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인권과 식량난에 대한 공동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던 미 캘리포니아 대학의 스티븐 해거드(Stephan Haggard) 교수와 마커스 놀란드(Marcus Noland)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8일 미 워싱턴포스트 신문 기고문은 통해 북한의 식량난은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과 정치적 권리가 보장될 때만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이 기고문의 제목이 ‘인권에 굶주리다’라는 것인데요. 핵심은 북한의 인권 증진이 식량난 해결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결론은 북한 주민들이 기본적 인권과 공민권(civil rights), 또 정치적 권리를 갖기 전까지는 식량안보를 담보할 수 없다, 다시 말해 북한 식량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북한 주민들의 정치적 권리와 인권이 보장돼서 이들이 북한 식량난의 책임을 북한 당국에게 물을 수 있는 수준 정도가 되어야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현 상황에서 북한이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어떤 것이 제시되고 있습니까?
놀란드 연구원과 해거드 교수는 북한은 앞으로도 계속 식량을 자급할 수 없고 장기적으로는 이웃 나라 일본과 남한처럼 공산품을 수출해 번 돈으로 식량을 사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이는 불가능해 북한은 단기적으로는 국제사회의 식량원조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들은 재미있는 주장을 내놨는데요. 국제사회가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는 북한 사정을 그냥 외면해 북한 정권이 무너지게 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현 북한 독재 정권의 능력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일 뿐이라는 지적입니다. 또 그러한 가정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식량난을 모든 나라들이 외면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대북 식량지원을 하긴 하되 더욱 식량분배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주장을 내놓은 것이군요.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WFP, 즉 세계식량계획을 통하지 않고 북한에 식량과 비료 등을 직접 지원하는 중국과 남한을 비판했는데요. 해거드 교수와 놀란드 연구원은 대략 대북지원식량의 반 정도가 본래 의도했던 북한 수혜자한테 전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관련 보고서 발표 당시에도 해거드 교수는 남한이 보다 많은 식량을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북한에 지원해야 한다면서 남한의 식량분배 확인체제는 WFP를 통한 것보다 훨씬 느슨하다고 지적했습니다.
Haggard: The monitoring regime of S. Korea that is put in place on its bi-lateral assistance is we believe substantially weaker than the system in place under the WFP.
또 남한은 미국처럼 북한에 지원되는 식량이 가장 식량난이 심한 지역의 항구로 직접 보내지도록 조건을 달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남한 정부 당국자들은 여전히 나름대로 대북식량지원을 계속할 뜻을 밝히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29일 남한 통일부의 이봉조 차관은 북한으로 지원된 식량이 군사용으로 전용될 우려와 관련해 현재 남한이 북한에 지원하고 있는 식량은 북한 군인이 아닌 일반 주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면서 남한 정부는 이러한 분배투명성 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더욱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최근 북한이 대북지원 방식을 개발지원 방식으로 바꿔달라는 요구를 한 것에 대해서도 이러한 요구와 관련 없이 남한은 대북 식량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봉조 차관은 북한은 여전히 인도적 식량지원이 필요한 나라이며 이러한 지원은 남북한 관계발전에도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양성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