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회 앞둔 북한 주민의 세 가지 불만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6.04.28
forced_labor_b 강제노동 현장으로 행진하는 '노동단련대' 수용자들.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5월 6일로 예정된 당 대회를 앞두고 북한 주민의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특히 ‘단속’과 ‘동원’, ‘70일 전투’ 등에 가장 반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 대회 같은 것은 안 해도 좋다’며 그동안 당 대회 준비로 시달린 고통을 털어놓고 있는데요,

“첫째, 단속이 심해지고 있다, 둘째, 동원이 많다, 특히 정치적인 학습 등이 많다는 것이고요, 셋째로 ‘70일 전투’가 끝나가는 시기인데, 이에 대한 출근을 강요하는 것 등 세 가지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많습니다.”

북한 주민은 ‘70일 전투’로 출근을 강요당하면서 장사를 하지 못해 수입이 감소하고 생활에 지장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으며, ‘70일 전투’의 성과에 대해서도 저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첫째: 강화된 단속, 각종 ‘규찰대’ 난무

- 둘째: 계속되는 동원에 정치학습

- 셋째: ‘70일 전투’ 기간 강제 출근, 장사 못 해

- ‘70일 전투’ 성과?, 수돗물․전기도 안 들어오는데...

- “당 대회 같은 것 안 해도 좋다”, 북 주민 강한 반발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북한 당국이 오는 5월 6일에 당 대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한 이후 각종 매체를 동원해 당 대회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띄우고 나섰는데요,

하지만 단속과 각종 동원, ‘70일 전투’ 등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주민 사이에서 세 가지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첫째는 단속의 강화, 둘째는 각종 동원, 셋째는 ‘70일 전투’에 따른 출근 강요였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북한이 5월 6일에 당 대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북한 주민이 하나같이 말하는 것은 첫째, 단속이 심해지고 있다, 둘째, 동원이 많다, 특히 정치적인 학습 등이 많다는 것이고요, 셋째로 ‘70일 전투’가 끝나가는 시기인데, 이에 대한 출근을 강요하는 것 등 세 가지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많습니다.

‘아시아프레스’가 지난 26일 접촉한 북한 북부 지역의 30대 여성은 당 대회를 앞둔 요즘 북한 내부의 분위기를 묻는 말에 “당 대회 같은 것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잘라 답했는데요,

당 대회를 한다고 경제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 잘 살게 해준다는 거짓말만 해 왔는데, 또 당 대회를 핑계로 북한 주민만 들볶으니 모두가 지겨워한다는 겁니다.

또 '장마당 규찰대', '여맹 규찰대', '도로 규찰대', '청년동맹 규찰대' 등 다양한 성격의 규찰대가 난무해 주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70일 전투’에 대한 불만도 컸는데요, ‘당장 수돗물과 전기도 나오지 않는 마당에 ‘70일 전투’로 과연 무슨 성과를 보겠느냐?’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아시아프레스’와 30대 여성의 대화 내용입니다.

- 당 대회를 앞두고 '70일 전투'를 하는데 뭔가 성과가 있는가?

[북한 여성] 달라진 게 없다. '무직자'를 없애려고 출근을 강요하는 것 외에 특별한 성과는 없다. 타지방에서 온 사람에 대해 '숙박검열'을 해 붙잡는데, 증명서가 없으면 '노동단련대'에 보낸다. 뇌물을 바쳐야 나올 수 있다.

- 그래도 '70일 전투'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자는 것이 목적인데 어떤 성과가 예측되는가?

[북한 여성] 성과가 나타날 게 뭐 있나? 쌀값이나 내려가면 성과가 있다고 보겠는지... 전기도 오지 않고 수돗물도 나오지 않는데 '70일 전투'를 한다고 쌀이 나오나? 밥이 나오나? 10일분 배급만 주고 무조건 출근하라고만 하는데 아무리 해도 성과는 없다.

[Ishimaru Jiro] ‘70일 전투’에서 구호만 갖고 출근과 집중 노동을 강요한다고 해서 당장 경제가 호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구조적인 문제죠. 결국, 김정은 정권의 목적인 당 대회를 위해 분위기를 정비하고, 당 대회 준비 기간에 온 국민을 단속하는 정치적인 목적이 큽니다. (70일 전투가) 경제적인 성과가 목적이라면 구체적인 것이 있어야 하는데, 생활 개선이 계속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기초적인 수도․전기가 안 나오니까 경제적인 성과를 느낄 수 없지 않습니까? 당연히 성과가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30대 북한 여성도 ‘70일 전투’ 기간에 매일 아침 출근과 동원을 강요당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습니다. 또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내라는 것이 적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북한 주민을 더 화나게 하는 것은 ‘70일 전투’ 기간에 출근과 각종 동원, 정치학습 등에 시달린 탓에 시장에서 장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겁니다. 동원이 끝난 뒤 늦은 시간에 장사를 시작하다 보니 수입과 생활 모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Ishimaru Jiro] ‘70일 전투’와 관련해 불만이 많은 것은 출근 강요당하면서 장사 기회를 놓치는 부분이죠. 실제로 출근하는 사람에 대해서 배급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배급은 일시적으로 받는 것이지, 중요한 것은 장사잖아요. 요즘 장마당 여는 시간이 오후 3시부터입니다. 이때부터 장사하다 보니 밤늦게까지 하게 되고 일상생활도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의 언론매체에 따르면 ‘70일 전투’를 맞아 각종 건설사업과 기업소 등에 동원된 북한 주민은 당 대회 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속도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력 동원에 대한 대가는 거의 없고, 오히려 수입과 생활에만 지장을 받다 보니 북한 주민의 불만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도 지난 27일, 북한이 7차 노동당 대회를 준비하면서 각종 행사와 전시성 시설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상납과 노력 동원을 독려하고 장마당 활동도 제한해 북한 주민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북한 당국은 당 대회 개최 날짜를 확정해 발표하고, 이를 취재한 외국 언론도 초청했습니다. 또 각 도의 도청소재지에서 당 대회에 참가할 대표자에 대한 2차 선발도 마무리하는 등 당 대회 준비는 속도를 내고 있고요,

미사일 발사와 5차 핵실험 가능성 등으로 내부 결속은 물론 북한의 존재감을 대외에 알리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하지만 현재로써 북한의 당 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날 것으로 보는 견해는 많지 않은데요,

[Ishimaru Jiro] 지금 형편으로는 행사가 결코 성공적으로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사람의 불만이 많이 쌓이는 데다 당 대회에 맞춰 계속 미사일 실험을 하고, 당 대회 직전에 핵실험까지 할 경우 북한의 고립은 더 피할 수 없죠. 김정은 정권은 언론을 통해 당 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발표할 겁니다. 하지만 이 부작용은 꼭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36년 만에 열리는 북한의 당 대회에는 없는 것도 세 가지가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경제적 성과가 없고, 세계 각국의 관심과 참여도 없이 오히려 제재만 강화된 데다, 가장 중요한 북한 주민의 지지와 기대도 없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단속과 강제 동원, 외부적으로 무력 도발을 앞세워 무리하게 진행하는 당 대회. 당 대회 이후 김정은 정권이 감당해야 할 북한 주민의 불만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화려한 정치적 행사 이후 직면해야 할 현실이자 위기란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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