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매거진] 올림픽과 월드컵의 출전과 불참의 고민 깊은 북 스포츠
2023.11.01
북한이 3년 반이 넘는 코로나 공백을 깨고 아시안게임을 통해 국제스포츠 무대에 복귀했지만 북한 스포츠의 앞날은 아직 안개 속입니다.
일부 종목에서 경쟁력을 과시하긴 했지만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방식을 고집하는 부분이 북한 스포츠의 국제 무대로 향한 길을 가로 막고 있습니다.
북한남자축구 내년 월드컵 예선 경기 기권할 수도
북한에서 가장 인기있는 구기 종목인 축구의 최고 대회는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입니다.
2026년 월드컵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공동 주최합니다.
이번 대회부터 참가국 수가 늘었기 때문에 북한의 본선 출전문도 더 넓어졌습니다.
세계랭킹 115위 북한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참가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일본 신문 ‘도쿄스포츠’는 지난 10월25일 ‘글로벌 체육계 관계자’를 인용하여 “국제축구연맹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협조적이다. 북한에 국기 게양 금지를 엄격히 지킬 것을 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북한이 이에 대한 반발로 월드컵 예선에 불참을 선언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계반도핑기구는 2021년 “북한이 국내에서 금지약물 방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기 게양 금지 징계를 내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및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주관대회만 예외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2023년 9월23일~10월8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안게임 대회 기간 국기 사용을 강행했습니다. 국제스포츠 전문가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세계반도핑기구 징계를 모르는 체하고 내버려 뒀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설명했습니다.
세계반도핑기구는 “아시아패럴림픽위원회(APC)가 주관하여 10월 22~28일 역시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하는 제4회 장애인아시안게임 역시 국기를 게양할 수 없다”고 했고 북한은 대회 불참으로 맞섰습니다.
북한 남자축구는 세계랭킹 18위 일본, 92위 시리아, 158위 미얀마와 2026 국제축구연맹 월드컵 아시아 예선 2라운드 B조에 속해있습나다. 2023년 11월 16일 시리아와 북한에서 1차전을 하고 11월 21일에는 미얀마를 방문해서 예선 2차전을 치를 예정입니다.
글로벌 체육계 관계자는 “북한은 세계반도핑기구 징계를 무시하고 있다. 축구대표팀이 시리아·미얀마와 2026월드컵 예선 경기에서 국기를 게양할 확률이 낮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월드컵을 통해서도 세계반도핑기구 방침을 어긴다면 국제축구연맹 및 아시아축구연맹 역시 제재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는 “북한이 징계에 반발하여 예선 기권을 선언할 수 있다”며 예상했습니다.
북한 여자축구, 파리 올림픽 가나?
내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 출전을 위한 북한 여자 축구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10월 26일, 중국에서 펼쳐진 2024 파리올림픽 지역 예선 첫 경기에서 중국에 2대1로 승리했고 29일 한국과의 경기는 0대0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1승1무승부로 대한민국과 같지만 다득점에 밀려서 조 2위입니다.
한국은 중국과 조 예선 마지막 경기를 남겨 두고 있고 북한은 가장 약체인 태국과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어서 부담이 덜합니다.
12개국이 3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는 2차 예선은 각 조 1위 팀, 그리고 2위 팀 중 성적이 좋은 한 팀이 4강 토너먼트, 승자전에 나서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4강전에서 승리한 두 팀 모두 올림픽 본선에 나갑니다.
국경 개방한 북한, 도핑 검사도 재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에 복귀한 북한이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의 금지약물 검사를 받을 지 주목됩니다.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정보 사이트인 마이인포(myinfo)에 따르면 비노드 쿠마르 티와리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사무총장 대행은 지난 10월 8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곧 도핑 검사관을 보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최근 국경이 개방되어 도핑 테스트를 위한 검사관을 보내도 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는 겁니다..
세계도핑방지기구는 전 세계 선수들의 약물 복용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각 나라에 도핑 검사를 위한 직원을 파견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코로나 확산 후 바이러스 유입을 이유로 국경을 봉쇄해 세계도핑방지기구 검사관들도 3년 넘게 방북하지 못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외국인 입국을 허용하는 등 봉쇄했던 국경을 개방하면서 도핑 검사도 다시 이뤄질 전망이라고 티와리 대행은 밝혔습니다.
북한 스포츠 원로 장웅 전 IOC 위원, 올림픽 훈장 받아
최근 몇 년간 공식 활동이 없어 신변이상설이 제기됐던 장웅 전 북한 IOC 위원이 IOC 총회에서 훈장을 받으며 건재함을 알렸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장 전 위원이 10월 17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IOC 141차 총회에서 '올림픽 훈장'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장 전 위원은 건강상 이유로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했으며, 그의 아들 존 장이 훈장을 대신 받았다고 IOC 측은 전했습니다.
장웅의 아들로는 북한 축구대표팀 골키퍼였던 장정혁이 알려져 있는데, 존 장과 동일 인물로 보입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장 전 위원이 "수십 년간 북한 내 스포츠 역할 증진에 원동력이 됐다"면서, "언제나 올림픽 운동과 북한의 올림픽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바흐 위원장은 특히 장 전 위원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의 참가를 위한 협상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며, "한국과 북한 선수들이 개막식에 함께 행진하며 전 세계에 강력한 평화의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습니다.
바흐 위원장은 그에게 사의를 표하며 마지막을 "감사합니다"라는 한국어로 끝맺기도 했습니다.
장 전 위원은 "영광이고 자랑스럽다"면서, "건강상 이유로 직접 참석은 못했지만 동료들의 모습을 봐 반갑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장 전 위원은 2019년 6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134차 총회를 마지막으로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모습을 감춰 신변이상설이 제기됐지만, 건강상 이유로 그동안 활동이 뜸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