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는 국군포로 탈북자 한만택 씨를 지난 연말 북한으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남한정부에 통보했습니다. 중국 측은 한 씨가 국군포로라는 남한정부의 통보를 받기 전에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지만, 남한에서는 중국정부가 뭔가 다른 이유로 한 씨를 북송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중국정부가 남한정부에 알려온 내용부터 소개해주시죠.
김연호 기자: 남한 외교부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국군포로 출신의 탈북자 한만택 씨를 불법 입국자로 인정해서 중국 법에 따라 지난 연말 북한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 같은 조치는 남한 정부로부터 한 씨가 국군포로라는 통보를 받기 전에 이뤄진 것이라고 중국정부는 해명했습니다. 외교부측은 중국 외교부와 공안부 간에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이런 일이 생긴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남한 정부는 중국 측의 이 같은 조치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김: 남한 외교부는 27일 리빈 주한 중국대사를 불러서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이런 일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중국 측은 이에 대해 국군포로로 확인될 경우 제때에 통보 받는 대로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중국정부도 국군포로 출신의 탈북자에 대해서는 남한으로 갈 수 있도록 협조해주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한만택 씨의 경우 국군포로로 확인이 미처 안돼서 북한으로 돌려보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군요.
김: 남한에서도 이 문제에 관해서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 씨는 작년 12월27일 중국옌지에서 남한에서 온 조카를 기다리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됐고, 한 씨의 친지들은 이 사실을 이틀 후에 바로 남한 국방부에 신고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남한 외교통상부가 주중 한국대사관을 통해 중국 외교부에 이 사실을 통보했습니다.
다시 말해 한 씨가 체포 된지 4일 만에 중국정부에 정식으로 이 사실이 통보된 것입니다. 중국정부의 설명대로라면 한 씨는 체포 된지 4일도 안돼서 북송됐다는 것인데, 보통 탈북자가 중국에서 붙잡히면 아무리 빨라도 몇 주는 지나야 북송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당국이 이렇게 이례적으로 한 씨를 급하게 북송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김: 지금으로써는 여러 가지 추측만이 있을 뿐인데요, 남한 언론들은 중국 측이 한 씨의 사례를 통해서 남한 측에 어떤 뜻을 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군포로 출신 탈북자들에 대해서 너그럽게 남한 행을 용인해오던 관행을 바꾸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도 있고, 지난 12일 남한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중국에서 기자회견을 강행하려다 중국당국과 마찰을 빚은 것에 대해 보복조치를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습니다.
리빈 주한중국 대사는 중국당국이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기자회견을 막은 것은 중국 법에 따른 것이었으며, 이런 불미스러운 사고가 또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27일 남한 한나라당 측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남한 내 탈북자단체들은 체포 된지 4일 만에 한 씨가 북송됐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면서, 한 씨가 아직도 중국에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