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통신] '2009 북한인권국제회의' 기대와 전망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는 남한의 비정부 기구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이달 24일과 25일 이틀간 서울에서 ‘2009 북한인권국제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경각심을 촉구합니다.
서울-변창섭 pyonc@rfa.org
2009.09.10
kim_yoontae-305.jpg 이달 24, 25일 서울에서 '2009 북한인권국제회의'를 개최하는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김윤태 사무총장.
RFA PHOTO/변창섭
특히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회의에는 과거와 달리 서울 주재 각국 외교관들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북한인권에 쏠리는 국제적 관심도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울통신>에서는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김윤태 사무총장으로부터 이번 국제회의에 거는 기대와 전망에 관해 들어봅니다.

기자: 지난 2005년부터 해마다 북한인권국제회의를 개최하고 있는데 올해 이런 회의를 통해 기대하고 목표하는 것이 있다면?

김윤태: 올해 국제회의는 90년대 후반부터 진행돼온 북한인권 운동에 대해서 일종의 10년을 맞이하는 해이기 때문에 평가하고, 가다듬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해 나가야 할지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준비했다. 그런 면에서 국제적으론 북한인권 문제가 많이 쟁점화되긴 했는데 반면 국내에서의 관심은 아직도 미흡한 상황이다. 그래서 국내에서 북한인권에 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계기 차원에서 마련했다.

기자: 올해가 다섯 번째인데 지난 회의를 평가해볼 때 그간 거둔 효과가 있다면?

김윤태: 북한 인권문제가 국제사회에서 쟁점으로 부각한 측면에서 보면 북한인권 단체들과 북한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는 많은 분들을 위한 성과로 이런 회의가 자리매김됐다고 본다. 반면 북한인권 운동이 직면한 한계와 문제점들이 일정부분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 한계와 문제점이라고 하면 1차적으론 국제적 관심에 비해 실제로 북한인권 문제가 얼마나 개선됐는가, 또 국제적인 관심은 많은데 북한인권의 개선 속도는 더딘 측면이 있다고 본다. 이처럼 상반된 측면에 대해 우리가 주목하고 있고, 때문에 좀 더 효과적이고 실효적인 개선방안이나 활동방안, 운동방안들이 있을까를 지금 많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이런 문제에 대한 평가가 하나 있고, 또 국내적으로도 10년전보단 북한인권 문제에 관해 관심이 많지만 여전히 좌우대립이라는 과정 속에서 북한인권 문제가 논쟁화돼있는 문제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이 부분에 대한 생각도 우리가 많이 가지고 있다.

기자: 이번 국제회의 참석자를 보니까 피에르 라굴로 프랑스 북한인권위원장, 데이비드 호크 국제사면위원회(AI)사무국장을 포함해 유명한 인사들도 참석하는 데, 이런 사람들이 참여해서 북한인권 문제를 널리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

김윤태: 이번 행사에 미국, 유럽, 일본에서 해외 전문가가 13명 참가하고, 국내 북한전문가도 20여명, 또 주한 외교관과 정부 관계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건 북한인권 운동이 그간 민간차원에서, 또 국내에서도 관계자들 중심으로 이뤄져왔던 한계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해외 인사들을 적극 유치했다. 특히 지금까지 정부 관계자들의 참여가 미흡했는데 올해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등 많은 정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게 특징이다.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과거 진보정부 시절 북한인권 문제에 관해 의도적으로 외면한 측면이 있는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달라져야 한다고 보는가?


김윤태: 남한의 국가인권위원회가 갖는 긍정성과 그간의 노력에 대해선 높이 평가한다. 국제사회 내에서 한국 정부의 인권의식을 높이고 인권선진국으로서의 역할하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 그러나 중요한 게 이웃인 가장 가까이 있고 한민족인 북한주민들의 인권에 대해 외면해왔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가장 개선해야 가장 중요한 문제다. 가능하다면 국가인권위 안에서 북한인권을 좀 더 전문적으로 다루는 부서가 마련돼서 체계적이고 분명한 메시지를 담는 활동이 보장돼 한다는 바람이다.

기자: 많은 남한 국민들이 북한 인권에 관해 별로 관심이 없는데, 왜 그렇다고 보는가?

김윤태: 아직도 민족적인 틀 내에서 북한 인권을 바라보는 측면이 많은 것 같다. 한민족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좋게 봐야 한다는 생각에서 의도적이든 아니면 의도적이지 않던 북한의 위협에 대해 불안해하는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 남북관계가 파탄이 난다, 심지어는 전쟁까지 난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분들이 있다. 그렇게 볼 필요는 없다. 사례적으로 유엔총회에서 대북 인권결의안이 통과되고 한국이 공동 제안국까지 나섰는데 그런 과정에서도 그런 이야기들이 나왔다. 즉 인권문제 거론하면 남북관계가 어려워진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일시적인 어려움은 있어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남북관계 발전이나 향후 통일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들도 그런 부분에서 많이 이해해줬으면 한다. 물론 북한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인권단체들이나 인사들이 더욱 국민들을 상대로 설명하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기자: 특히 남한 젊은이들이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이 없는데?

김윤태: 요즘 대학생들의 일반적인 추세같다. 과거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학생들과는 다르게 요즘은 취업문제나 아니면 개인적인 취미생활에 많은 부분 경도돼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그걸 탓할 수 있는 분위긴 아닌 것 같고, 중요한 건 대학생들에게 그런 것을 설명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대학생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게 아직 대학생 사이에선 부족한 것 같다. 그나마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라는 국내인권 단체가 있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기자: 북한인권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쟁점으로 부각한지 오래이고, 북한인권 회의도 많이 열렸는데 과연 그 덕에 북한인권이 얼마나 개선이 됐나?

김윤태: 특히 북한인권 문제 있어 외부적으로 파생된 사안, 예를 들어 탈북자 문제는 국제사회나 한국사회의 관심으로 일정부분 변화하고 개선된 측면이 있다고 본다. 물론 중국 정부 자체가 아직도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한계는 있지만, 그래도 외부적인 노력에 의해서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데 북한 내부에서 벌어지는 인권문제는 개선이 더디거나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그것은 북한 체제에서 비롯되는 인권문제이기 때문에 체제의 변화가 생기지 않으면 쉽진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걸 보고있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끊임없이 국제여론을 만들고 북한 정부가 받아들이고 개선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은 필요하다고 본다.

기자: 현재 남한 국회에 북한인권법안이 제출됐지만 계류돼있다. 결국 국회의원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보지 않는가?


김윤태: 사실 5-6년전부터 북한인권법 발의는 계속 해왔지만 실제론 야당의 반발, 그리고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이견이 있다고 알고 있다. 따라서 여당인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거나 야당이 인정하고 승인하지 않으면 북한인권법 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걱정도 있다. 그렇지만 북한인권법 자체가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통과를 주장하고 이야기 하는 자체가 갖는 의미가 크다. 또 이런 과정을 통해 국민들에게 알릴 수있고 정치인들에게 각성을 촉구할 수 있는 계기로 의미도 있다.

기자: 지금껏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활동을 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김윤태: 가장 중요한 게 국민들이 관심을 얼마나 가져주는가에 따라 인권운동을 하고 힘이되는 측면이 크다. 그런 면에서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 한민족이고, 통일의 주역이기 때문에 북한을 정상국가화하고 인권부분의 개선에 많은 힘을 실어줘야 한다. 또 저희들의 활동이 북한의 인권개선에 얼마나 기여했는가 이런 부분에서 지난 10년간 해왔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실제로 개선하는 데 기여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고 또 그런 부분을 어떻게 개선할지를 이번 국제회의를 통해서 점검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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