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방문중인 김대중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9일 오후 베를린에서 남북간 화해 협력을 위한 베를린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남북간 특사교환을 거듭 제의한 이 선언은 남한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됐습니다.자세한 소식을 RFA 서울지국에서 서경주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남한의 김대중 대통령은 9일 오후 베를린 자유대학을 방문해 "독일 통일의 교훈과 한반도 문제"라는 주제로 연설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통령은 대북 정책의 기조를 담은 베를린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CUT 1: 나는 오늘 뜻깊은 베를린 자유대학을 방문한 이 자리를 빌려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한반도 냉전구조를 해체하고 항구적인 평화와 남북간 화해, 협력을 이루고자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자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은 정부당국간의 협력, 남북한 평화정착을 위한 화해와 협력제안, 이산가족 문제해결 촉구, 그리고 특사교환 제의, 이렇게 네 가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남북한간 정경분리 원칙에 의해 민간경제협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제는 정부당국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북한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정부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지원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CUT 2: 사회간접자본의 확충과 안정된 투자환경 조성 그리고 농업구조 개혁은 민간경협 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정부당국간의 협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정부는 북한 당국의 요청이 있을 때는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김 대통령은 북한의 도로와 항만, 철도 전력 등 사회간접자본과 북한의 농업구조 개혁을 위해 정부차원에서 지원할 뜻을 나타냈습니다. 김 대통령은 또 현 단계에서 남한 정부의 당면 목표는 통일이 아니라 냉전종식과 평화정착이라고 밝히고, 이를 위해서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정신으로 북한을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에 대해서는 이산가족 문제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CUT 3: 북한은 무엇보다도 인도적 차원의 이산가족 문제해결에 적극 응해야 합니다. 노령으로 계속 세상을 뜨고 있는 이산가족의 상봉을 더 이상 막을 수는 없습니다. 김 대통령은 아울러 이런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남북한 당국자간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자신이 대통령 취임식에서 밝힌 특사 교환제의를 수락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습니다. 김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 당국자만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지금까지 해온 대북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남북간 화해협력이 빠른 시일 내에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RFA 서울 서경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