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무역상에게 들은 오늘의 북한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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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시내의 한 공설 시장. 평양시민의 대부분이 이러한 상행위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1년 6월.
평양시내의 한 공설 시장. 평양시민의 대부분이 이러한 상행위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1년 6월.
사진-아시아프레스 촬영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 ‘아시아프레스’, 11월 25일 전화 통화

- 통제강화에 따른 음주․노래방 엄금

- 장마당에서 중국 제품 판매도 통제

- 에볼라 대책의 강화로 북한 주민 생활에 불편

- 총살 소식은 여전, 지난 9월에는 화교도 총살


최근 북한에서 들려온 소식에는 그리 반가운 내용이 없었습니다.

수확철이지만 가뭄에 따른 생산량의 감소, 강화된 통제 탓에 여전히 위축된 북한 주민의 생활은 물론 얼마 전까지는 평양에서 처형 소식까지 있었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오사카 사무소 대표는 지난 11월 25일, 평양에서 북․중 국경 인근까지 나온 취재협력자와 전화통화를 했는데요, 취재협력자를 통해 파악한 최근 북한 내부 사정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공개했습니다.

취재협력자는 평양에 사는 무역상으로 통제와 감시가 매우 강화된 오늘날 북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통화 당시 매우 조심스러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통화 내용을 통해 현재 북한 내부 사정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음주와 노래방 등 문화생활이 금지되고, 에볼라 대책의 시행으로 북한 주민 생활에 불편함을 겪는가 하면 올해도 북한 주민에 대한 총살은 여전했습니다.

우선 ‘통제’에 관한 이시마루 대표와 취재 협력자의 통화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 요즘 시장 통제는 어떻습니까? 지방 도시에서는 시장에서 쌀 매매를 금지하는 곳도 있는 것 같은데요.

[취재협력자] 평양 시장에서 쌀은 팔고 있지만, 시장은 여러 가지로 통제가 심해 시끄럽다.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한 것 때문인지 중국 상품에 대해서도 통제하고 있다.

- 중국제품을 파는 것도 말입니까?

[취재협력자] 아무리 그래도 시장에서 파는 물건 대부분이 중국산인데..(무리라는 의미), 중국제품을 한자가 적힌 지함(박스)에 넣어 팔면 시끄럽다. 지함에 넣어 팔지 말라고 한다. 또, 시장이나 식당에서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게 됐다. 금주령이다.

- 술도 마음대로 마시지 못합니까?

[취재협력자] 그리고 평양에서는 노래방도 전부 닫았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곳은 예외)

이시마루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먼저 중국 물품에 대한 통제인데, 장마당에서 파는 물건은 거의 중국산이니까 중국 제품을 통제한다기보다 ‘당당히 팔지 말 것’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중국 글씨를 안 보이게 팔아라’라는 것은 사실상 형식이잖아요?
또, 식당이나 장마당에서 술을 팔지 못하게 하는 것은 올해 5~6월부터 지방도시에서 시작됐습니다. 지방도시의 인민반 회의나 정치학회에서 이미 술을 팔지 말라는 지시가 벌써 있었습니다. 평양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이 확인됐고요.
노래방을 모두 문 닫게 했다는 것은 좀 놀랐습니다. 아무래도 노래방은 자본주의 문화고 외국 문화잖아요. 김정은 정권에서도 모든 인민생활에 있어 사람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김정은 원수가 하라는 대로 하라’, ‘목숨을 걸고 충성하라’는 사상교육을 강화하고 있는데, 일상생활에서도 ‘외국 문화, 자본주의 문화에 빠지지 말라’는 뜻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인 에볼라 바이러스에 관해서도 북한은 철저히 이동 통제, 격리 등 철저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지방에 가는 통행증, 즉 여행증명서가 쉽게 나오지 않는 데다 열이 있어 보이는 사람에 대해서는 20일간 집에서 격리하고 있습니다.

또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에볼라에 대한 예방 교육을 하고 평양역의 대형 텔레비전에서도 에볼라에 대해 보도를 하는 등 북한 당국은 에볼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이동을 통제하다 보니 장사에 지장이 생겨 생계가 곤란한 북한 주민이 많습니다.

[Ishimaru Jiro] 전염병에 대한 공포심이라 할까요? 이전부터 북한 당국에서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당연히 전염병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옮기니까 ‘사람의 이동도 통제해야 한다’는 강압적인 정책을 시행하는 것 같은데, 당연히 장사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으니까 일반 사람들의 생활에 많은 영향이 주는 것 같습니다.

평양에서는 지난 10월, 노동당 간부 12명에 대한 집단 총살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당의 지시를 위반한 것이 처형의 이유였고, 이 중에는 지난해 숙청된 장성택과 결탁한 것이 발각된 당 간부도 포함돼 있어 장성택 관련자에 대한 숙청 작업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는데요, 취재협력자는 이밖에도 2건의 총살 소식을 전했습니다.

- 평양에서 당 간부에 대한 숙청이나 총살이 아직도 진행되는 것 같습니까?

[취재협력자] 숙청에 대해서는 말할 것이 없지만, 내가 파악하고 있는 두 건의 총살에 대해 말하겠다. 한 건은 지난 5월이었다고 생각하는데, 평양시 강동군의 '군상관리소'(주) 소장이 총살됐다.

- 공개 총살이었습니까? 이유는 무엇입니까?

[취재협력자] 총살은 비공개로 했다. 한국에서 보낸 지원물자가 남포항으로 들어왔는데, 그것을 '군상관리소'에서 비밀리에 넘겨받기 위해 소장이 남포에 갔었다. 이 내용을 발설해 비밀을 팔아넘긴 혐의로 처형했다고 한다. (※지원물자가 군대에 넘어간다는 사실을 한국 측에 누설했다는 뜻.)

남포항에 들어온 한국 화물선에 승선할 수 있는 것은 이 소장뿐이므로, 누설자를 추적한 모양이다. 또, 지난 9월에는 대성구역에 사는 남자가 총살된 사건이 있었다.

- 이유는 무엇입니까? 공개 총살입니까?

[취재협력자] 간첩죄, 마약밀수, 불순녹화물 판매 등 5가지 죄상이 올려져 있었다. 내용이 매우 심각했다. 처형은 비공개로 했다.

- 간첩죄라면 정치사건이 아닙니까? 무슨 짓을 한 사람입니까?

[취재협력자] 그 남자는 화교로서 중국에 왕래하고 있었다.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외국인인 화교를 처형한다는 것은 거의 없는 일로, 특별한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 어떻게 정보가 공개되었습니까?

[취재협력자] 화교협회 사무소에 처형됐다는 공시가 나붙어 있어 곧 화제가 됐다. 북한 당국이 화교들에 대한 위협 차원으로 본보기를 위해 죽였다고 생각한다. 화교는 중국과 왕래하고 있으니까.

이시마루 대표는 화교의 총살 사건을 ‘최고 권위자의 말을 듣지 않는 자는 누구도 용서하지 않는다’를 말을 실천한 것으로 풀이했는데요,

[Ishimaru Jiro] 숙청 차원에서 간부를 처벌한 것이 아니고, 일반 사람에 대한 엄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화교를 총살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어요. 외국인이기 때문에 국내인과 취급이 다르거든요. 중국 당국에서도 항의를 하기 때문에 정치적인 죄를 지었다 해서 (화교를) 처형했다는 말은 처음 들었습니다. 사실 화교의 입을 통해 그동안 북한 내부 정보가 많이 유출됐습니다. 이번에 협조자가 제공해 준 화교 총살 사건은 화교들에 대한 본보기, ‘아무리 화교라 해도 방침에 따르지 않는 자는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밖에도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자신이 살고 있는 구역에서는 3개월씩 지연되고 있지만, 식량 배급은 나오고 있습니다. 시꺼먼 백미가 많지만, 중국산이 아닌 국산으로 보여지고, 옥수수와 물고기도 배급되고 있습니다.

또 구역에 따라 다르지만, 전기 공급도 하루 평균 10시간 정도 필요한 시간대에 제공되고 있는데요, 취재협력자에게 전해 들은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의 삶은 여전히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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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상관리소란?

'군상관리소'는 인민무력부 후방총국 산하 소속 기관. 원래는 북한 각 지역에 주둔하는 부대 군인을 위한 상점에 군인들의 생필품을 조달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그러나 경제난으로 군의 후방공급 시스템이 악화됨에 따라 군상관리소의 역할 범위가 확대되었다. 군상관리소는 원료기지(농장, 생필품 공장)는 물론, 지역 특성에 맞게 군인의 후방물자 조달을 위한 외화벌이에도 손을 대게 되었다. 동서안 해안지역과 북부 국경지역에 위치한 군상관리소는 해산물과 산나물, 광석 등 중국과의 합법적인 무역에도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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