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무리한 수해복구 지시에 불만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6-10-03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홍수 피해를 입은 온성군 남양노동자구에서 주민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홍수 피해를 입은 온성군 남양노동자구에서 주민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과 여러 가지 현상들을 알아보는 ‘북한은 오늘’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문성휘입니다.

10월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정권의 도발과 반인류적 통치가 종식될 수 있도록 북한에 진실을 알리겠다”며 “북한 군인과 주민들은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의 붕괴조짐이 확실해 짐에 따라 반인륜적 책임이 있는 북한 권력의 우두머리들과 죄 없는 북한 주민들, 인민군 병사들을 철저히 분리해서 대응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고강도 대북 접근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굶주림과 폭압을 견디다 못한 북한 주민의 탈북이 급증하고 있고 지도층(엘리트)마저 연이어 탈북을 하고 있으며, 군인의 탈영과 약탈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김정은 정권의 실상을 지적했습니다.

이어 “비정상적인 김정은 정권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우리 민족을 핵 인질로 삼아 각종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의 군인들과 주민들을 향해 “여러분이 희망과 삶을 찾도록 길을 열어 놓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의 권력층을 향해서도 한국으로의 망명을 권하며 “늦게 오는 자는 역사가 처벌할 것”이라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민생을 외면하고 도덕적으로 해이된 김정은 정권을 와해시키겠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북한의 해외파견 간부들과 근로자들이 줄을 이어 한국으로 망명하고 북한 내부에서도 김정은의 공포정치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군의 날’ 박근혜 대통령이 작심하고 쏟아낸 발언은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우리민족의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비쳐지고 있습니다.

자, 그럼 북한은 오늘 시작하겠습니다.

함경북도 수해지역 주민들이 김정은의 황당한 피해복구 지시에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큰물피해 복구에 동원된 건설자들도 각종 사고로 인한 불안감에 지쳐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해왔습니다.

당초 김정은 정권은 두만강 유역에서 큰물피해가 발생한지 열흘이 지난 9월 10일에야 여명거리 건설자들을 주축으로 전국 각지에서 뽑은 돌격대원 10만 여명을 함경북도 수해지역에 들이밀고 복구 작업을 독려했습니다.

그 열흘 동안 두만강 유역을 휩쓴 큰물로 전력과 식수망이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가족과 친척들의 생사조차 가리지 못하던 급박한 상황에서 그나마 살아남은 주민들은 식량과 마실 물도 떨어져 앞날을 기약하기조차 어려웠습니다.

이런 주민들의 삶을 방치한 채 김정은은 9월 9일 피해지역과 가까운 주변 길주군 풍계리에서 제5차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지반이 약해진 큰물피해 지역은 김정은이 강행한 핵실험으로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10월 1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수해로 붕괴 위기에 놓여있던 살림집들은 핵실험 이후 눈에 뛰게 균열이 심해졌다”며 “복구 작업이 시작되면서 잇달아 산사태가 발생한 원인도 핵실험으로 약해진 지반에 충격을 줬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핵실험이 진행된 길주군 풍계리에서 연사군까지는 80km, 무산군까지는 100km 거리인데 핵실험으로 인한 진동이 뚜렷했다며 그런 충격이면 수분이 많이 축적된 토사나 붕괴위기에 놓인 건물의 위험이 증가했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진단했습니다.

이번 수해복구 과정에서 인명피해가 많이 났는데 김정은 정권의 핵실험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분석이었습니다. 더욱이 핵실험을 강행한 다음날 곧바로 수해복구 작업에 대규모의 인력을 투입해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현재 수해복구에 동원되고 있다는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수해가 난 다음에도 비록 많지는 않았지만 비가 두 차례 정도 내렸다”며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에 수분이 증발할 때까지 기다렸다면 인명피해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수해복구를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까지 무조건 끝내라며 이렇다 할 준비된 계획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많은 인력을 한꺼번에 투입했던 것이 사고를 자초한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소식통은 비난했습니다.

또 피해복구 현장에 얼굴조차 내밀지 않고 있는 김정은이 초기 상황파악을 제대로 못해 더 큰 사고를 불러왔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철길과 도로에 쌓인 토사를 순수 인력으로 밀어내도록 조치해 사고를 키웠다는 것이 소식통의 주장입니다.

차라리 먼저 전력망을 살리고 주민들의 식수 문제를 해결한 다음 붕괴된 가옥부터 정리하고 살림집을 새로 짓는데 인원을 투입했다면 무산군 칠성리에서 일어난 큰 규모의 인명피해 같은 건 줄일 수 있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무산 읍에서 칠성리까지 사이의 좁은 구간에 수천명의 인원을 들이밀어 토사를 밀어내도록 했다며 밑에 쌓인 토사부터 드러내다 보니 위쪽에 쌓였던 토사가 힘없이 밀려 내려와 다시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무산군에서 다시 산사태가 발생해 큰 인명피해가 초래됐던 시각은 복구 작업이 시작된 지 불과 닷새만인 9월 16일 오후였다”며 “발 디딜 틈조차 없이 꽉 들어찬 사람들이 서로 먼저 피하려다 더 큰 피해를 보았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수해복구 과정에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후에야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파악한 김정은이 여명거리와 삼지연군 개발에 투입됐던 기계수단들을 황급히 피해지역에 보내주었다며 그야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었다고 그는 비난했습니다.

한편 김정은은 10월 20일까지 수재민들이 살 수 있는 살림집들을 현대적인 아파트로 새로 지으라고 지시했다며 살림집 건설에 동원된 군인건설자들도 김정은의 이 같은 지시에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 달이라는 기간에 5층짜리 아파트를 완공해 수재민들을 입주시키라는 김정은의 지시에 집을 잃은 주민들은 “그렇게 날림식(부실)으로 지은 아파트가 붕괴되지 않는다고 어떻게 장담하냐”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의 이런 주먹구구식 일처리로 함경북도의 큰물피해를 동정하던 북한의 민심도 이제는 지겨움을 느끼고 있다며 설령 10월 중으로 수해복구를 끝난다고 해도 이미 떠나간 민심은 돌려세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소식통들은 피해지역 주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은 김정은이 무리하게 건설한 백두산청년발전소라며 이번 큰물피해는 서두수를 가로 지른 백두산청년발전소의 물이 넘치며 언제(댐)가 붕괴될 위기로 초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백두산청년발전소의 언제가 밀려날 위기에 처하자 일제히 수문을 개방했고 그렇게 방류된 물이 원봉저수지를 타격했다며 갑작스런 수압을 견디지 못한 원봉저수지도 어쩔 수 없이 수문을 열어 두만강이 범람하게 됐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들은 피해지역 주민들은 앞으로 백두산청년발전소로 인해 이번 같은 수해가 해마다 반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제라도 피해를 예방하려면 김정은의 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백두산청년발전소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오늘’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청취를 기대하며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였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