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을지포커스 훈련 둘러싼 한반도 정치 긴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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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과 미국은 이달 하순 연례 한미합동군사 훈련인 을지 포커스 렌즈 훈련을 실시합니다. 그러나 벌써부터 북한은 예년과 다름없이 이 훈련을 북침 전쟁연습이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현재 6자회담 합의가 이행되고 있어, 예년과 달리 정치적 긴장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미국과 남한의 을지 포커스 렌즈 군사 연습이 오는 20일부터 31일까지 실시됩니다. 이 훈련은 한반도에 우발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한미연합군의 협조절차를 익히기 위한 것으로 지난 75년부터 시작된 연례 훈련입니다. 이 훈련의 특징은 실제 병력과 전투 장비의 투입을 최대한 줄이고, 주로 컴퓨터를 통해 전장상황을 가상한 지휘소 연습에 치중하는 데 있습니다. 이번 연습에는 주한미군 5000여 명과 다른 주둔지역에서 온 미군을 포함해 모두 1만 명의 미군이 참가하는데,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병력규모입니다. 다른 주둔 지역에서 오는 미군의 경우 연습에 필요한 핵심요원 500여 명 정도만 남한에 전개되고 나머지는 미군 태평양사령부를 비롯한 각자 위치에서 연습 프로그램에 참가합니다. 한미 연합사령부는 지난 27일 이같은 훈련 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북한에도 알렸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한미 을지 포커스 렌즈 훈련을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일 발표한 담화에서 이 훈련을 북한에 대한 도발행위이자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특히 6자회담 합의사항들이 이행되고 있는데도, 미국과 남한이 군사훈련을 함으로써 북한을 힘으로 누르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겁니다.

남한 통일 연구원의 정영태 박사는 북한의 비난 배경과 관련해, 북한이 주한미군 문제를 제기해 6자회담 과정에서 끌려 다니지 않고 오히려 이득을 챙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풀이합니다.

(정영태) 가급적 자기들 페이스로 이끌어나가기 위한 환경조성 차원에서라도 한반도 을지포커스 훈련을 통해서 미국의 대 한반도 군사정책에 대해 비난을 하는 거죠. 이런 핑계로 미국에 대해 여러 가지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행태를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미 을지포커스 렌즈에 대한 북한의 비난은 매년 있어온 것으로 특별한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국 사회과학원의 레온 시갈 박사입니다

(Sigal) Yes, exercises can matter when the political tensions are high.

"정치적 긴장이 높을 때는 물론 군사훈련이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한미 연합군이 움직이면 북한군도 거기에 맞춰 훈련을 안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상황은 긴장국면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북한도 이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대한 비난은 매년 있는 선전활동이라고 봐야 합니다."

한반도 군사훈련을 두고 정치적 긴장이 일어나는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고 미국과 북한이 화해해야 한다고 시갈 박사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