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경제일꾼에 ‘올해 과업 완벽수행’강조

서울-양성원, 이현웅 yangs@rfa.org
2024.10.01
[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경제일꾼에 ‘올해 과업 완벽수행’강조 지난 8월 2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산업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하며 미소 짓고 있다.
/Reuters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9월 25일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경제지도를 더욱 대담하게, 더욱 혁신적으로’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수행의 사활이 결정된다고도 할 수 있는 이 기간에 그 누구보다 하루 한시의 귀중함과 절박성을 의식하고 책임성을 보다 높여야 할 사람들이 바로 경제지도일군들”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당중앙은 국가경제지도일군들이 보다 긴장된 책임의식을 지니고 경제사업을 대담하게 혁신적으로 조직 전개해 나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남은 석 달 남짓한 기간에 인민경제 모든 부문과 단위에서 지표별 생산계획은 물론이고 정비보강계획들을 제 기일에 무조건 끝내고 당이 제시한 중요정책적 과업들을 하나도 미결함이 없이 완벽하게 수행하여야 5개년계획의 마지막 해인 다음해 투쟁의 승리를 확고히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지도일군들이 나라의 경제사업을 전적으로 책임진 주인답게 기업체들의 생산경영활동에 유리한 조건과 환경을 지어주는데 선차성을 부여하고 근로자들의 실질소득을 지속적으로 높여주기 위한 효과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특히 “경제지도일군들이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문제는 새시대 지방발전정책이며 지방공업공장건설과제를 성과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국가경제지도일군들 앞에 나서는 중요하고도 필수적인 혁명임무”라고 역설했습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경제지도일군들은 시대와 혁명 앞에 지닌 책임감의 무게를 깊이 자각하고 중대한 사명을 끝까지 다하는 것으로써 당에 대한 충실성을 검증받아야 한다”며 과업완수를 독촉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은 ①모든 경제지도일군들은 긴장된 책임의식을 갖고 사업을 대담하게 헌신적으로 전개함으로써 인민경제발전을 힘있게 견인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어 ②올해의 투쟁목표점령을 향해 전인민적 진군기세를 더욱 고조시켜 나가자면 지도일군들이 그 어느 때보다 경제작전을 책임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주요하다고 지적하고 ③생산장성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요인들을 잘 따져보고 현존설비와 자재, 노력을 합리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작전만 잘하면 얼마든지 생산적 앙양을 일으켜 나갈 수 있다고 다그쳤습니다. 하지만 경제지도일군들의 책임의식 제고나 경제작전 능력 향상, 혁신적인 일본새만으로는 경제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올해 경제목표를 달성한다 해도 만성화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우리식 사회주의경제체제’를 포기해야 합니다. 중앙명령계획경제를 폐기하고 시장경제질서를 과감하게 수용하여 개혁개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고질적 병폐인 공급부족과 불균형, 마이너스 성장기조에서 탈출할 수 있으며 인민경제의 진정한 발전을 기약할 수 있습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경제지도일군들에게 20개 시, 군의 지방공업공장 운영에 필요한 사업을 빈틈없이 추진하여 공장완공과 함께 생산에 진입할 수 있게 맡은 책임을 다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북한의 ‘지방공업공장 건설’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김정은의 ‘새로운 지방발전정책’에 따라 올해는 연말까지 20개 시, 군 지역에서 각 1개씩 20개의 지방공업공장 건축을 마무리하고 생산공정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은 첫 해 목표가 좌절될 경우 김정은 체제에 심각한 위협요인으로 부상될 것을 우려하여 전당, 전민, 전군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의 대내 당면목적인 ‘부강하고 문명한 사회주의사회 건설’은 한반도 정세안정,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극복, 건설 재원과 물자 조달, 인민대중의 자발적 참여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이러한 조건 충족과는 반대로 핵전략강화와 전술핵 생산배치, 적대적 2개 국가론 선포와 남한 평정전력준비에 진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공업공장들은 아주 낮은 수준에서 조악하고 부실하게 건설될 수 밖에 없으며 완공된다 해도 생산재료 부족, 기능인력과 경험부재로 효율적인 운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지방공업공장들의 건축공사가 마감단계에 이른 지금이야 말로 경제지도일군들의 치밀한 작전과 조직사업이 절실히 요구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경제일군 다잡기’에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사설은 ①경제일군들은 방대한 경제과업수행과정에서 이러저러한 고충과 감당하기 어려운 일감들과 부딪힐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앉아서 우국지사처럼 걱정만 하여서는 올해의 성과적 결속을 위한 귀중한 시간을 잃게 되며 결국 당과 혁명 앞에 맡은 책무를 다할 수 없게 된다고 적었습니다. 또 ②경제부문들 사이, 기업체들 사이에 생산적 연계가 제대로 맺어지지 않아도 조건 타발을 앞세우며 서로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는 일군, 현실에서 안타깝게 해결을 기다려도 속수무책인 일군들이 있어서는 올해 경제과업수행에서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질타했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놓고 볼 때 경제지도일군 다잡기에 나선 것은 각 공장건설지역의 개별적인 특성과 조건, 환경적 어려움에 직면한 일군들의 책임완수를 독려하는 한편 올해 목표달성 실패 또는 성과 부진의 경우 그 책임을 묻기 위한 사전 경고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올해 목표의 성과적 점령을 위해 떨쳐나선 경제부문 일군들과 근로자들의 투쟁기세는 지금 대단히 높다”고 선동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선동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주민노력착취를 위한 선동수법이 지구상에서 최고로 발전된 체제입니다. 북한이 공개적으로 밝힌 선동형식만 해도 수십 가지입니다. 글을 통한 선동 외에도 구두선동, 직관선동, 모임선동, 방송선동, 예술선동이 있으며 세부적으로 구두선동에는 해설담화, 선동연설, 독보, 정황선동이 직관선동에는 구호와 표어, 선전화, 속보, 영예게시판, 경쟁도표 등이, 모임선동에는 궐기모임, 이야기모임, 발표모임, 실효모임, 혁신자축하모임 등이, 예술선동에는 예술선전대, 기동예술선전대, 예술소조 활동 등이 있고 방송선동에도 여러 형식들이 존재합니다. 선동의 반인민적 기만성을 꿰뚫고 있는 주민들로서는 이번 선동에 깊은 혐오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웹편집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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