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 위원장

워싱턴-전수일 chuns@rfa.org
201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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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커비 전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 위원장
마이클 커비 전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 위원장
RFA PHOTO/ 이규상

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2월 17일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UN COMMISSION OF INQUIRY ON HUMAN RIGHTS IN NORTH KOREA)가 북한인권실태에 관해 1년간 조사한 결과를 보고서로 펴낸 지 1주년이 된 날입니다. 이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유수 연구단체인 CSIS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는 ‘북한인권의 나갈 길’이란 주제로 미국과 한국의 정계인사들과 전문가들 그리고 이 보고서를 펴낸 유엔 북한인권조사 위원회 전 위원들이 참석해 강연과 토론을 벌였습니다.

이날 토론회를 마치고 자유아시아방송을 방문한 마이클 커비 (Michael Kirby)전 위원장은 유엔의 ‘인권우선’ (Rights Up Front)원칙에 따라 북한과 교류하는 모든 유엔 기구들이 대북 인도적 지원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유엔은 ‘보호책임’ (Responsibility to Protect)이라는 또 다른 원칙에 따라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북한내 반인도범죄 혐의에 상당한 근거를 제시한 만큼 적절한 기간내에 국제형사재판소나 모종의 심판소 설치를 통해 북한의 반인도범죄와 그 책임자를 규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초대석에서는 마이클 커비 전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모시고 최근 유엔을 통과한 북한인권결의안의 중요한 의미와 유엔 실사단이 방북 해 조사해야 할 광범위한 인권유린 문제들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들어 봅니다.

전수일: 작년2월 17일,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에 대한 보고서, 일명 커비 리포트를 발표한 뒤, 보고서에서 확인한 인권문제와 그 해결 권고안을 토대로 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 총회를 통과했고 급기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즉 안보리에서도 지난 12월 의제로 채택됐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인권문제를 의제로 채택한 것에는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까?

The Hon. Michael Kirby (마이클 커비 전 위원장): First of all, it’s very unusual for the SC to accept any responsibility in the specific area of human rights. There’s a sort of line that’s drawn, an artificial and untenable line between human rights and peace and security…

우선 유엔안보리가 인권문제를 검토하겠다고 의제로 삼은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입니다. 인권이란 의제는 평화와 안보라는 문제와는 별개라는 어떤 인위적이면서도 불합리한 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세계 평화와 안보 주제를 다루는 것이 사실 유엔안보리의 기본적인 역할입니다. 하지만 핵탄두와 미사일 운반체제를 보유하고 있는 동시에 불안정한 국내 정세에 처해 있는 나라, 특히 최고 지도자가 자신의 고모부를 처형하는 그런 나라라면 인권유린이란 대의 아래 바로 평화와 안보문제가 인권문제와 더불어 안보리에서 검토될 수 있는 상황이란 겁니다.
그럼 이번 안보리가 채택한 발의가 왜 중요한가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번 발의는 안보리가 심사하는 특정 안건에 대한 내용 발의가 아니고 의제의 순서나 의제 안건을 보태거나 빼는 등의 절차성 발의 (procedural motion)입니다. 하지만 이 절차성 발의가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저희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에서 밝힌 북한 인권문제가 부각돼 안보리에 정식 의제로 추가됐다는 것이고 안보리 회원국이면 누구든 이 북한인권문제를 의제 안건으로 삼아 논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북한인권문제를 의제로 삼을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특별 결의안을 만들어 통과시키고 하는 과정이 필요 없다는 것이죠. 앞으로 3년간 안보리 의제로 남는 것이고 그 이후에도 만일 안보리의 회원국 한 나라만이라도 연장하길 바라면 연장되는 것입니다. 의제에 포함됐다는 건 유엔 안보리가 원하기만 하면 언제나 북한인권상황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잘 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 안보리의 채택은 5개 상임이사국의 비토, 즉 거부권 행사가 불가한 것이었습니다. 그건 채택안이 ‘내용성 발의’가 아니라 ‘절차성 발의’ 였기 때문이죠. ‘절차성 발의’는 유엔 안보리 회원국 15개국 가운데 9개국이 찬성할 경우 상임이사국은 거부권을 발동할 수 없다는 유엔 헌장의 예외조항에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북한인권결의안 의제 채택안은 11개국이 찬성했습니다. 절대적인 다수 회원국이 안보리 의제로 삼는데 찬성한 것이죠.
정말 보기 드문 일입니다. 이제는 안보리 회원국 누구라도 북한인권 문제를 논의

하고 싶다면 신속하게 안보리에서 검토하게끔 된 것입니다.

전: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두 나라입니다. 그런데 이 두 나라는 유엔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표결되는 모든 과정에서 반대를 했습니다. 이 두 나라가 왜 북한인권결의안에 반대를 하고 있습니까? 또 이 두 나라의 반대 입장에 대해 커비 위원장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커비: We and in this COI we made every endeavor to cooperate with China and Russia. Both of the countries are great powers, great civilizations and they are very important in the region…

저희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조사과정과 이후 유엔에 상정하는 과정 내내 중국과 러시아와 협력하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 두 나라는 아시다시피 강대국일 뿐만 아니라 위대한 문명사회이고 특히 역내에서 매우 중대한 역할을 합니다.
또 두 나라는 북한과 접경하고 있어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북한에 경제적으로도 큰 영향력이 있습니다. 저희 조사위원회는 중국의 전폭적인 협조를 얻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중국은 지극히 정중하고 공손하고 그리고 매우 외교적인 자세로 저희를 대했습니다.
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저희 조사단이 중국과 북한 접경지역을 방문하는 걸 허용하지 않았고 저희가 중국 정부 관리들과 학자 전문가들을 만나 중국의 입장을 알아보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하려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역시 더할 나위 없이 정중하게 저희를 대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도 중국처럼 자신들의 입장은 어느 특정 국가의 인권을 조사하는 유엔조사위원회의 활동을 수긍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불행히도 저희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로서는 이들 나라의 반응을 통제할 권한이 없습니다.
우리 조사위원회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회원국 다수의 발의로 설립됐습니다. 우리 스스로 만든 조직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우리 조사 위원회는 유엔과 국제사회를 위해 책무를 이행할 뿐입니다.
중국과 러시아 두 나라의 이런 입장을 제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셨는데요. 저는 오스트랄리아 (호주)에서 오랫동안 법관으로 재직했습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 실질적인 내용을 중시하기 보다는 겉핥기 식으로 형식적으로 처리하려는 사람들도 겪어 봤습니다. 두 나라 입장은 바로 형식적인 것입니다. 저희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인권유린에 관한 모든 증거를 확보해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국제사회 앞에 제시했습니다. 우리가 제시한 이 모든 증거는 정말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검찰의 철저한 조사를 받아 독립적인 국제 재판소에서 그 사실여부를 가리고 또 책임자가 있으면 문책해야 할 만한 그런 증거자료였습니다. 그런데도 이 두 나라는 조사위원회가 모든 증거를 제시했는데도 단순히 ‘특정 국가에 대한 인권문제 조사’는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이 증거를 무시하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아주 형식적인 입장이고 이런 입장은 결코 인권을 우려하고 소중히 여기는 자세가 아닙니다. 현대 세계인들은 인권문제에 깊이 우려해야 합니다.
그건 유엔헌장에서 그렇게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948년 공표된 세계인권선언에도 그렇게 명시됐고 북한이 조인한 수많은 유엔 협약에도 명시돼 있습니다. 인권 옹호는 우리 모든 사람들의 책임입니다.

전: 커비 위원장께서는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보고서에 대한 북한의 반응에 대해 ‘매우 비협조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 동안 북한의 반응을 보면 선전매체를 통해 탈북증언자들의 부모나 친인척을 동원한 영상으로 반박하거나 이례적으로 자체의 인권보고서를 펴내 북한의 인권상황을 옹호하기도 했습니다. 조사위원회의 보고서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북한의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커비: Well, very respectfully because they are member country of the UN, and I was a servant of the UN COI, I think their responses completely unsatisfactory because so far as witnesses are concerned, the witnesses were extremely impressive…

북한은 유엔 회원국이고 저희 조사위원회는 유엔을 위해 일했기 때문에 매우 정중하게 말하겠습니다만, 북한의 반응은 결코 만족스러운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저희 보고서에 인용된 증인들의 증언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만일 거기에 일말의 의혹이 든다면 이 방송을 듣는 북한 청취자들은 당장에라도 인터넷에 올라가 볼 수 있습니다.
거기서 북한이라는 말 하나만 검색을 해도 무진장한 자료가 나올 겁니다. 저희 보고서 자료를 보는 데에만 아마 수십 시간 넘어 걸릴만한 방대한 양입니다. 증인들이 자신들이 겪은 인권유린 사례, 굶주림, 수용소 교화소에서 당한 유린행태, 여성 수감자들과 종교인 수감자들이 겪은 잔학행위 등등, 수없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북한 국민에게 저희 보고서에서 내 놓은 결론을 수용하라는 게 아닙니다.
실제 모든 자료와 증거를 보고 각자 결론을 내리라는 것입니다.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나라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자료를 보고 자신들이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자료들은 저희가 공청회를 통해 모았고 공청회 증언 현장을 직접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모두 올렸습니다. 그러니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된 것이죠. 다만 북한 주민들은 북한 정부가 인터넷 사용을 금하고 있기 때문에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유엔 회원국이고 유엔에서 세운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북한에 인권유린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데 왜 북한 정부는 그것을 북한인 주민이 알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까? 저희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했었고 또 현재에도 북한 방문을 바라고 있습니다.
저는 평양 방문이 허용된다면 거기 가서 저희 보고서 내용에 대해 북한측 언론과 정부 관리들과 노동당 관계자들로부터 어떤 질문이나 의혹에 대한 답변을 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저는 우리 보고서의 내용과 그 타당성을 설명하고 직접 그 보고서를 전해주고 싶습니다. 저희 보고서의 권위는 바로 증언자들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는 유엔 조사단의 방문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유엔에 가입한 회원국이고 관련 협약 서명 국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유엔 조사단의 방북을 허용치 않겠다는 것이고 유엔의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평양 방문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저희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방북 요청도 거부됐습니다. 지금도 저희는 북한에 들어가 조사보고서 내용을 북한 인민들에게 설명하고 싶지만 당국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이런 북한 정부의 입장은 용납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전: 탈북자 신동혁씨가 자신이 수감됐던 수용소와 관련한 증언 일부의 오류를 정정한 데 대해 오늘 워싱턴 토론회에서 커비 위원장께서는 그의 증언이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의 미미한 부분에 불과하고 보고서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왜 그런 것인지 저희 청취자들에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커비: Yes, of course I can. I was a judge in my own country for 34 years. I had to sit through many hearings of people telling witnesses, giving witness testimony, and I had to sit through countless appeals conducted on the basis of testimony gathered at trial...

물론입니다. 저는 오스트랄리아에서 법관 생활 34년을 한 사람입니다. 법정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증언을 하는 걸 듣고 또 수많은 사람들이 1심에서 증언한 것을 근거로 또 다시 항소하는 걸 수없이 봐왔습니다.
이런 일을 30년 넘게 하다 보면 증언의 신뢰성에 대한 분류를 하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진짜 진실대로 말을 합니다. 물론 어떤 사안은 잊거나 비고의적으로 빠뜨리는 적은 있죠.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은 고의적으로 거짓말을 합니다. 이런 경우 그 진실을 규명해야 하는 고충이 뒤 따르죠. 또 세 번째 부류는 자신의 주장을 좀 더 확실하게 강조하려고 증언을 윤색하는 경우 입니다.
그냥 그대로 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수용할 만한 주장인데 거기다가 불필요하게 사족을 붙이는 것이죠. 우리 영어 속담에 ‘백합꽃에 금을 입힌다’는 말과 같습니다.
바로 신동혁씨의 경우가 이 세 번째 부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동혁씨의 사안은 이미 그걸로 충분했습니다. 헌데 그는 자신의 입장을 더 부각시키려고 했던 것이죠. 그가 관리소 14호 출신이냐 18호 출신이냐 여부가 논란의 주요 초점이 됐습니다.
물론 다른 일부 증언 부분도 논란거리는 됐습니다만, 하여튼 북한인권실태에 관한 저희 보고서라는 큰 그림으로 볼 때에 신동혁씨의 증언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안는다는 점입니다. 저의 동료 조사위원도 지적했지만 신동혁씨는 저희가 만난 증인 200여명, 거의 300명 가까운 증인의 한 사람일 뿐입니다.
80여명은 공청회에서 증언했고 나머지 대부분은 개인적인 면담에서 증언했습니다. 증언은 모두 동영상으로 제작돼 인터넷에 올려져 있습니다. 하여튼 신동혁씨의 증언 분량은 저희 보고서에 작은 부분으로 포함됐습니다.
보고서 전체 내용에서 아마 제 기억으로는 두 차례 언급됐을 겁니다. 그 하나는 수용소 내의 굶주림에 관한 증언이었습니다. 헌데 당시 고난의 행군 시절이었는데 굶주리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 굶주림에 관한 증언에 대해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전: 수용소 뿐만 아니라 수용소 밖에서도 주민들이 굶주렸다고 하죠?

커비: Exactly. And therefore it isn't all that surprising when we quote him to say that there was hunger in the camp. Who would really doubt?...

물론입니다. 그래서 저희 보고서에서 신동혁씨가 수용소 생활 때 굶주렸다는 증언은 놀랄 일도 아니고 논란 거리도 아닙니다.
또 다른 증언 내용이 바로 그가 14호 완전통제구역에서 살았는지 아니면 18호 출신이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신씨는 아마도 실제 14호 관리소에서 태어나긴 했는데 14호와 인근에 있는 18호 관리소들의 울타리가 변경되면서 결국 18호에 수감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 18호 관리소가 14호 보다 덜 엄격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건 마치 호텔이 5성급 호텔이냐 2성급 호텔이냐 혹은 3성급 호텔이냐를 따지는 것과 같습니다. ‘도토리 키 재기’ 란 말입니다.
그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오히려 이건 북한이 궁지에 있다는 점을 보여줄 뿐입니다. 이런 작은 지적 사항 말고는 반박할 만한 것이 없다는 얘기지요. 북한이 주장하는 걸 들어 보면 ‘신동혁이 말을 바꿨으니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 전체가 무효다’라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보고서는 유효합니다. 저희 보고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가 저희 보고서를 북한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주민 스스로 그 증언들이 진실인지 허구인지 판단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전: 최근에 북한의 또 다른 반응 하나가 나왔습니다. 17일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인권에 관한 대토론회 전날, 북한측 유엔 대표부에서는 이 토론회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언급을 했습니다. 그리고 북측 대표단이 토론회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미국 정부에 요청했는데도 미국 정부는 그걸 무시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커비: As far as I am concerned, I am neutral in this. I am not representative of the US government. But there is a legal problem…

이 논평에 대한 제 입장은 중립입니다. 저는 미국 정부를 대표하는 관리가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북한 대표부 외교관이 워싱턴의 토론회에 참석하려면 법적인 절차가 있습니다.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북한 대표부 외교관들의 행보는 제한이 없지만 그 밖의 지역으로 여행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얼마든지 이번 토론회에 북한측이 참석하는 걸 환영했을 겁니다. 이 토론회는 공개적인 토론회였습니다. 북측 대표부 사람들이 워싱턴에 내려만 올 수 있었더라면 저는 기꺼이 만나서 얘기 나눴을 것입니다. 작년 유엔 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표결 논의가 될 당시에 뉴욕에서 북한 유엔대표부 대사와 만나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또 올 들어서도 이 문제로 총회 별도의 행사에서도 만났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로서는 북한측 대표가 토론회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며 또 참여하길 바란 입장입니다. 그들이 참여해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우려하고 또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를 직접 볼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유엔에서 표결 결과는 압도적입니다. 우선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회원국30대 6으로 가결됐고 총회에서는 116대 20으로 통과됐습니다. 그리고 유엔 안보리에서는 북한인권문제를 의제로 삼자는 절차발의가 기권을 제외하고 11대 2로 채택됐습니다.
이런 표결 결과는 유엔의 표결 수준으로 볼 때에 압도적인 것입니다. 저는 북한측 대표도 이런 토론회에 참석해 왜 국제사회가 북한의 통제적 국정운영을 우려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유엔난민기구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나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 관계자의 방북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숨길 것이 없다면 왜 유엔 조사관들의 방북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까? 만일 북한에 정치범수용소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걸 입증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유엔 조사관들을 들어가게 해서 조사하도록 하고 그들의 질문에 답변하면 됩니다. 물론 저희는 북한에 정치범수용소가 어디 있는지 정확하게 지적해 보여줄 수 있습니다.
위성 사진을 보면 저희들이 청취한 증인들의 말이 맞는다는 걸 증명합니다. 북한측이 만일 유엔 조사관들을 신뢰할 수 없다면 국제적십자와 같은 다른 중립적인 기관 사람들을 들여보내도 됩니다. 하지만 북한은 그것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건 북한이 얼마나 모든 걸 비밀리에 처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비밀 장막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북한당국도 그걸 알고 있습니다. 잘 된 일입니다.
왜냐면 북한도 유엔의 회원국이고 국제사회의 일원입니다. 전세계인 모두가 이 작은 지구상에 함께 살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세계인권선언의 정신으로 살아야 합니다.

전: 실제로 북한은 작년에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방북을 초청하지 않았습니까? 물론 큰 조건을 달긴 했지만 말입니다. 만일에 커비 위원장께서 북한의 초청을 받아 들어가시게 된다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습니까?

커: Well, that would depend upon what facilities they would have made available. I would think that as Mr. Darusman, we would have to say that we would expect to have access to the community in North Korea…

그건 북한이 어떤 장소를 개방할 것인지에 달려 있습니다.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이 지적한 대로 북한 사회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북한 언론매체와도 만나야 합니다. 또 인권옹호자들이 있다면 그들과도 만나 논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른바 북한 자체의 ‘인권보고서’라는걸 작성한 사람들 말입니다. 북한이 작년에 발표한 이 인권보고서는 발표 전부터 그 내용이 아주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됐는데 실제로 너무나 긍정적으로 썼습니다. 너무 긍정적이라서 북한에는 아무런 인권문제도 없다는 식이었죠. 하지만 인권문제가 없는 나라는 없습니다. 제 모국인 오스트랄리아 조차 인권문제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다른 나라로부터 배울 게 많습니다.
저 역시 북한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북한의 정권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 한적이 없습니다. 북한은 엄연한 유엔 회원국입니다. 그 사실을 저도 인정하고 북한인권조사에 임했습니다. 하지만 유엔의 회원국이라면 모두 유엔헌장에 서명했습니다.
그 헌장의 3대 기둥을 수용한 것이고 그것을 준수해야 합니다. 그 3대 기둥의 하나가 바로 ‘보편적 인권의 보호’입니다. 북한은 회원국으로서 그걸 준수해야 합니다. 북한은 다른 인권 조약에도 서명했습니다. 그것도 지켜야 합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와 같은 유엔 산하조직은 회원국들이 뒤쳐지는 부문을 돕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조사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반인도범죄라고 할 수 있는 유린행태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적시하고 규명해야 합니다.

전: 방북 하신다면 북한 사회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방금 언급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조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지요.

커비: Yes, I would take my list. We’ve got the list in our report. The list of inability to have freedom of thought and expression and the control of a media, lack of access of the Internet, the lack of access to the UN reports on North Korea, the imposition on people of religious faith…

방북 초청을 받아 들어간다면 점검 목록을 갖고 갈 겁니다. 이 점검 사항은 저희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보고서에 열거돼 있습니다. 생각과 표현을 할 수 없는 자유, 언론매체에 대한 통제, 인터넷 접근 불허, 유엔의 북한인권 보고서에 대한 접근 불허, 종교적 신앙인들에 대한 형벌, 여성, 특히 탈북 후 중국 공안에 체포돼 강제북송 당한 여성들에 대한 형벌 등 점검할 사안이 줄줄이 많습니다.
거기에다 납북자 문제, 한국전 국군포로 문제, 이산가족상봉 불허문제도 있습니다. 남북으로 분단된 혈육들이 서로 연락도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당하고 잔인한 일입니까? 100킬로미터도 안 되는 코앞에 있으면서 삼촌 조카 친인척들이 전화도 못하고 안부도 물을 수 없는 이런 상황은 정말 기막힌 일입니다. 북한에 들어 간다면 이런 모든 사안에 대해 조사하고 싶습니다.

전: 커비 위원장께서는 이번 토론회 강연 원고에서 다음과 같은 일반 사람인들의 의구심을 스스로 자문하는 형식으로 지적하셨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와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난민기구 대표가 북한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보고서가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는 데 어떤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자신할 수 있겠나” 라는 것인데요, 커비 위원장께서는 이 보고서가 북한 인권향상에 어떤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커비: Well, there is one really important beneficial consequence in my view. That was giving a voice to people who are very vulnerable, who have suffered greatly…

커비: 제 생각에 무엇보다고 중요한 긍정적인 효과 한 가지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그건 가장 취약하면서도 큰 고난을 당했던 북한 주민이 그걸 호소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당한 억울한 일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거나 그 어떤 독립적인 공평한 사법기관을 통해 호소할 수 없었던 사람들입니다. 법에 따라 합당한 판결을 받을 기회도 없었던 사람들이죠.
하지만 이들은 저희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 앞에 나와 자신들이 겪은 인권유린 사례들을 토해낼 수 있었습니다. 저희 위원회를 통해 사실상 유엔과 전 세계의 지도부에게도 그걸 밝힌 셈입니다. 많은 탈북자들이 자신들이 당한 정신적 외상, 심적인 충격을 오랫동안 마음에만 담아왔던 것을 털어 놓았다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했다고 봅니다.
신동혁씨가 자신의 증언에 혼란을 겪은 것도 놀랄 일이 안 됩니다. 정신적 외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잔인한 인권유린을 겪은 사람들은 과거 일을 혼돈할 수 있고 잘못 얘기하거나 일부 부정확하게 풀이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심적 충격, 정신적 외상이 인식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는 말이죠. 저희 조사위원회는 이런 측면에서도 탈북자들에게 과거에 당한 고통을 드러내고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전: 커비 위원장께서는 강연에서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의 권고안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적 책임은 원칙적으로 그 보고서를 받은 기관에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국제사회가 어떻게 실천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커비: The UN has a number of principles. And one of them is the principle of Rights UP Front. This is a principle that’s been adopted by the organization. It says when you have human rights deprivations of the kind which we’ve recorded in our report…

커비: 유엔에는 여러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그 중에 ‘인권우선’ 원칙이란 게 있습니다. 유엔이 채택한 이 원칙에 따르면 저희 보고서에서 지적된 것과 같은 인권박탈이 존재하면 유엔 기구 전체는 인권을 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특히 이 원칙에 따르면 북한과 교류하는 모든 유엔 기구들은 인도적인 지원을 중단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대북식량지원이나 의료지원 등의 활동이 세계보건기구나 세계식량계획 등의 유엔 기구를 통해 지속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원칙은 유엔사무총장으로부터 하부 직원까지 전 유엔 조직이 저희 보고서가 밝힌 북한의 인권유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심사숙고 하는 데에도 연결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유엔의 ‘보호책임이란 원칙도 있습니다. 유엔 회원국 정부가 자국의 국민을 보호하지 않으면 그 보호책임은 유엔 기구 전체에 있다는 원칙입니다. 2005년 유엔총회 때 회원국 모든 나라의 수반들이 합의한 원칙입니다. 저희가 북한에서 아주 심각한 반인도범죄가 존재한다는 상당한 근거를 밝혔으니만큼 이제 유엔 회원국들의 대응이 시험대에 오른 겁니다. 하지만 저희는 대량학살이란 주장은 거부했습니다. 저희는 사실이나 국제법상으로 충분한 근거에 바탕을 두지 않은 주장에 대해서는 무리하게 결론을 짓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반인도범죄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음은 확인했습니다.
그것이 확인된 이상 그 책임 소재가 규명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검찰이 개입되어야 하고 또 그러기 위해서는 국제형사재판소에 이 사안이 회부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저희가 보고서에서 건의한 것입니다. 저는 적절한 기간 안에 북한의 반인도범죄가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되길 바랍니다.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북한에서 자행된 것으로 간주되는 반인도범죄를 조사하고 시정할 모종의 심판소 설치를 위한 조치가 이뤄지길 희망합니다.

전: 그와 연관된 문제입니다만, 강연 원고에서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가 제기하는 역설적 난제를 몇 가지 지적하셨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책임규명과 고립과 위험에 관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미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된 북한과 같은 국가의 지도자와 고위층 간부들의 책임을 물을 경우 해당국가의 고립과 적대감과 대외적 불포용이 더욱 악화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문제인데요, 불길하면서도 매우 현실성이 있는 난제로 생각됩니다.

Kirby: Yes, this is one of the paradoxes. It is one of the dilemmas we face by demanding accountability. Do we then make Kim and other people in the elite in North Korea so suspicious that they won’t engage? That's a problem...

그렇습니다. 역설적인 문제이지요. 북한 정권에 인권문제 책임을 물을 경우 김씨 일가와 그 밖의 지도부 엘리트들의 의혹을 사게 되고 그러면 대외 개입을 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 아니냐는 것이지요. 물론 난제이긴 합니다만 반인도범죄를 방치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범죄도 아니고 반인도범죄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적절한 품행을 위반한 정도의 사안이 아니란 얘깁니다. 나치 정권이 2차대전 과정과 그 이후에 저지른 반인도범죄의 부류에 속하는 그런 중대한 범죄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임규명은 불가피합니다. 그럼에도 국제사회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서는 안됩니다.
또 북한 정부와의 개입도 단절해서는 안됩니다. 북한 정부와의 접촉을 통해 그들로 하여금 반인도범죄 사실을 수긍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제형사재판소로 하여금 그 범죄행위에 책임이 있는 소수의 개인이나 집단을 규명하도록 해야 합니다.
저희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재판소도 아니고 검찰도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사실에 관한 조사를 했을 뿐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 임무를 마쳤습니다. 이제는 이 조사결과가 검찰로 넘겨져야 합니다. 그리고 범죄혐의가 인정되면 국제형사재판소로 회부돼 국제사회와 북한국민 앞에 반인도범죄에 대한 책임이 규명 되어야 합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2월 17일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보고서 발표 1주년을 맞아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마이클 커비 전 위원장을 모시고 최근 유엔을 통과한 북한인권결의안의 중요한 의미와 유엔 실사단이 방북 해 조사해야 할 광범위한 인권유린 문제들에 대한 얘기를 들어 봤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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