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정치범수용소 증거·증인 인멸 우려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4.06.27
greg_uncoi_305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
사진-스칼라튜 사무총장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공포 정치 속에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정확한 조사와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이 주장했습니다. 최근 잇따른 조사에서는 수용소와 수감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지금까지의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특히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은 북한이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증거나 증인들을 없앨 가능성에 상당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 최근 한국에서는 특별한 시사회가 열렸습니다. 초등학생이 지은 동화 ‘내 소원을 들어줘’가 텔레비전 동화로 제작됐는데요,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를 다룬 내용이라고 합니다. 정치범수용소에서 숨진 북한 소녀가 남한 소년의 꿈에 나타나 정치범수용소의 실상을 전하는 내용인데요, 청취자 여러분께 이 동화를 소개합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그레스 스칼라티우 미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 김정은 공포정치 속 정치범수용소 실시간 연구 필요

- 수용소뿐 아니라 집결소, 노동단련대 등도 조사해야

- COI보고서 지목, 증거․증인 인멸 상당히 우려

- 위성사진 이용, 정치범수용소 연구, 감시 계속돼야


미국의 '북한인권위원회(HRNK)'와 한국 '통일연구원'에 따르면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수감사 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미국의 ‘북한인권위원회’가 2013년 8월에 발표한 보고서와 통일연구원이 지난 6월 18일에 발간한 ‘북한인권백서’가 밝힌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조사 결과에서 수용소와 수감자 수가 감소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두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정치범수용소 6곳 가운데 현재는 4곳(HRNK) 또는 5곳(통일연구원)이 남아있으며 수감사 수도 8만~12만 명, 최대 1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정치범수용소가 폐쇄되고 수감자 수가 감소했다는 것은 일단 긍정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연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수감자 출신 탈북자와 인터뷰에 의존했던 데다 조사 시기도 이미 상당 기간 지났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꾸준한 조사와 연구가 계속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조사와 연구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을 만나봤는데요,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정치범수감자 수가 줄었다’는 결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Greg Scarlatoiu] 현 상황을 볼 때 공포정치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수감자 수가 줄었다는 데 관해 조금 안 맞는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공포정치 가운데 수감자 수가 대폭 확대됐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희가 정치범수용소를 연구할 수 있는 수단은 위성사진과 예전 수감자였던 탈북자 증언밖에 없거든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도 급변하고 있을지 모르고요. 사실 이 상황 속에서 정치범수용소가 공포 정치에 상당히 효과적인 수단이죠. 정치범 수용소뿐만 아니라 교화소와 집결소, 노동단련대 등에도 정치범들이 수감돼 있거든요. 그래서 전체를 다 연구하고 파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에 따르면 3대 세습 작업이 시작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숙청작업이 진행됐고, 통제가 매우 강화된 국경 경비 등으로 수감자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왜 줄었는지를 다시 연구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Greg Scarlatoiu] 연구 중입니다만, 정치범수용소가 다른 곳에 생긴 것은 아닌지, 아니면 교화소나 집결소, 노동단련대에 관해서도 집중적인 연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위성사진 분석을 중심으로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온 ‘북한인권위원회’는 최근 북한이 함경북도 청진에 있는 25호 정치범수용소의 수감자들을 경제활동에 참여시켜 경제적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은 현재 가장 우려하는 것 중 하나로 북한 당국이 정치범수용소 내 모든 증거와 증인들을 없앨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유엔의 ‘북한인권조사보고서’가 북한 정치범수용소 내에서 일어나는 인권 유린을 반인륜범죄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기 때문인데요,

[Greg Scarlatoiu] 중요한 것은 22호 관리소에 있던 정치범 중 2만 명에서 2만 2천 명이 실종됐어요. ‘그 사람들이 지금 어떻게 됐느냐?’는 알 수 없거든요. 이제는 COI 보고서가 북한의 정치범관리소 내에서 일어나는 인권 유린이 반인륜범죄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거든요. 북한 당국이 그러한 증거와 증인을 없애지 않을까 상당히 우려하고 있고요, 신동혁 씨도 그런 말을 했어요. 그래서 더욱 정치범관리소를 가까이에서 연구하고 감시해야 합니다.

정치범수용소를 더 밀접하게 주시하고 이에 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될 때 국제사회는 물론 유엔 기관과 미국 정부 등이 정치범수용소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정치범수용소, 북한의 인권에 관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는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이제 COI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가 국제사회에 그대로 드러났고,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이 만나면 인권 문제에 관해 토론하는 단계까지 왔는데요,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은 앞으로 북한 인권에 관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다음 두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Greg Scarlatoiu] 유엔 안보리에서 활동이 활발해야 하는데,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할 것 같아 상당히 어려울 것 같고요. 북한에서 활동하는 유엔 기관들이 COI 보고서를 제대로 알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활동했으면 합니다. 앞으로 국제사회가 노력으로는 첫 번째로 북한의 (인권유린 행위를) ‘국제형사재판소’에 제기하는 것, 그리고 Rights Up Front Approach', (인권 우선적 접근) 그 방향으로 갈 것 같아요. 물론 북한의 인권을 핵이나 정치, 안보 문제만큼 중요하게 여기지 않지만, 많은 발전이 있었고요, 상당히 긍정적인 단계입니다.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은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연구의 목적은 결국 정치범들의 석방에 있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정치범수용소에 관해 꾸준하면서도 정확한 연구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는데요,

공포정치를 이어가는 김정은 시대에도 정치범수용소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또 정치범수용소 외에 교화소나 노동단련대 등에서도 법적 보호 없이 수감자들에 대한 인권유린 행위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은 “체계적인 연구와 조사로 정치범수용소의 현실과 수감자들의 인권 상황을 꾸준히 감시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