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렇군요: ‘사선을 넘어’ (2) -미국망명 1호 탈북자 신요셉
2007.10.22
뉴욕-이진서 leej@rfa.org
난민인정을 받아 입국한 최근 미국정부가 탈북자 6명에 대해 영주권 발급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뉴욕에 살고 있는 탈북자 신요셉씨는 지난 2006년 5월 미국에 정착한 뒤 최근에는 탈북 수기집을 통해 북한의 인권실태를 미국 사회에 알리고 있습니다.
북한주민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비정치적 망명‘ 승인을 받아 뉴욕에 살고 있는 탈북자는 찬미, 데보라, 한나, 그리고 신요셉씨입니다. 워싱턴에서 뉴욕까지는 기차로 3시간, 이들 뉴욕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로부터 미국정착 생활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신요셉씨를 제외한 여성 탈북자들은 탈북 후 자신들이 경험한 인신매매 등 숨기고 싶은 과거를 다시 들춰내기를 꺼려했습니다. 하지만 신요셉씨는 북한의 실상을 외부세계에 알려야 한다며 주저함이 오히려 사명감에 차있기까지 했습니다.
현재 신요셉씨는 정부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미국 생활을 개척해 가고 있습니다. 신요셉씨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1975년생으로 올해 서른 두 살입니다. 함경북도가 고향으로 17살에 조선 인민군에 입대 후 뜻밖의 사고로 평안남도 신양군 지동리에 위치한 노동 교화소에 수감이 됩니다. 그리고는 미국에 오기까지 탈북과 3번의 강제북송이 이어집니다.
뉴욕 거리에서 빈 통을 엎어놓고 신나게 두들겨 대는 거리의 음악에서 다양한 인종, 이민자의 도시, 넘치는 자유를 기자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자가 만난 탈북자 신요셉씨는 165센티 정도의 아담한 체구에 짧은 머리를 한 평범한 모습입니다. 신요셉씨와 뉴욕의 길을 걸으며 궁금한 것부터 바로 물어봤습니다.
기자: 미국에서 자동차 정비도 했다 이런 것이 보도 됐는데 어떤 일을 하고 계세요
신요셉: 처음에 미국에 왔을 때는 미국의 실정을 몰랐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면 모든 것이 이뤄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덤볐는데 실지 살아보니까 그것이 안더라고요. 그래서 작년 9월부터 10월까지 한국 대형마켓에서 야간 경비를 했습니다. 먹고 살기는 괜찮습니다. 대형마켓에서 근무하면서 한 달에 거의 900달러를 제합니다. 한주에 700달러를 받는데 주마다 거의 200달러를 세금을 공제를 합니다. 그러니 4주면 한 900달러를 세금으로 내는 거죠. 남는 돈으로 집세내고 먹는 것 먹고 단지 돈을 모으지 못하는 겁니다.
기자: 영어를 쓰는 미국에 가서 어떻게 직업을 찾고 먹고 살까 이런 것을 궁금해 하는데요
신요셉: 저는 아직 까지는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뉴욕에 사니까 별로 일자리 걱정은 없습니다. 당장 오늘 일을 그만 둔다고 해도 일자리가 많으니까 근심이 없습니다.
기자: 한국에서는 탈북자 정착금이 나오고 하는데 미국 난민인정 받고 정부에서 지원해준 것 좀 소개를 해주세요
신요셉: 우선 첫째 한국으로 가면 정착금이나 임대 아파트나 이런 것을 주는데 한국은 잡아놓은 물고기를 주는 그런 식이라면 미국은 그것이 아닙니다.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준다는 겁니다. 일단 정착금 없습니다. 보조금은 좀 있습니다. ‘푸드 스탬프’라고 하는 음식카드, 의료보험 카드,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살 수 있는 아파트 이것을 제공해줍니다. 정부는 IRC 가서 영어 공부도 하고 가도 되고 안가도 되지만 가는 것도 본인의 노력이고, 이러니까
기자: 기간이 있을 것 같은데요.
신요셉: 6개월 동안 혜택을 줍니다.
기자: 본인이 설명하신 것이 처음에는 돈도 안주고 아파트도 안준다고 했다가 지원이 된다고 해서 좀 혼란스러운데요. 정확히 말씀을 해주셔야겠습니다.
신요셉: 아파트 나온 다는 것이 프로그램이 6개월이면 그동안 정부에서 아파트비를 대줍니다. 그러면 그 아파트에서 6개월 동안은 거기에 사는 겁니다. 그런데 6개월이 끝나면 본인이 열심히 일해서 돈을 내던 나가든 본인에게 달려있죠. 그리고 보조금 즉, 음식 카드나 적당 금액의 보조금으로 살다가 6개월 지나면 그것도 끊어지고 일체 모든 것을 자기 자체로 해야 됩니다. 그러다보니까 자연히 사람이 사는 의지력이 생기는 겁니다. 지금 생각 같아서는 미국 어딜가도 살 것 같습니다.
기자: 의료보험 카드도 6개월만 사용가능합니까?
신요셉: 자기가 연장을 하겠으면 연장을 해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내가 당당하게 돈을 벌고 하는데 의료보험이나 푸드 스탬프를 받고 있다면 미국 법에 어긋나는 겁니다. 저는 돈을 벌었을때 다 끊어버렸어요. 내가 당당하게 살고 일을 하기 때문에 자기 손으로 치료도 받고 사먹고, 집값을 물고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기자: 아직 영주권을 정식으로 받은 분은 없는데 신분상황은 어떤가요?
신요셉: 지금 영주권을 손에 쥐지 못했다 뿐이지 그것은 정부 규정입니다. 미국에 온 모든 난민들이 다 똑같은데 저희는 영주권자이고 조만간 집으로 날라 올 것이고 제가 듣기에는 시민권도 4년 만에 나온다고 알고 있습니다.
오늘은 신요셉씨가 다니는 교회에서 자신이 쓴 탈북 수기집 ‘사선을 넘어’ 출판 기념예배가 있는 날이기도합니다. 신요셉씨는 탈북해서 중국에 있을 때 신앙을 갖게 됐고 힘들 때마다 교회를 찾아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
신요셉: 제가 쓴 이 책이 동포여러분에게 읽혀져서 북한의 실상을 조금이라도 더 알게 하고 그로말미암아 누구나 자유롭게 살아가는 나라가 속히 올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신요셉씨는 252쪽의 책을 통해 군 입대부터 미국에 도착하기까지 그가 겪었던 일들을 시간별로 써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고난의 행군시절 같은 마을에서 순대를 만들어 팔던 부부가 동네 꽃제비들을 살해해 만들었던 인육순대 사건, 사랑했던 여인과 몽골에서 체포돼 북송된 뒤 겪은 북한의 지하감옥에서의 고문은 믿어지지 않는 충격의 연속입니다.
그의 말대로라면 신요셉씨는 분명 지옥에서 살아나와 덤으로 사는 기적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합니다. 신요셉씨는 또 탈북 수기집을 통해 미국으로 올 수 있었던 것은 RFA 자유아시아방송에서 탈북자들의 이동경로나 소식을 들을 수 있고 중국 내의 상황을 알려줬기 때문이라면서 지금도 갈 길을 잃고 헤매는 수많은 제3세계의 탈북자들이 외부세계 소식에 귀기우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신요셉씨는 이제 더 이상 절망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신요셉씨의 용서할 수는 있지만 없었던 것처럼 잊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과거는 지금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탈북자로서가 아니라 미국에 살고 있는 수많은 이민자들 중 한명으로서 신요셉씨는 자신의 행복한 미래를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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