 당국은 철갑상어 패권국을 외치고 있는데 주민들은 이를 외면하고 미꾸라지에 매혹되어 있는 셈이죠. 아무튼 북한당국이 내놓는 대책이란 게 정말 실정에도 맞지 않고 터무니없는 것뿐이라는 얘깁니다.

박성우 : 네, 그렇습니다. 북한당국자들이 정말 백성을 위한다면 황당한 철갑상어 양식 같은 것을 주장하지 말고 인민들이 스스로 찾아낸 미꾸라지 양어나 착실하게 추진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인민들의 식생활에도 그렇게 되면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자, 문성휘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다음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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