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옥죄는 5호담당선전사업 이제는 개혁해야”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1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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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회주의문화농촌' 범안리 모습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회주의문화농촌' 범안리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노동신문 다시 보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노동신문 7 5일자 2면에 수록된 “5호담당선전사업체계 발단 60돌 기념보고회 진행”이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박광호를 비롯해 각 도, , 군 당 선전일군들과 창성군내 리 당위원장 및 5호담당선전원들이 지난 7 4일 창성군 문화회관에서 개최한 이른바 ‘5호담당선전사업’ 60돌 기념행사를 취재한 기사입니다. 북한이 지금도 주민통제에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기사라고 하겠습니다.

오중석: 북한의 ‘5호담당선전사업’은 주민정치사상사업체계로, 김일성이 1958 7 6일 평안북도 창성군 약수리 ‘민주선전실’을 방문하여 “당 간부 한 사람이 5호씩을 책임지고 교양사업과 경제과업 일체를 지도하고 그 집행정형을 총화”하라는 ‘교시’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60년전 주민사상통제 방식을 지금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관련 기사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 북한은 해방 이후 맑스-레닌주의와 스탈린식 ‘국가운영’ 방식을 도입하여 사회주의 정치경제제도를 수립하고, 1958년에 사회주의혁명완수를 선언했지만, 당시 북한 주민들의 의식과 실질적인 생활방식은 혁명이전과 별반 다를 게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거꾸로 주민들의 의식과 가정생활을 사회주의와 사회주의 경제방식에 맞게 ‘개조’해야 하는 ‘생각지 못한 난제’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들고 나온 것이 ‘5호담당선전사업’이었습니다. 기사 내용을 좀 더 말씀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5호담당선전사업체계’는 김일성이 60년전에 북한의 농촌문제 해결의 새로운 단계를 열어 놓은 ‘역사적 사변’이었으며 이 후 김정일과 김정은의 ‘탁월하고 세련된 영도’로 그 ‘우월성과 생활력’이 남김없이 발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5호담당선전사업은 농장원들이 수령에 대해 충실성을 생명으로 간직한 농촌 혁명가로, 집단과 동지들을 위하여 자기의 모든 것을 바치는 열혈투사로, 당의 농업혁명 방침과 관철에 모든 것을 다 바치는 애국농민으로 삶을 빛내이는 자양분이 되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둘째, 5호담당선전사업 담당자들인 당 조직들과 5호담당선전원들은 “중대한 역사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혁명적 전환을 일으켜 모든 농업근로자들을 참다운 ‘김일성-김정일주의자’로 준비시키며, 당의 새로운 전략적 노선 관철에로 힘있게 불러일으켜야 한다”며, 주민들에 대한 사상교육강화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셋째, 5호담당선전원들에게 여섯 개의 선전활동 지침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첫 번째 지침은 “농업근로자들을 당에 충직한 열혈 농촌혁명가, 김정일 애국주의를 소중히 간직하고 조국번영에 헌신하는 애국농민, 불굴의 사회주의 투사로 키울 것”입니다. 두 번째는 ”농업근로자들이 알곡생산계획을 무조건 수행하고, 일하기 좋은 사회주의 문화농촌을 꾸려나가도록 할 것”이며, 세 번째는, ”농업근로자들에 대한 교육사업과 5호담당선전사업을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농장원 자녀들을 훌륭한 인재로 키울 것”입니다. 네 번째는 ”농업근로자들이 당의 노선과 정책을 확고한 신념으로 받아들이고, 당의 사상관철전(), 당 정책옹위전()에 한 사람같이 떨쳐 나서도록 할 것”이며, 다섯 번째는 ”5호담당선전원들은 항일유격대식 군중정치사업방법을 소유하라”는 것이고, 여섯 번째는 ”도(), (), () 당 위원회들과 리() 당 조직들은 5호담당선전원들의 실무수준을 높이고, 그들의 사업조건과 생활조건을 잘 보장해주며, 적극 내세워 주라’는 것입니다.

오중석: 북한 인민경제 저변에는 주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다양한 자본주의적 경제활동방식과 비사회주의적 행위가 일상화 된지 오래되었으며, 당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불가역적으로 작동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변화된 인민경제 환경에 역행하여, 시대에 뒤떨어진 60년전의 ‘주민사상통제 제도’를 강요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체제안전보장 요구와 함께 경제발전을 위한 대규모 경제적 지원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습니다. 일부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과 베트남의 개혁개방 방식을 본 딴 ‘북한 식 개혁개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전망을 전제할 때, 북한 정권은 개혁개방의 부작용으로 체제와 정권이 입을 수 있는 ‘타격과 위험이 무엇 일지’를 타산하고, 이에 대한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오래된 사상통제제도의 지속성을 앞세워 ‘새로운 대남 및 대미 관계추진’에 따른 주민들의 사회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향후 개혁개방에 나서더라도 현재의 체제와 가부장적 권력구조에는 변화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주민들의 사회주의 일탈행위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를 내보내는 데 있다 할 것입니다.

오중석: 최근 한반도 정세의 ‘급격한 변화’를 고려할 때, 북한 주민들의 사상적 내부 단속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그 방법을 ‘항일 유격대식’의 ‘5호담당선전사업’에서 찾고 있는 것은 시대에 뒤진 편의주의적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조치가 북한사회에 미칠 파장과 문제점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이현웅: . 북한은 지난 60년 동안 5호담당선전사업을 사회주의사상과 북한 사회주의체제의 우월성을 반복, 선전하여 주민들을 세뇌시키고 이로써 세습독재정권을 강화하며 김씨 가문 우상화를 위한 핵심수단으로 사용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5호담당선전사업은 주민들의 노력을 착취하고, 개인과 가정을 인위적으로 개조하여 인간본성을 왜곡시킴은 물론 부부(夫婦)와 부모자식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가정생활 일체를 통제함으로써 기본적인 자유와 인권이 일상적으로 침해 받는 비인간적인 제도로 전락했습니다. 더 큰 문제점은 ‘5호담당선전사업’이 인류의 출현 이래 가장 ‘인간적이며 건설적인 제도’로 확인된 ‘가정’을 ‘집단주의’에 배치된다는 이유를 들어, 궁극적으로는 ‘해체되어 없어져야 할 제도’로 규정하고 있는 ‘사회주의가족관’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사회주의 경제실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5호담당선전원들의 선전사업 효과 때문이 아니라 각 가정의 아내와 남편, 아들과 딸들이 ‘혹독한 역경’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오중석: 잘못된 제도의 개혁은 빨리 하면 할수록 좋다는 격언이 생각납니다. 북한 당국이 북한 주민들의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몰인간적이고 비인격적인 ‘사회주의 가족관’에서 깨어나, 60년간에 걸쳐 화석화된 5호담당선전사업을 비판적으로 총화하고 신속한 개혁조치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이 위원님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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