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통신] '제2차 북핵실험과 한반도 안보정세 변화' 토론회

북한이 지난달 두 번째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미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한의 국책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는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제2차 북핵실험과 한반도 안보정세 변화’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서울-양성원 xallsl@rfa.org
200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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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제2차 북핵실험과 한반도 안보정세 변화’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제2차 북핵실험과 한반도 안보정세 변화’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
RFA PHOTO/양성원
이 자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튼튼한 한미 간의 공조를 통해 북한과 하는 기 싸움에서 이겨 한반도의 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만일 미국이 북한의 핵을 용인하는 태도를 보일 때 남한도 ‘핵 주권’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을 피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서울통신은 국가안보전략연구소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토론회 현장을 찾아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북핵실험과 미국의 대북정책 전망’이란 제목의 주제 발표를 나선 중앙대학교의 김태현 국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핵실험을 비롯해 연이은 도발을 했던 북한과 이에 맞서는 미국과 남한이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치킨 게임’이란 고속도로에서 차를 전속력으로 마주 보고 달리게 해 먼저 운전대를 꺾는 측이 치킨, 즉 겁쟁이로 판명돼 패하는 경기입니다.

김태현 교수는 한미 양국과 북한이 벌이는 이 경기에서 한미 양국이 이길 확률이 매우 높지만, 북한이 오판할 수 없도록 튼튼한 한미 공조가 필요하고 국민이 정부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태현: 한미 양국과 북한이 벌이는 ‘치킨 게임’에서 한미가 승리할 것은 뻔합니다. 비유적으로 말해 한미는 장갑차를, 북한은 경차를 몰고 달리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게임에는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결과를 100%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한미가 배짱이 모자라고 북한이 그것을 알면 그렇습니다. 한미 양국은 다시 북한에 끌려가고 위기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게 됩니다. 또 북한이 한미의 배짱이 약하다고 잘못 믿어도 그럴 것입니다. 여기서 배짱이란 대통령 개인의 배짱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국가인 한미 양국에서 정부의 정책이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안보위기로 경제가 흔들리고 정치권에서 그것을 빌미로 정부를 압박하면 정부는 일시적으로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북한 달래기에 나설 수밖에 없고 한미 공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내심 그것을 기대했을 북한은 지금쯤 크게 당황하고 있을 겁니다.

김태현 교수는 남한 정부가 북한과 하는 기 싸움에서 물러서지 말고 승리해 핵을 포기하는 일이 오히려 북한이 살 길이라는 사실을 북한 스스로 깨닫게 하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태현: 한미 양국이 모는 장갑차에 장갑을 덧대고 달리면 이 게임은 반드시 승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장갑은 한미 간 튼튼한 공조, 그리고 유엔 안보리 결의안과 같은 명분 마지막으로 흔들림 없는 국민의 지지입니다. 이 치킨 게임은 북한이 먼저 시작했습니다. 남한 정부는 이 게임에서 이김으로써 한반도의 위기를 결정적으로 반전시킬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그래도 정치 지도자들은 안보 불감증에 빠지면 안 됩니다. 위기 시 지도자의 역할은 안으로 국민을 안심시키면서 밖으로는 위기 대처에 힘을 모으는 데 있습니다. 이제 남한 정치권과 정부는 치킨 게임에서 이겨 북한의 기를 꺾는 한편 핵을 포기하는 길이 오히려 사는 길임을 북한에 이해시켜야 합니다.

이날 토론회에 함께 참석한 한림대학교의 구본학 국제학과 부교수는 북한의 핵을 어떤 방법으로 폐기시킬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구본학: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조만간에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고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미국은 기존의 대북 정책에 변화가 없으리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되면 김태현 교수가 말한 것처럼 북한의 핵 문제가 치킨 게임이 되는데요, 누가 이기는지 한번 해보자 이런 겁니다. 이번에 한미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여기서도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한미 양국이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 공통된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처럼 ‘북한이 핵을 가지는 게 일리가 있다’ 지금 와서 이런 말이 나오면 큰일이 나는 겁니다. 두 번째는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폐기를 전략적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어떻게 폐기할 것인가, 구체적인 대안이 없다는 게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한미 정상이 언급한 내용 중 세 번째는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보상하는 과거의 방식은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잘못된 행동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아직 구체적인 그림이 아직 없다고 봅니다. 네 번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다른 길이 있다고 했는데 어떤 길로 어떻게 인도할지, 목표는 어딘지 이것이 아직 없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시급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본학 부교수는 북한이 권력을 세습하는 상황 속에서 중국이 미국과 협조한다면 예상 밖으로 쉽게 북한의 핵 문제의 해결책을 마련할 수도 있으리라고 예상했습니다.

구본학: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하려면 그 열쇠는 중국이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중국이 미국에 협조하면 어쩌면 쉽게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북한에서 김정운에게 권력을 세습하는 문제가 나오고 있는데 북한은 권력 세습 때문에 중국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북한에서 김정운 세습을 중국이 인정해주는 대가로 북한이 핵을 동결한다든가 적어도 확산 금지에 동의하는 수준에서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중국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또 구 부교수는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할 가능성에 대비해 남한도 ‘핵 주권’을 가질 수 있다는 태도를 내보일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구본학: 미국이 전략을 변경할 가능성은 없는가 생각해봐야 합니다. 치킨 게임을 하다가 궤도를 수정하는 경우입니다. 지금까지 역사적으로 보면 북한은 거의 궤도를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선거 때문에 궤도를 많이 수정했습니다. 저는 우리가 이런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핵 주권’을 남한의 카드로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 앞서 축사에 나선 홍양호 통일부 차관은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확고한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양호: 북핵 폐기는 결코 포기되거나 수정될 수 없는 우리의 정책 목표이며 남북관계의 본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양 정상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용인할 수 없다는 북핵 불용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이것이 국제 사회의 요구이자 우리의 일관된 목표입니다. 최근 한반도 상황은 그동안 남북관계가 매우 취약한 기반 위에서 진행돼 왔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핵 문제 해결 없이는 남북관계가 언제든 멈출 수 있고 뒷걸음칠 수도 있는 악순환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정부는 그동안 핵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비핵개방3000’은 이런 취지를 반영해 작성된 내용입니다. 이제는 소모적 논쟁을 끝내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우리가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또 홍 차관은 북한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와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습니다.

홍양호: 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도를 지나친 대남 비난과 선전, 선동 그리고 군사적 위협에도 원칙을 지키고 차분하고 유연하게 또한 당당하게 대처해왔습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고 냉정하게 남북관계를 가져갈 것입니다. 북한에도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의 기회는 아직 있습니다. 북한은 북한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자세로 대화와 협상에 나서야 합니다.

한편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남성욱 소장은 핵무기는 북한의 권력 승계를 보장해주지도 않고 또 핵무기를 통해 2천3백만 명의 북한 주민을 먹여 살릴 수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남성욱: 북한의 군사적 모험주의와 선군정치가 내부의 3대 권력승계를 위한 목적인지는 분명치 않으나 핵무기가 권력 승계를 보장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2천3백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밥을 굶은 채 핵무기만을 등에 업고 살 수는 없다고 보입니다. 2차 핵실험으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 목적이 분명해졌습니다. 더는 이제 대미 협상용이라는 분석은 유효하지 않습니다. 북한이 그토록 존재를 부인했던 고농축 우라늄 방식의 핵개발을 선언함으로써 카멜레온처럼 말을 바꾸는 북한의 신뢰성은 이제 한계에 왔다고 평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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