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역주재원, 중국 양회 앞두고 불안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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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중국 전인대 연례 회의 개막을 선언하는 모습.
2012년 3월 중국 전인대 연례 회의 개막을 선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 양회 이후 외화벌이 환경 더 어려워질까?

- 불법 취업 노동자 단속, 무역 통관 업무 강화 소문

- 확실한 정황 없지만, 소문에 따른 불안․우려 확산

- 중국의 반부패 정책, 북한 식당 된서리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오는 3월 3일에 개막합니다.

중국의 최고 국정자문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3월 3일,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이틀 뒤인 5일에 개막하는데요, 올해 양회는 집권 3년 차에 들어선 습근평, 즉 시진핑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지도부의 국정 운영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각종 조치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미국과 함께 양대 강국으로 발돋움한 중국의 정책은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중국 양회에 관한 관심은 클 수밖에 없는데요, 그중에서도 북한은 정치와 경제 부문에서 중국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중국 양회에서 논의되는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에서 외화벌이를 하는 북한 무역 주재원들 사이에서는 중국 양회가 아직 열리지도 않았는데 벌써 여러 소문이 돌면서 걱정이 크다고 합니다. 양회가 끝나면 외화벌이 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미리부터 걱정하고 있다는 건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중국에 주재하는 북한의 외화벌이 일꾼들이 양회 이후 어떤 점을 걱정하고 있는지, 또 어떤 어려움을 예상하고 있는지 등을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을 연결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 시간, 중국을 연결합니다.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 안녕하세요.

[김준호 특파원] 네. 안녕하십니까? 중국입니다.

- 네. 지난주 음력설 명절 잘 보내셨는지요? 중국은 지난 24일까지 춘절 연휴였는데요, 중국의 설명절은 어땠는지 간략히 전해주시죠.

[김준호 특파원] 네. 말씀하신 대로 중국은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연휴였는데요, 올해 음력설은 중국인들이 작년보다 검소하게 보낸 것 같습니다. 명절마다 쏘아 올리는 폭죽이 작년의 거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대폭 줄었고요, 설명절을 보내기 위한 중국인의 쇼핑 열기도 작년만 같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아마 중국의 경기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그리 좋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네. 그렇군요. 오늘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조금 전에 언급했습니다만, 중국에 주재하는 북한의 무역 일꾼들이 올해도 외화벌이에 관한 걱정을 많이 하면서 중국 양회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김준호 특파원] 네, 중국의 ‘정치협상위원회’와 ‘인민대표대회’를 합쳐 보통 '양회'라고 하는데요, 북한의 무역 주재원들이 이번 양회에 대해 무척이나 관심이 많습니다. 북한의 무역 대표들과 교류가 잦은 중국 변경 도시의 한 중국인 사업가는 북한 주재원들이 “이번 중국 ‘양회’에서 중국이 북한(조선)에 대한 압박 정책을 논의할 것’이란 소문이 무역 주재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데 이게 사실이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소문의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리면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노동자의 불법 취업을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중국과의 무역통관 업무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정책을 ‘양회’에서 결정할 것이다’라고 합니다.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큰일이라는 겁니다.

- 실제로 이같은 정황이라도 있는 건가요?

[김준호 특파원] 사실 소문에 관한 확실한 정보는 아직 없습니다. 그런데도 무역 주재원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는데요, 다만 ‘양회’의 결과와 관계없이 주재원들이 걱정하는 문제는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첫째로 북한의 노동자 파견 문제인데요, 현재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노동자들이 약 2만 명 정도라고 하는데요, 이들 중 절대다수가 불법 취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회’와 관계없이 언제든지 불법취업 북한 노동자들은 단속 대상에 노출돼 있습니다. 다시 말해 중국 당국의 취업허가를 받지 않고 외화벌이를 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중국에 나올 때 ‘북․중 비자 면제 협정’에 따라 비자 없이 30일을 체류할 수 있는 공무 여권을 가지고 나온 뒤 외국인 노동자 고용 허가를 받지 않은 업체에 가서 일을 하는 겁니다. 따라서 이들을 고용하는 업체와 여기서 일을 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모두 불법입니다. 이들은 30일에 한 번씩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건너 북한으로 갔다가 다시 나오는 방법으로 계속 일하고 있는데요, 이런 사정은 상당수 북한 식당 종업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번 ‘양회’에서 ‘불법 노동자의 취업을 강력히 금지하는 정책을 중국이 새로 내놓을 것’이란 소문이 주재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는 건데요, 이런 소문이 북한의 중앙에까지 들어갔는지, 최근 약 100여 명의 노동자자 파견 계약을 맺고 이를 추진하려던 북한의 한 무역 주재원은 평양에서 이를 일단 보류하라는 지시를 받고 중국의 양회가 끝날 때까지 노무지 파견 상담을 뒤로 미루어 놓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 양회가 끝난 뒤 보내든지 말든지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겁니다. 아마도 2013년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중국 당국이 북한의 불법취업 노동자를 대대적으로 추방한 사례가 있었는데, 최근 북․중간 관계가 좋지 않자 그때를 떠올리는 것 같다고 이 얘기를 전해준 중국인 사업가는 말했습니다.

- 네. 그럼 두 번째로 중국의 무역 통관 업무를 보다 엄격하게 할 것이란 내용은 무슨 의미인가요?

[김준호 특파원] 네. 북․중 간 무역 통관 업무는 사실 다른 나라와의 통관 업무와 비교할 때 매우 느슨한 편입니다. 그런데 이 풍토가 달라질 것이란 말인데요, 실제로 북한의 최대 수출품인 석탄에 관해서는 올해 들어 엄격한 품질 검사가 이미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환경 보호 차원에서 유황과 수은 함유량에 대해 엄격한 통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석탄 수출이 최근에 뚝 떨어졌는데요, 철광석이나 다른 유색금속(비철금속)의 중국 반입도 최근 뚝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에서 통관을 엄격하게 하기 때문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중국의 제조업이 불황을 맞으면서 자원의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판단되는데, 북한의 시각에서는 중국에서 통관을 까다롭게 했기 때문으로 생각하고 있고, 이번 ‘양회’에서 북한과의 무역 통관 업무를 더 까다롭게 하는 정책을 새로 내놓을 거라는 소문이 돈다는 것이지요. 또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가까워지는 행보를 보이면서 중국에서 활동하는 무역 주재원들이 상대적으로 중국 당국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 네. 중국에 주재한 북한 무역 주재원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북한 식당의 경기는 요즘 어떻습니까?

[김준호 특파원] 네. 중국에 진출한 북한 식당도 매우 불황입니다. 물론 겨울철에 손님이 다소 떨어지는 계절적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중국 공직자들의 발길도 뚝 끊어진 이유도 큽니다. 부패공직자에 대한 중국 당국의 단속이 계속되고, 공직자에 대한 허례허식 금지 정책을 펴면서 북한 식당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는 건데요, 이는 북한 식당의 음식값이 비싸기 때문에 보통 북한식당은 고급식당으로 간주해 이곳을 찾는 중국 공직자들은 허례허식 금지 지침을 위반하게 되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북한의 시각에서 이런 현상을 보면 중국 당국이 북한의 외화벌이를 규제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죠.

- 네. 다시 말해 중국에서는 일반적이고 자연스러운 조치들인데, 북한에서는 중국이 북한을 규제하고 있다고 받아들인다는 것이군요. 앞으로 ‘양회’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는지 지켜보면 이런 소문이 사실이었는지, 아니었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고맙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네. 고맙습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이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북․중 관계에 이상기류가 흐르면서 북한 주민이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 내부에서는 냉랭한 북․중 관계를 반영하듯 중국에 대한 악의적 소문이 확산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는데요, 중국과 관계가 계속 악화할 경우 친척 방문은 물론 보따리 장사와 밀수 등 중국을 대상으로 한 북한 주민의 거래수단이 모두 단절될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결국, 중국 내 무역 주재원들의 우려와 고민도 냉랭한 북․중 관계에 따른 부작용이라 볼 수 있겠는데요, 하지만 워싱턴의 전문가나 북한 주민도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나라가 중국을 대신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북․중 간 정치적 영향력과 경제교류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북․중 관계의 회복을 기대하는 북한 주민이 적지 않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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