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생일기념, 육류 등 특별 식량배급: WFP

북한 당국이 식량이 부족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5일 고 김일성 주석의 93회 생일을 맞아 특별 식량배급을 실시했다고 세계식량계획(WFP)이 주간 긴급보고서에서 밝혔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이 18일 발표한 긴급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15일 특별 식량을 국영상점을 통해 일반 상점보다 낮은 보조가격으로 판매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정부의 보조 가격은 일반 시장에서의 가격보다 훨씬 낮은데, 가령 특별 배급된 육류가 국영상점에서 1kg 당 190원으로 이는 시장가격의 3/1도 안 되는 가격이라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나 190원이라는 돈은 일반 노동자의 월급의 10%나 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고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특별히 배급된 식량의 종류는 각 군의 경제 사정에 따라 달랐으며, 일반적으로 주민들은 가구별로 육류 0.5-1kg, 두부 1kg, 술 한 병 등을 배급받았고, 아이들에게는 사탕 한 박스씩이 돌아갔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나, 북부지역의 여러 군에는 특별 배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의 특별 식량 공급과 관련해 세계식량계획 베이징 사무소의 제럴드 버크(Gerald Bourke) 아시아 담당 공보관은 이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생일 등 북한의 특별 행사 때는 일반적으로 있는 일이라면서, 북한 주민들은 평소에 섭취할 수 없는 동물 단백질 류 즉 고기나 달걀 등을 포함한 추가 식량을 배급받는다고 전했습니다.

Gerald Bourke: On special occasions, people in the DPRK do get additional food, special food, often including meat and eggs and animal protein which is so very rarely part of die,t but vital part of diet. Very often lacking in the diet.

버크 대변인은 고기류는 아주 중요한 식품군이지만, 일반 주민들의 평소 식단에는 거의 없기 때문에 김일성 생일 등의 행사는 북한 당국뿐만 아니라 특별 식량을 지급받는 주민들에게도 아주 중요한 때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세계식량계획 보고서는 쌀 지원분이 도착한다면, 오는 6월 중순까지 북한 주민 가운데 6백50만 취약계층에게 식량배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동해안 지역의 도시 취약 가구에 대한 식량 배급이 중단될 예정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버크 공보관은 현재까지 대북식량 지원양의 부족분을 채울 만큼 주요한 신규 지원 약속이 없었다면서, 올 하반기 대북식량 지원 사업 전망이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버크 공보관은 세계식량계획이 지난달부터 이미 배급 양과 수혜 대상을 줄이기 시작했으며, 상황은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Bourke: For the second half of this year, the outlook is particularly bleak. We began cutting back last month. Cuts are continuing and becoming even more severe.

버크 공보관은 현재 올 하반기의 대북식량지원 물자 창고가 비어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신속한 추가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이진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