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4월 11일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높이 모시여 우리 당과 국가, 인민의 위업은 필승불패이다"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2012년 4월 당 제4차 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5차 회의에서 김정은을 당과 국가의 최고수위에 높이 모심으로써 "새로운 역사적 시대가 펼쳐지고 그 승승장구함과 양양한 전도가 확고하게 담보되었으며 그의 탁월한 사상과 영도 밑에 당은 인류의 이상사회건설을 앞당겨 실현해나가는 강력한 정치적 참모부로 위용 떨치게 되었고 국가는 절대적 힘과 존엄을 지닌 영원불패의 강대국으로 솟구쳐 올랐다"고 선전했습니다. 이어 김정은은 "당을 최장의 집권사와 필승불패의 향도력을 지닌 혁명적 당, 전도 양양한 당으로 강화 발전시킨 위대한 수령이며, 그의 집권 12년은 당과 국가의 장성발전사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위대한 승리의 기념비를 세운 성스러운 년대기"라고 적었습니다. 특히 북한은 그를 국가지도자로 높이 모심으로써 "온 사회의 사상적 일색화를 실현한 세계유일의 정치사상강국, 국제정치정세 흐름을 주도해나가는 반제자주의 성새, 부흥강국으로 비약해가는 사회주의국가"가 되었다며, "당중앙의 유일적 영도를 목숨으로 옹호 보위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북한이 "영원불패의 강대국으로 올라선 것은 12년 전에 당과 최고인민회의가 김정은을 최고수위에 모셨기 때문"이라고 선전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은 "대를 이어 줄기차게 흐르는 조선혁명의 백승의 역사, 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의 장엄한 탄생과 전면적 국가부흥의 비약적 발전상은 12년전 4월의 정치적 사변들과 하나로 잇닿아 있다"며, 김정은이 "천재적인 예지와 특출한 영도력으로 당과 국가의 진로를 환히 밝혀주고 혁명과 사회주의건설을 백승의 한길로 이끌어 정치와 경제, 군사, 문화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의 "대정치경륜이 펼쳐진 역사적 행정에서 주체혁명의 혈통이 꿋꿋이 이어지고 조선의 기적, 조선의 신화가 끊임없이 창조된 전설적인 영웅서사시가 아로새겨지게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그의 혁명업적은 "후손만대에 빛내어갈 귀중한 재보이며 당과 국가의 휘황한 미래를 기약하는 영원불멸 할 기치"라고 선전했습니다. 이는 반인민적인 개인우상화의 극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상적인 사회주의국가나 공산주의에서는 있을 수 없는 개인 우상숭배이며 봉건왕조체제에서나 가능한 가계 우상화와 신격화 행태입니다. 민족적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김정은의 지난 12년 혁명활동을 미화, 극찬하는 방식으로 그의 혈통세습 합리화와 독재권력 정당화에 주력했습니다. 이러한 김씨 일가의 우상화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은 자신들의 절대권력을 창출하고 유지, 강화시키기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였습니다. 각 가정에 김부자 사진 걸기, 수만 개가 넘는 각종 동상건립, 김일성 연구실과 사적관 운영,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전국방방곡곡에 영생탑 설치 등은 북한이 지구상에서 개인숭배가 가장 극심한 나라임을 증거해 줍니다. 김씨 일가의 우상화 정책은 '탁월한 인간' 만들기, '범인과 차별되는 영웅' 만들기, '무오류와 무흠결의 우상' 만들기, '전지전능하며 영생하는 신' 만들기로 진행됩니다. 김일성 개인숭배는 그의 직계 조상과 친인척까지 확대되었고 직계비속인 김정일과 김정은으로 이어졌습니다. 김씨 일가의 우상화와 신격화는 엄격한 법과 제도를 통해 국가차원에서 최우선적인 사업으로 집행됩니다. 당의 유일영도체계확립 10대원칙과 금수산태양궁전법이 그 핵심입니다. 위반자는 육체적, 사회정치적 생명 모두를 박탈당합니다. 북한은 세계지성들로부터 영생교를 믿는 사이비종교집단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인민들은 영생교에서 해방돼야 합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김정은이 "당(黨)을 강화 발전시킨 위대한 수령이며, 인민들에게 진정한 삶의 보람과 행복을 안겨준 자애로운 어버이"라고 선전했습니다. 현 시점에서 북한 당국이 이같이 선전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사설은 김정은의 우상화 선전을 그가 집권기간 강행했던 정책과 지도력을 미화하고 칭송하는 방식으로 전개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김정은은 "조선의 존위와 명성을 세계만방에 떨쳐준 탁월한 국가지도자이며 천재적인 사상이론가, 탁월한 정치가이고, 그의 사상과 영도는 과학이고 승리이며 그의 위민헌신의 혁명실록은 초인간적인 헌신과 노고로 수놓아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체 인민은 우리의 운명이고 미래인 김정은을 정치사상적으로, 목숨으로 옹호보위하고 그의 절대적 존엄과 권위를 보위하는 국풍을 철저히 확립하며, 그의 사상과 영도에 끝없이 충실하고, 그의 구상과 결심을 철저한 실천행동으로 받들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이런 내용에 근거해볼 때 이번 우상화 선전은 대중매체발달과 그 영향으로 약화되고 있는 인민대중들의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제고하고 내부 단결을 도모해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우상화 선전은 거짓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한계로 인해 세월이 갈수록 역효과만 날 것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김정은 동지를 높이 모신 우리 당과 국가, 인민의 앞길에는 언제나 승리와 영광만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일방적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1948년부터 46년을 집권한 김일성은 북한을 붕괴직전의 상태로 김정일에게 넘겨줬습니다. 김정일은 1995년부터 16년간 통치하면서 기형적인 선군정치를 김정은에게 남겼습니다. 김정은은 2012년부터 12년째 집권하고 있지만 핵무기개발과 핵전쟁준비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승리와 영광'은 오직 김씨 일가 3대에게만 사용되는 전용용어입니다. 주민들은 김정은이 언제나 승리와 영광만을 가져다 준다는 노동신문 주장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며 극심한 거부감까지 느낄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