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진희 bonnyj@rfa.org
국제사회의 인신매매 방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년 전 세계적으로 수백 만 명이 성노예나 노동 착취 대상으로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이 중에는 중국으로 팔려가는 북한 여성들도 포함됩니다. 이에 미국 하원은 보다 효과적으로 인신매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 중입니다.

Ros-Lehtinen: (Up to 90% of N.Korea refugee women fall prey to traffickers in China who sell the refugees into sexual slavery.)
"중국에 온 탈북 여성의 90%가 인신매매들에게 희생양이 되는데요, 성노예로 팔려나가죠."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일레나 로스-레티넌 미국 하원의원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되고 있는 인신매매의 심각성을 제기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란, 시리아, 쿠바 그리고 중국 내 탈북 여성의 인신매매 실태를 예로 들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수백 만 명의 사람들, 특히 여성과 어린이가 인신매매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Ros-Lehtinen: (Somewhere around eight-hundred-thousand people are trafficked across international borders every year.)
"매년 약 80만 명이 국경을 넘어 인신매매 되고 있습니다. 이 중 여성이 80%를 차지합니다. 절반이 어린아이입니다. 이 숫자에는 강제노동 등을 위해 인신매매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포함되지 않습니다."
지난 수년간 미국과 유럽연합 등의 주도로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국제노력을 펼쳐 왔습니다. 특히 미국은 지난 2000년 인신매매 희생자 보호법을 통과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06년 미 국무부의 연례 인신매매보고서에 따르면,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국제노력에 응하지 않는 나라가 전년도에 비해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더구나 인신매매가 더욱 교묘해지고 조직적이 되면서 법의 그물망을 피하고 있습니다.
미국 하원은 인신매매 문제 해결의 효과를 높이고, 미국의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중입니다. 법안 상정에 나선 톰 랜토스(Tom Lantos) 하원 의원입니다.
Lantos: (We will require a comprehensive analysis of trafficking data to help us undertstand better where victims are actually going and how to free them.)
"법안은 인신매매 희생자들의 위치를 파악해 이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인신매매 분석자료를 요청할 것입니다. 다른 국가들이 강제 노동을 벌이는 지역을 파악하고 인신매매 취약 층에 대한 등록을 함과 동시에 외국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입니다."
법안은 국제인신매매 방지를 위해 미국이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좀 더 투명하고 효과적으로 운영할 것을 주문하는 한편, 어린아이들을 강제로 군대에 동원하는 문제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날 청문회에는 인신매매에 희생됐다 살아남은 탄자니아 출신의 지포라 마젱고라는 여성이 나와 자신의 경험을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마젱고 씨는 미국 주재 탄자니아 대사관 소속 외교관인 앨런 엠젱기 씨에게 속아 미국으로 온 후, 노예와 같은 대우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Zipora Mazengo: (The Alan S. Mzengi kept me in their home four years, forced me to work day and night without paying me...)
"엠젱기 부부는 자신들의 집에 저를 4년 동안 가둬놓고 밤낮없이 강제로 일을 시켰습니다. 돈은 한 푼도 주지 않았습니다. 제 여권을 빼앗고, 자유를 빼앗고, 제 인생의 4년을 빼앗았습니다. 그럼에도 엠젱기 부부는 아직까지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습니다. 정의를 바랍니다. 인간을 이런 식으로 매매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옳지 않은 일입니다."
유창하지 않은 영어로, 그러나 또박또박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하는 마젱고 씨에게 청문회장을 가득 채운 200여명의 청중은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