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아수용시설에 주민 의혹 증폭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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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육아원에서 한복 차림의 원아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평양육아원에서 한복 차림의 원아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과 여러 가지 현상들을 알아보는 ‘북한은 오늘’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문성휘입니다.

7차당대회를 앞두고 중국의 닝보시 류경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을 한데 이어 6월 초 중국 상해에 있는 북한 식당 종업원 3명이 추가로 탈북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가 가족들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했습니다.

태영호는 항일 빨치산 출신 태병열의 아들로 외교관으로는 드물게 10년이 넘도록 가족들과 함께 해외에 거주해왔습니다. 태영호의 한국망명은 김정은 체제의 균열이 가시화 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 파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태영호의 부인인 오혜선도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이자 노동당 군사부장을 지낸 오백룡의 일가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김정은 집권 후 북한의 외교관들과 해외 파견 근로자들, 고위급 간부들까지 다양한 계층의 탈북이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2014년 동남아 주재 외교관의 망명. 2015년 5월 아프리카 주재 외교관의 망명과 지난해 정찰총국 고위간부의 탈북, 지어 올해 중국 홍콩에서 열린 국제 수학올림픽에 참가 중이던 수재 학생도 현지에서 한국 대사관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북한에서 남다른 혜택을 누려 온 핵심계층이었고 비교적 안정된 삶을 유지해 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사직전으로 내몰려 어쩔 수 없이 북한을 등져야 했던 김정일 시대 탈북자들과는 다른 양상이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북한의 핵심계층이 김정은 정권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는 의미입니다. 간부들의 처형을 오락처럼 즐기고 혁명 선배들을 노예처럼 대하는 김정은의 오만한 태도는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서도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에 혐오를 느낀 북한의 핵심계층들이 앞 다퉈 탈북 행렬에 뛰어드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핵심계층을 잃은 김정은 체제가 얼마나 유지될지 관심 있게 지켜볼 대목입니다. ‘북한은 오늘’ 시작하겠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북한의 곳곳에 육아원과 중등학원을 새로 지으며 부모 없는 고아들을 특별히 배려하는 듯 연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정권의 고아수용 현실에 회의를 털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엇보다 북한 주민들은 고아수용 시설들에서 일어날 수 있는 김정은 정권의 조직적인 범죄행위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고아수용 시설들에서 일반화된 교직원들의 폭력행위는 이미 북한 사회 전반에 잘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중등학원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는 고아들이 과연 어떤 곳으로 배치되는지도 북한 주민들의 상당한 관심사라고 합니다. 올해 3월 북한은 ‘중등학원 20기 졸업식’을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조용히 치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모 없는 어린이들을 무척이나 내세우며 그들을 수용하는 시설들을 직접 찾아보던 김정은의 모습과는 너무도 대조적이었다는 것이 북한 주민들이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중등학원을 내온 시기는 1997년이라고 합니다.

물론 그 전에도 ‘보통 학원’이라는 이름으로 규모가 크지 않은 고아수용 시설들을 여러 곳에 운영해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각 도소재지들에 공식적으로 중등학원을 만든 것은 ‘고난의 행군’이 한창이던 1997년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고난의 행군’ 시기 대량아사 사태로 부모를 잃은 고아들이 전국에 넘쳐나자 급해 맞은 당시의 김정일 정권이 1997년 각 도소재지들마다 ‘중등학원’을 조직해 ‘꽃제비’로 불리던 고아들을 대대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등학원’을 조직했음에도 북한에서 ‘꽃제비’는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중등학원에 수용된 고아들을 하루 종일 밖에도 내보내지 않고 감옥처럼 운영한데다 고아들은 늘 배고픔과 불량한 위생시설에서 생활해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1998년 고아수용시설은 11층으로 된 혜산여관 6층이었다”며 “고아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6층에 수용했는데 그해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피뢰침 선을 잡고 탈출을 시도하던 고아 3명이 추락사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 후 고아수용시설을 지금의 혜산시 성후동에 있는 옛 여자중학교 건물로 이사를 했으나 고아들의 탈출은 여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집권 후 고아수용 시설들의 위생환경과 생활조건이 개선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아 수용시설들에 대한 주민들의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원인은 확인되지 않은 여러 소문들과 중등학원에서 교직원들의 폭행과 졸업생들이 어디로 갔는가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6월 혜산중등학원의 건강한 남성 원아 4명과 여성 원아 2명이 한 군인에게 넘겨졌는데 양강도 주민들속에서는 국가보위부가 이들 원아들을 중국의 장기밀매 조직에 팔아먹었다는 유언비어가 크게 확산됐었다”고 말했습니다.

혜산중등학원에서는 2014년에도 남성체육교원이 여학생 30여명을 강간하고 임신까지 시킨 사실이 드러나 양강도 주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며 비록 위생환경과 식생활은 개선됐다고 하지만 원아들에 대한 폭력은 일상화됐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그런가하면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올해 3월 라진 중등학원에서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던 적이 있었다”며 “식중독이 드문 계절인데다 ‘백일해’ 예방접종을 받은 후에 증세가 나타나 혹시 인체실험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양강도의 소식통은 김정은 정권이 고아들의 처지를 개선해 주고 육아원 건설장까지 돌아보며 관심을 보인데 비해 중등학원 원아들의 졸업식이 너무 조용하고 초라하게 치러진데 대해서도 주민들의 의문은 가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양강도 주민들은 북한 당국이 원아들의 졸업식을 조용히 치룬 원인에 대해 “이들 원아들을 사회에 내보내지 않고 특수 시설로 보낸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올해 중등학원을 졸업한 원아들의 행처는 해당 담임교원들조차 전혀 모르고 있다며 양강도 주민들속에서는 “이들 원아들이 평안북도에 있는 한 우라늄광산에 집단적으로 배치됐다”는 미확인 소문들이 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혹시 잘 못된 소문일 수도 있겠지만 북한에서 유언비어는 대체로 사실로 밝혀지는 경우가 매우 많다며 이런 사유들로 인해 육아원과 중등학원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의혹의 눈초리는 여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고아수용 시설들과 관련해 인민들속에서 제기되는 각종 의혹들을 잠재우려면 김정은이 중등학원을 졸업한 원아들이 어디에 배치됐고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상세히 밝혀야 한다”며 “하는 짓이 떳떳하다면 밝히지 못할 이유도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북한은 오늘’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청취를 기대하며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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