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나리 kimn@rfa.org
최근 북한에선 장마당의 쌀 가격이 상승으로 식량난을 이기지 못한 가족단위의 꽃제비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최근 제3국에서 탈북자와 북한을 들락거리는 상인 12명을 직접 면담한 케이 석(Kay Seok) 휴먼라이츠워치 북한담당연구원이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김나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우선 이들이 공통적으로 북한 내부 사정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Seok: 일단은 식량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올 해 초 이후로 계속 천천히 가격이 올랐고요. 지역에 따라선 아주 많이 오른 곳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장마당에서 쌀 가격이 북한 돈으로 1,000원에서 1,200원 됩니다. 작년 이때 즈음에 물론, 지역 차는 있지만, 700원에서 800원 하는 곳도 있었고, 그 보다 더 높은 곳도 있었습니다.
쌀 가격은 곡창지대일 경우, 식량운송 거리가 짧을 경우, 또 국경과 가까워 중국으로부터 쌀이 많이 유입되는 등 여러 요소에 영향을 받는데요. 일반적으로 700원에서 900원, 또는 1,000원 정도였는데, 올 해는 그 보다 훨씬 높은 1,000원에서 1,200원이라고 합니다. 지역에 따라선 훨씬 더 높다고 들었습니다.
장마당에서 쌀 가격이 1,200원까지 뛰어 오른 이유는 무엇입니까?
Seok: 크게 두 가지가 있죠. 작년에 수해가 있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곡물생산량이 적었었고, 작년에 남한에서 대북 쌀 지원을 중단한 점이 영향을 많이 미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올 해 또 수해가 있었기 때문에, 원래는 9월이나 10월 정도가 수확직후로 식량가격이 많이 내려가지만, 올 해의 경우 곡창지대에 수해 피해가 많이 있었다 해서 아마 9월이나 10월이 돼도 식량가격이 내려가지 않을 것 같다는 말씀들을 하시더라고요.
쌀 가격 상승에 곡물 생산량도 많이 떨어졌다면, 일반 주민들이 먹을 것을 구하기란 어려울 텐데요?
Seok: 눈에 띄는 점은 작년 말과 올 해 초부터 꽃제비 숫자가 많이 더 늘었다는 얘기를 여러분들한테 들었습니다. 물론 시기적인 문제도 있는데요. 보릿고개 이후로 원래 집이 있는 사람들도 식량이 너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식량이 좀 있는 도시에 특히, 장마당 부근에서 배회하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이런 사람들은 일시적인 꽃제비로 볼 수 있죠. 시골에 집이 있는데, 도시에 와서 몇 달간 생활을 하는 거죠. 또 다른 경우에는 식량이 너무 없어서 마지막 수단으로 자기의 집을 팔아서 말하자면, 식량과 바꾸는 거죠. 그 식량을 먹고 집도 없고 식량도 없기 때문에 정말로 아무 갈 곳이 없어 꽃제비가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꽃제비라 하면 과거 먹고 잘 곳이 없어 떼를 지어 떠돌아다니며 구걸하거나 소매치기를 하는 어린 청소년들을 지칭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요즘에 자신의 집을 팔고 장마당 주변에 배회한다면 가족단위의 꽃제비가 늘었다는 말인가요?
Seok: 예전 90년대의 기아상황과 굳이 다른 점을 보면요. 90년대 당시엔 어린아이 꽃제비가 많았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고아가 된 꽃제비들이 많았는데요. 그래서 꽃제비는 주로 어린아이를 지칭한다고 사람들이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가족단위의 꽃제비가 많이 있다고 들어요. 이런 사람들이 역전이나 그런 장소에서 잠을 자고, 낮엔 장마당에서 구걸하거나 훔치는 식으로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식량난 때문에 다시 고통을 받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북한의 식량배급체계가 사실상 무너져 주민들이 계속 배고픔으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식량난이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 때문입니까?
Seok: 북한 정부의 정책적인 차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정책과 별개로 북한 관료들의 부정부패가 굉장히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식량도 그렇지만 비료의 경우 탈북자들의 증언을 들어 보면, 비료가 항구에 도착해서 원래 목적했던 협동농장에 도착하기 까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중간에서 잃어버린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운송책임자들이 그걸 빼돌려서 팔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중간 역장이 빨리 기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대가인 뇌물로 비료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지막 목적지에 도착하면 원래 가야할 양보다 훨씬 적은 양이 남아있다는 거죠. 사실 정책 때문에 초래된 인권침해가 굉장히 심각한 사회이지만, 동시에 관료들의 부정부패 때문에 초래되는 인권침해가 굉장히 심하답니다. 그래서 양쪽 다 봐야지, 일반 시민들이 어떤 식으로 영향을 받는 지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