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지방발전정책은 ‘정치투쟁과업’ 주장

서울-양성원, 이현웅 yangs@rfa.org
2024.03.04
[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지방발전정책은 ‘정치투쟁과업’ 주장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른 첫 공장 건설이 시작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8일 평안남도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건설 착공식이 진행됐고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해 연설했다고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 31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지방공업혁명의 장엄한 포성에 화답하여 강국건설의 전 전선에서 진군기세를 배가해나가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지방발전 20x10정책은 지방공업공장들의 전면적 현대화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모든 방면에서 도시와 지방과 농촌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사회주의 전반적 발전기를 열어 놓기 위하여 반드시 실행하여야 할 정치투쟁과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방발전 20x10정책 실현을 위해 인민군을 동원한 것은 전체 인민들로 하여금 인민군대의 정신세계와 투쟁본때를 눈으로 직접 보고 실지 따라 배우게 하는데 있다인민군대의 드높은 전투정신과 무비의 희생성, 완전무결한 창조기풍에 대해서는 추호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인민군대를 추켜세웠습니다. 그리고 지방발전 2010정책 실현의 직접적 담당자인 시, 군의 책임일꾼들에게 지방발전정책을 실현하는 과정을 사상교양과정, 사상단련과정으로 확고히 전환시켜 군내 일꾼들과 주민들의 충성심과 애국적 열의를 부단히 승화시켜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지방발전정책과 관련해 지방공업공장들을 10년 안에 훌륭히 일떠세우는 것은 공화국의 장성발전사에 특기할 거대한 사변적 의의를 가지는 일대 혁명이라고 선전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은 “10년 혁명의 개시를 선포한 성천군 지방공업공장건설의 착공식(2.28)은 국가부흥의 새 전기를 기세차게 열어나가는 총 진군대오에 휘황한 내일에 대한 확신을 백배해준 의의 깊은 계기가 된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이번 지방공업발전정책처럼 혁명적이고 인민적이며 과학적인 정책은 찾아볼 수 없으며, 올해 말에는 지방발전 2010정책의 첫 산아들인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들이 전국의 시, 군에 희한하게 일떠서고, 10년 후에는 전국도처에서 인민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높아가는 뿌듯한 광경을 자부하게 될 것이라고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선전과는 달리 지방발전 2010정책은 성공가능성이 매우 희박합니다. 북한 통치집단은 2021년 제8차당대회에서 경제발전 5개년계획국방력발전 5개년계획을 동시에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현 시점까지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계획은 국방력발전 5개년계획입니다. 지난해 말 당제8기 제9차전원회의에서도 “2024년에는 경제발전보다는 핵무기생산확대, 정찰위성추가발사, 무인 정찰·공격기생산, 극초음속 미사일과 핵잠수함건조 등 국방력발전 5개년계획 수행에 국가적 차원의 전폭적인 대책들이 이미 강구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력발전 5개년계획의 포기없이 인민경제발전과 지방발전을 주장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짓입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김정은이 지방공장 첫 착공연설에서 지방경제를 추켜세우는 10년 혁명의 전위에 우리 군대를 내세운 것은 긍지 높은 말씀이라고 지적하며, 인민군대 현장동원을 미화했습니다. 북한의 인민군대 건설현장 동원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국가형성 초기에 군대 일부를 건설현장에 동원하는 것은 예외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북한처럼 1948 2월 인민군이 창설된 후 현재까지 장장 75년 가까이 군대를 건설현장의 핵심노동력으로 투입해온 나라는 지구상에 없습니다. 북한 인민군은 17세에 징집되어 남자는 10년간, 여자는 8년간을 복무합니다. 이들은 가장 힘들고 어려운 건설임무를 수행하지만 이에 대한 물질적, 금전적 보상은 전혀 없습니다. 21세기 현대판 노예입니다. 심각한 인권유린입니다. 하지만 북한 통치집단은 인민군대의 노동력을 어떻게 하면 가장 빨리, 가장 많이 착취해낼 것인가에 대한 방법과 수단을 고안해내는데 전력해왔습니다. 이로부터 나온 것이 바로 각종 속도전입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청년들을 군대에 가두고 노력을 착취하는 것은 죄악입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일꾼들에게 지방발전정책실현 과정을 군()내 일군과 주민들의 사상교양 및 단련과정으로 전환시켜 충성심과 애국적 열의를 승화시키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지시를 내린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인민군 병사들은 10년이라는 긴 복무 기간 조국보위와 혁명건설을 위해 청춘을 다 바쳐 희생하고 있지만 이들 앞에 차려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일부 제대군인의 경우 후보당원과 대학입학추천 자격이 주어지지만 대부분은 원하는 직장에 배치되지 못하고 있고, 부모형제가 있는 고향복귀도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김정은 정권 12년 동안 40여 건이 넘는 대규모 건설현장에 인민군 동원과 제대군인 무리배치가 일상화되면서 인민군 병사들과 제대군인, 이들 가족들의 불만은 폭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산간오지개발현장에 집단 배치된 제대군인들의 생계형 범죄는 당국의 통제와 관리를 벗어나고 있으며 이들과 지역주민간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번 정치적 지시는 이런 사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상통제와 억압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시, 군당위원회는 당의 지방발전정책을 실현하는 과정이 그대로 자기 지역의 3대혁명화를 강력히 추진하는 과정이 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2021 12월 당제8기 제4차전원회의에서 채택된 새로운 농촌강령에서 농촌지역의 3대혁명화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밝혔습니다. 그것은 농업근로자들의 혁명사상무장 당과 국가, 제도의 위대성과 고마움 체득 집단주의 사상의식과 생활배양 높은 계급의식 견지였습니다. 이번 지방발전정책이 새로운 농촌강령에서 정치사상적 지침으로 제시된 ‘3대혁명의 범주 내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경고입니다. 자력갱생노선으로 자본과 기술력이 완전 고갈된 상태에서 농업근로자들의 노동력과 농업생산물 착취를 통해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주민들은 과거로 회귀하는 퇴행적인 지방발전정책 추진방식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할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 감사합니다.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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