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화물선이 신고한 미국 달러 지폐 약 6,500 장 중 위조지폐로 보이는 120 장이 발견돼 일본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도쿄의 채명석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채기자, 문제의 북한 화물선이 반입한 외화를 일본 세관에 보고한 뒤 위폐가 발견됐다던데요.
채명석 기자: 지난 23일 수산물을 선적하고 돗토리 현 사카이 항에 입항한 북한 화물선 리명수(181톤) 호는 100만 엔 이상의 현금을 반입할 경우 세관에 신고해야 한다는 일본의 외국환법 규정에 의거해 일본의 선박대리점을 통해 소지하고 있던 미 달러 약 6,500 장을 24일 고베 세관 사카이 지국에 신고했습니다.
사카이 지국이 리명수 호가 신고한 미 달러 지폐를 자동 식별기로 조사해 본 결과, 그 중 약 80 장이 자동 식별기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사카이 지국 세관원들이 직접 달러화를 조사해 본 결과 위조지폐로 보이는 달러화가 40장 정도를 더 발견했다고 합니다.
리명수 호의 선장은 사카이 항을 출항하기 이틀 전인 지난 27일 사카이 세관의 수색을 받고 “자동차 수입 대금 등을 일본 업자에게 지불하기 위해 부탁을 받아 갖고 있는 돈”이라고 설명하면서, 자신들과는 관계가 없는 돈이라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리명수 호가 반입한 달러 중 위조지폐가 섞여 있었다는 사실이 정식으로 판명될 경우 일본 당국은 어떻게 대응할 방침입니까?
채: 일본의 세관, 경찰 당국은 지난 3월1일부터 선박유탁손해배상 보장법이 개정 실시된 이후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북한 선박들의 입항이 현저하게 줄고 있는 시점에서 리명수 호가 위조 달러를 반입한 점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리명수 호는 동 법이 개정 시행된 후 처음으로 사카이 항에 입항한 북한 화물선으로, 일본 당국은 리명수 호가 보험료를 벌기 위해 위조 달러를 반입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일본의 수사당국은 또 북한이 90년대 동남아시아에서 자동 지폐 식별기를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했던 위조 100달러 지폐 ‘슈퍼 K’를 유통시켰었다는 사실을 중시하고 이번에 발견된 위조 달러 지폐와의 관련성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리명수 호가 의도적으로 위조 달러를 반입했다는 사실이 판명될 경우 일본 정부 뿐 아니라 미국 정부를 크게 자극해 북한의 마약 밀수와 위조 달러 제조 반출에 대한 국제 포위망이 가일층 좁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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