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사회정치적 생명체론 집중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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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 안녕하세요.

양성원 :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 네. 10월 10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세상에 유일무이한 불패의 당, 전도양양한 혁명적 당'이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조선노동당의 성격을 세 가지로 규정하여 밝히고 있는데요. 첫째 조선노동당을 "수령의 혁명사상으로 일색화된 사상적 순결체"라고 규정하고 "수령의 사상으로 일색화한다는 것은 당을 수령의 사상으로 숨쉬고 사고하며 행동하는 당, 수령의 사상에 끝까지 충실하고 그 실현을 위하여 투쟁하는 당으로 건설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둘째로, 조선노동당은 "수령을 유일중심으로 굳게 결속된 조직적 전일체"라고 규정하면서, 수령은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활동을 통일적으로 지휘하는 영도의 중심이며,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활동을 통일적으로 지휘하는 유일중심이 바로 수령"이라고 적고 "사회정치적 생명체에서 당은 인민대중을 수령과 조직사상적으로 연결시키고 수령의 두리에 튼튼히 묶어 세우는 중추"라고 썼습니다. 셋째로 조선노동당은 "수령의 영도 밑에 하나 같이 움직이는 행동의 통일체"라고 규정하고 "사회정치적 생명체에는 그 활동을 통일적으로 조직지도하는 뇌수가 있어야 하며 이러한 뇌수의 역할은 수령만이 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양성원 : 이번 기사는 김정은의 영도로 인해 조선노동당이 '수령의 혁명사상으로 일색화된 사상적 순결체'로 더욱 강화됐다고 선전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 이번 기사는 당의 사상적 일색화는 당 안에 "오직 위대한 수령님과 장군님의 혁명사상만이 지배하게 하는 것이고, 당을 수령의 혁명사상과 어긋나는 온갖 이색적인 사상조류나 경향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고 끝까지 투쟁하는 당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당과 혁명대오의 사상적 일색화는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확립을 위한 투쟁의 종자이며 핵"이라고 밝히고, "오늘의 당은 총비서의 영도에 의해 수령의 혁명사상으로 일색화된 사상적 순결체로 비상히 강화됐다"고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정치의 정상적인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최대의 장애물은 조선노동당 일당체제와 유일사상 일색화입니다. 복수의 정당이 선의의 경쟁을 벌여 인민의 선택을 받은 정당이 국가권력을 담당하는 제도를 도입하지 않는 이상 정치강국은 될 수 없습니다. 조선노동당의 사상적 순결성 강화는 자질도 검증되지 않은 수령 한 사람에게 권력을 초집중시키는 것으로, 인민독재가 아니라 수령독재를 강화시킬 뿐입니다. 지금은 복수정당제 도입과 수령권력의 해체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양성원 : 이번 기사는 "인민대중은 수령을 중심으로 사회정치적 생명체를 이룰 수 있으며 수령의 영도 밑에서만 혁명과 건설을 수행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1986년 김정일이 주장한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에 따르면, 사람은 개인적 물리적 생명인 '육체적 생명'과 집단적 생명인 '사회정치적 생명' 두 가지 생명을 가지고 있는데, 이중 더 고귀하고 영생하는 생명은 '사회정치적 생명'이며, 이 생명은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최고뇌수인 어버이 수령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입니다. 인민대중은 이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중추인 수령의 영도를 받음으로써 사회정치적 생명체를 이룰 수 있고, 비로소 '역사의 자주적인 주체가 되어, 혁명과 건설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수령으로부터 사회정치적 생명을 받은 사람은 수령에게 절대충성과 절대복종만 해야 하며, 수령의 영도와 그에 대한 충성을 거부할 경우, 사회정치적 생명뿐 아니라 육체적 생명까지 박탈당하게 됩니다. 북한이 지구상에서 가장 반인민적인 사회로 전락하게 된 것은 바로 이 사회정치적 생명체론 때문입니다. 이 이론에 의해 인간중심 주체사상은 수령중심 주체사상으로 변질되었고, 정치체제는 전근대적인 '신정정치체제'로 뒤바뀌었습니다.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이 사라져야 북한 민주화가 가능합니다.

양성원 : 이번 기사는 "사회정치적 생명체 안에서 영도의 유일중심으로서의 수령의 지위는 절대적이며 그것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동신문이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을 강조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이번 기사는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을 설명하면서 "사회정치적 생명체에는 그 활동을 통일적으로 조직지도하는 뇌수가 있어야 하며 이러한 뇌수의 역할은 수령만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사회정치적 생명체에서 매 성원의 의사는 수령에 의하여 집대성되며 집단의 행동의 통일은 수령의 영도에 의하여 실현된다"고 밝혀, 수령의 뇌수역할과 기능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하였습니다. 이런 내용에 근거할 때 이번 노동신문의 사회정치적 생명체론 선전전은 조선노동당 창건 78돌을 기해 김정은의 수령으로서의 지위와 영도, 신적 권위를 환기시켜 세습독재권력을 공고히 하고, 북한이 감당하기 어려운 군사적 긴장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확산되고 있는 주민불안을 잠재우며, 내부단결을 도모해 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북한통치집단은 수령존재의 당위성과 정당성이 설득력을 상실하고 있고 수령의 역할과 기능도 반인민적인 속성으로 인해 약화일로에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양성원 : 이번 기사는 "전당이 수령의 영도 밑에 하나같이 움직이는 행동의 통일체가 되어 주체의 한길로 억세게 나가는 당은 이세상에서 오직 하나 조선노동당 뿐"이라고 선전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선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사회주의 국가에서 정당은 인민의 이익을 대표하는 기관입니다. 그러나 조선노동당은 인민의 이익이 아니라 수령의 이익을 대표하는, 반인민적인 정당으로 전락했습니다. 조선공산당은 공산주의가 실현된 다음에도 수령의 이익 실현을 위한 정치사상적 무기로써 인간과 사회, 자연개조 사업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변함없이 존속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주민들은 조선노동당이 존재하는 한 자기 판단과 결정, 자유, 평등과 같은 인권을 영원히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이번 기사의 선전 내용에 대해 좌절과 분노 절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 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