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5년 동해상에서 오징어 잡이를 하다가 납북된 고명섭씨가 30년 만에 남한의 고향집으로 돌아와 꿈에 그리던 팔순 노모와 상봉했습니다.
30년 전 어선 천왕호를 타고 오징어 잡이를 나갔던 고명섭씨가 12일 강원도 주문진 고향집으로 돌아와 올해 여든을 훨씬 넘긴 노모와 상봉했습니다.
아들이 죽은 줄만 알고 지금까지 살아온 고씨의 어머니 김영기 할머니는 아들을 품에 안고 지난 30년간 쌓인 한을 눈물로 토해냈습니다.
고향집에 도착한 고명섭씨는 몰려든 취재진과 동내 사람들에 휩싸여 어리둥절한 모습이였지만 어머니의 품에 안기자 마자 눈시울을 적시고 말았습니다.
고명섭씨의 고향집에는 고씨를 환영하기 위해 모여든 동내사람들은 물론 고씨와 함께 실종됐던 다른 천왕호 가족들도 몰려와 생사조차 알지 못하는 남편과 자식들의 행방을 물으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고씨의 어머니는 위험하다는 이유로 고씨가 배를 타는 것을 반대했지만, 육지에서 보다는 더 많은 돈을 벌수 있다는 이유로 배를 타게 된 것입니다. 1975년 8월 고씨는 두번째로 오징어잡이 배에 올랐다가 납북을 당하게 된 것입니다.
그 후 고명섭씨의 가족들은 통일부 등 남한정부에 고씨의 행방을 찾아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큰 도움을 받지는 못했다고 고씨의 가족들은 말합니다.
결국 고씨의 가족들은 남한의 민간단체 납북자가족모임의 최성룡 대표의 도움으로 고명섭씨의 안부를 알게 되고 고씨는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있는 남한 공관으로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이규상기자