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왕조의 실체] '이름도, 생일도 김정일과 같으면 안돼'
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2010.03.08
2010.03.08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주 보내 드리는 ‘김씨 왕조의 실체’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수경입니다.
오늘은 김정일의 이름에 대한 얘기를 전해드립니다.
북한에는 김정일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습니다. 오직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일 국방 위원장만이 그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김일성이란 이름을 가진 일반 주민도 없습니다. 북한은 1974년 김정일이 후계자로 정해졌을 때 김일성이나 김정일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민은 모두 개명하라는 지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김영순 씨는 당시 주변에 김일성과 김일성의 본명인 김성주, 김정일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물론, 김정숙(김정일의 생모), 김형직(김정일의 할아버지), 강반석(김정일의 할머니) 등 그 가족들의 이름과 같아도 모두 이름을 바꿔야 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기억했습니다. 김 씨는 1974년 이후 현재까지 북한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이란 이름은 절대로 쓸 수 없다고 말하고 만약 어느 부모가 태어난 아기 이름을 김정일로 지었다면 그 부모와 아기는 당장 처벌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순: 똑같은 이름은 다 바꾸라고 했어요. 김일성 김정일과 같은 이름은 다 고치라고 했어요. 전체 인민들에게 다. 인민들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다 바꿨습니다.
일례로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이씨는 자신의 지인 가운데 정일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었는데 당시 당국의 개명 조치에 따라 이름을 바꿔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그 사람은 김정일과 성이 달랐음에도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개명했다면서, 그러나 하루아침에 바뀐 이름이 어색해 가족들과 소꿉친구들 사이에서는 몰래 원래 이름을 불러주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김일성, 김정일의 이름을 개명하라고 지시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당시는 김정일이 후계자가 되면서 김일성 김정일 유일사상체계를 앞장서서 우상화한 시기입니다. 김정일은 김일성과 자신, 그리고 가족들의 신격화를 위해서 주민들 사이에서 수령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하도록 차별화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동시에 이름에 대한 존엄성을 확립해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는 효과도 노렸습니다. 탈북자 김영순 씨의 말입니다.
김영순: 한 나라의 지도자의 이름이 인민들의 이름과 같으면 안되니까 그런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름 뿐만 아니라 김일성의 생일인 4.15일과 김정일의 생일인 2.16일에 태어난 사람들도 알아서 생일을 다른 날로 바꿔야 합니다. 감히 수령의 생일과 같은 날에 생일 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김일성의 생일은 이미 ‘태양절’로 추대됐고, 김정일의 생일도 신의 태어난 날이기 때문에 그날에 태어난 주민들이 신과 함께 생일을 할 수 없다는 얘깁니다. 탈북자 이씨에 따르면, 어릴적 친구 가운데 김정일의 생일과 같은 날에 태어난 친구가 있었는데, 어느날 이 친구가 사실은 2월 16일 생이라고 고백한 적이 었었습니다. 이 사실을 들은 친구들은 어떻게 김정일과 같은 날 태어날 수 있냐고 비판하며 그 친구를 놀렸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따라서 북한 주민들은 최고 지도자와 같은 날에 태어난 사실조차 마음대로 털어놀 수도 없는 실정입니다.
사실 남한 사람들 가운데 김일성이나 김정일, 김정숙 등은 흔한 이름에 속합니다. 지금도 남한의 전화번호부 책을 보면 김일성이나 김정일이란 이름을 가진 주민이 서울에만 수백 명에 이릅니다. 남한에서 김정일이란 이름을 가진 어느 남성은 자신이 운영하는 한 블로그(인터넷 웹사이트)에서 김정일과 같은 이름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겪었던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이 남성은 군대 시절 동료와 상관들이 김정일을 비판할 때면 자신을 욕하는 것 같아 매우 민망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이 남성은 그러나 이름때문에 군대에서는 좀 힘들었지만 사회에 나와보니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쉽게 기억해 주고 있어 지금은 사회생활하는데 좋은 점이 더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세계의 그 어느 독재자도 자신의 이름이나 생일을 함께 쓰지 못하도록 한 독재자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김일성과 김정일에 이어 차기 후계자의 이름까지 사용을 금기하고 있다고 남한의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북한이 김정일의 셋째아들 김정은 후계자 구축을 위해 정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민들에게 모두 개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각 급 당위원회와 보안서, 주민등록기관들은 정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조사해 개별적으로 그들을 호출한 후 개명을 지시하고 있다며 함경남도 단천시에서 정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20~30명의 주민들도 현재 개명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한 정확히 사실을 아직 확인할 수는 없지만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의 이름과 생일까지 신격화 시켰던 전례에 비춰볼 때 충분히 가능한 얘기로 보입니다.
김정일의 셋째 아들인 정은이 북한의 다음 지도자로 확립 된다면 이제 북한에서 '정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민도, 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에 태어난 주민도 영영 사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북한에는 김정일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습니다. 오직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일 국방 위원장만이 그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김일성이란 이름을 가진 일반 주민도 없습니다. 북한은 1974년 김정일이 후계자로 정해졌을 때 김일성이나 김정일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민은 모두 개명하라는 지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김영순 씨는 당시 주변에 김일성과 김일성의 본명인 김성주, 김정일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물론, 김정숙(김정일의 생모), 김형직(김정일의 할아버지), 강반석(김정일의 할머니) 등 그 가족들의 이름과 같아도 모두 이름을 바꿔야 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기억했습니다. 김 씨는 1974년 이후 현재까지 북한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이란 이름은 절대로 쓸 수 없다고 말하고 만약 어느 부모가 태어난 아기 이름을 김정일로 지었다면 그 부모와 아기는 당장 처벌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순: 똑같은 이름은 다 바꾸라고 했어요. 김일성 김정일과 같은 이름은 다 고치라고 했어요. 전체 인민들에게 다. 인민들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다 바꿨습니다.
일례로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이씨는 자신의 지인 가운데 정일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었는데 당시 당국의 개명 조치에 따라 이름을 바꿔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그 사람은 김정일과 성이 달랐음에도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개명했다면서, 그러나 하루아침에 바뀐 이름이 어색해 가족들과 소꿉친구들 사이에서는 몰래 원래 이름을 불러주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김일성, 김정일의 이름을 개명하라고 지시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당시는 김정일이 후계자가 되면서 김일성 김정일 유일사상체계를 앞장서서 우상화한 시기입니다. 김정일은 김일성과 자신, 그리고 가족들의 신격화를 위해서 주민들 사이에서 수령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하도록 차별화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동시에 이름에 대한 존엄성을 확립해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는 효과도 노렸습니다. 탈북자 김영순 씨의 말입니다.
김영순: 한 나라의 지도자의 이름이 인민들의 이름과 같으면 안되니까 그런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름 뿐만 아니라 김일성의 생일인 4.15일과 김정일의 생일인 2.16일에 태어난 사람들도 알아서 생일을 다른 날로 바꿔야 합니다. 감히 수령의 생일과 같은 날에 생일 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김일성의 생일은 이미 ‘태양절’로 추대됐고, 김정일의 생일도 신의 태어난 날이기 때문에 그날에 태어난 주민들이 신과 함께 생일을 할 수 없다는 얘깁니다. 탈북자 이씨에 따르면, 어릴적 친구 가운데 김정일의 생일과 같은 날에 태어난 친구가 있었는데, 어느날 이 친구가 사실은 2월 16일 생이라고 고백한 적이 었었습니다. 이 사실을 들은 친구들은 어떻게 김정일과 같은 날 태어날 수 있냐고 비판하며 그 친구를 놀렸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따라서 북한 주민들은 최고 지도자와 같은 날에 태어난 사실조차 마음대로 털어놀 수도 없는 실정입니다.
사실 남한 사람들 가운데 김일성이나 김정일, 김정숙 등은 흔한 이름에 속합니다. 지금도 남한의 전화번호부 책을 보면 김일성이나 김정일이란 이름을 가진 주민이 서울에만 수백 명에 이릅니다. 남한에서 김정일이란 이름을 가진 어느 남성은 자신이 운영하는 한 블로그(인터넷 웹사이트)에서 김정일과 같은 이름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겪었던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이 남성은 군대 시절 동료와 상관들이 김정일을 비판할 때면 자신을 욕하는 것 같아 매우 민망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이 남성은 그러나 이름때문에 군대에서는 좀 힘들었지만 사회에 나와보니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쉽게 기억해 주고 있어 지금은 사회생활하는데 좋은 점이 더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세계의 그 어느 독재자도 자신의 이름이나 생일을 함께 쓰지 못하도록 한 독재자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김일성과 김정일에 이어 차기 후계자의 이름까지 사용을 금기하고 있다고 남한의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북한이 김정일의 셋째아들 김정은 후계자 구축을 위해 정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민들에게 모두 개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각 급 당위원회와 보안서, 주민등록기관들은 정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조사해 개별적으로 그들을 호출한 후 개명을 지시하고 있다며 함경남도 단천시에서 정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20~30명의 주민들도 현재 개명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한 정확히 사실을 아직 확인할 수는 없지만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의 이름과 생일까지 신격화 시켰던 전례에 비춰볼 때 충분히 가능한 얘기로 보입니다.
김정일의 셋째 아들인 정은이 북한의 다음 지도자로 확립 된다면 이제 북한에서 '정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민도, 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에 태어난 주민도 영영 사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