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종교 단체, <하나원> 보완시설 마련 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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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박성우 parks@aisa.rfa.org

탈북자들에게 사회 적응교육을 제공하는 하나원이 수용시설이 부족해 해외 탈북난민들을 많이 데려오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의 민간.종교 단체들이 하나원을 보완할 시설을 마련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영순: 도저히 들어갈 자리가 없었습니다. 겨우 비벼서 철창 안에 들어갔으나 저는 변소 안에서 첫날밤을 서서 지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근 태국 방콕의 탈북자 수용시설을 거쳐 한국에 들어온 ‘정영순’이라는 가명을 쓰는 이 탈북 여성은 18일 <북한인권단체연합회>가 마련한 토론회에 참석해 자신이 겪은 수용소 생활을 증언했습니다.

정영순: 그 안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자리 문제가 걸리게 되고 사람들 사이에 자리 때문에 싸움이 일어날 때가 하루에도 수십 몇 번씩 일어나곤 했습니다.

100명 정도가 수용 가능한 시설에 현재도 380명 가량의 탈북자들이 머물고 있기 때문에 자리싸움은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일상사가 되었고, 좋은 자리는 많게는 700 달러 가량에 거래되는 일까지 발생했었다고 토론회에 참석한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 송부근 사무처장은 말합니다.

송부근: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다 보니까... 자리는 좁지요... 많아지니까 협소하고 불편해 지니까, 그때 어떤 한 사람이 자연발생적으로... 자기가 돈이 있었어요. 자기가 불편하니까, 옆에 온 사람을 돈을 주면서 ‘저리 가’ 이렇게 자리를 확보하는 거지요. 그리고 자기가 때가 돼서 나올 때에 그 자리를 돈을 받고 다시 인수인계 해 주는... 이런 피지 못할 안타까운 현실의 모습입니다.

지난 12월 중순 태국과 캄보디아에 현지답사를 다녀온 송부근 사무처장은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들이 꼭 거쳐야 되는 탈북자 적응 교육시설인 하나원이 수용 인원 부족으로 동남아 탈북자들을 많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민간단체와 종교단체들이 나설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송부근 사무처장입니다.

송부근: 정부가 못하면 우리 민간단체나 종교단체에 넘겨주면 우리들이 힘을 써서 그분들을 수용해서 제대로 체계적으로 교육도 하고... 또 무엇보다도 신앙적으로 하면 더 정착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이렇게 강력하게 촉구를 하고...

하나원의 운영실태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탈북자 구호 단체인 <뉴엑소더스>의 임영선 단장은 자신도 탈북자 출신이어서 하나원의 ‘폐쇄적인’ 운영상황을 경험해 봤다면서, 이제는 민간단체와 종교단체들이 나서서 탈북자들을 돌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임영선 단장입니다.

임영선: 거기 하나원이요... 지금 제가 정확히 말씀드리는데... 거기는요 군대 같기도 하고, 포로 수용소 같기도 하고, 감옥 같기도 하고... 어정쩡한 상황이에요. 거기서 면회도 안시켜줘요.

하나원을 보완할 수 있는 민간 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태국이나 캄보디아 등에 머물고 있는 탈북 난민들이 보다 빨리 한국에 들어올 수 있게 될 것이고, 그만큼 태국 이민국 수용소 등의 환경도 개선될 것이라고 토론회 참석자들은 주장했습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또 다음 주중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하나원을 보완할 민간시설 운영안을 포함해 해외억류 탈북민 보호대책을 전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인권단체연합회> 김상철 대표회장입니다.

김상철: 이것을 인수위원회에 보고 하려고 합니다. 지금 탈북민의 실태와 그 보호 대책에 관해서는 여기 모인 그룹 이상으로 대한민국에서 아는 사람이 없어요. 인수위원회도 모르지요. 그냥 조금씩 아는 거니까... 우리가 이제 리포트를 잘 만들어서 제출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이제 한국에서 정권이 바뀐 만큼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는 물론이고 해외 탈북 난민들을 위한 대책도 본격 수립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